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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상일기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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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마 시절 - 소리 없던 대학 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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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반상 일기(2월 26일) - 나의 아마 시절 - 소리 없던 대학 시절
밤 11시 41분.
대학이라는 시간이 시작되었다.
솔직히 말해 군대 가기 싫어서 미루느라고 대학 4년을 억지로 다녔는데, 졸업 후 군대를 면제 받을 줄이야! 면제 받을 조건인줄 알았더라면 대학을 다니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그런 마음 한두 번 든 게 아니었다.
학교생활은 남들처럼 했다. 술 먹고 놀고. 학점이야 아슬아슬. 영문학(또는 학과?)과는 영 내가 어울리지 않아서 사학과로 轉科를 신청하고자 했는데 그만 성적이 나빠서 포기한 적도 있었다. 여하튼 나에게 대학은 그냥 4년. 뭘 했는지 모르겠다.
문제는 대학에 들어간 때문에 일어났다.
바둑을 두느냐?
나는 때로 바둑에 대해서 심란한 마음을 지니고 있었는데, 과연 내 인생을 걸 만한 것인가에 대해서 회의가 적지 않았던 것이다.
물론 지금 나는 조심한다. 내가 나의 일을 가볍게 이야기하는 것이 바둑에 대한 나의 가벼운 이해로 비춰지지 않도록 말이다. 나는 바둑을 가볍게 생각한 적이 없다. 다만 바둑이 나의 길이냐? 그 점에 대해서는 가끔은 고민했다. 그건 누구나 하는 거 아니겠는가? 실로 그것은 누구나 하는 것이기에 내가 나를 빌어서 이야기하면 그것이야말로 어리석은 개입이 되리.
굳이 이야기를 길게 할 필요도 없으리. 나는 뭘 하려고 했을까. 그 점에 대해서도 심각하게 고민한 적이 별로 없었다. 기억나지 않으니 그런 걸까. 그럴지도 모른다. 그러나 남들이 마시는 술의 양 정도는 마셨고 그런 기억이야 숱하게 남아있으니 남들처럼 청춘의 고민을 혼자만 안고 사는 듯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렇게 심하게 앓지는 않았다. 친구들과 다를 바 없었다. 내 친구들 중에 그리 특별한 인생을 살려고 노력한 녀석들도 없었고 또 없다. 하긴 그거야 그들 내면의 일이니까 내가 이리 말해서는 안 되리.
결정했다.
78년 초의 입단대회에서 나는 바둑을 내 목표로 삼지 않겠다고 마음먹었다. 본선리그 중에 술을 마셨다. 물론 술 마신 상태로 바둑을 두진 않았다. 다만, 리그전은 마치되 입단을 목표로 두겠다는 마음은 접었다. 5승 4패 정도 했다.
그 후 나는 입단대회를 83년 가을에야 비로소 다시 나갔으니, 내 결정이 그리 순간적인 감정에 의한 것이 아님은 분명하리.
대학 4년간.
바둑으로 흔들린 적은 없었다. ‘없었다’일까. ‘별로 없었다’일까. 아마10강전 3등 한 번, 아마국수전 3등이 전부였다. 예전처럼 지방으로 다닌 적도 거의 없었다. 대학 4년 때 대학패왕전에 나가보았는데 조병탁군에게 졌다. 바둑은 말도 안 되는 수준으로 떨어졌다. 모든 게 그렇듯이, 마음이 멀어지면 활동도 멀어지는 것이다.
나의 아마시절과 관련해서 실로 대학시절은 말할 게 없다.
어쩌다 대학에 들어간 듯하고
때맞춰 바둑에의 꿈을 접자고 작심한 듯하고
놀다가 대학 4년을 보낸 듯하다.
얼마나 실력이 형편없어졌을까. 그것이 차츰 차츰 눈에 보였다.
그건 내일 얘기하도록 하자.
밤깊은, 깊은 밤
子時를 넘었나 말았나?
내 알아서 머 할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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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ilin |
｜ 2005-03-11 오전 10:36:00 [동감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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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의견에 한마디 |
아...님과 서강대 캠퍼스 잔듸에 앉아서 무언가 진지하게 논의하며 울고웃던그날이 78년인지79년인지기억이..아물아물 27년의세월은 어디로갔던가~~~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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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길, 어렵죠. 입단이 대입보다 빨리 결정되었으면 어떤 인생일지요. 당시의 갈등이 좀 더 궁금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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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