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에서 벌어지는 모든 문제의 근원이 어디에 있을까요? 황당한 질문 같지만 어쩌면 그에 대해
생각해 보지 않은 사람은 거의 없다고 될 정도로 가장 보편적인 질문일지도 모르겠군요. 사람마다 각
자 다 그 답이 다르겠지만, 저는 한마디로 대답한다면 ‘너무 많은 사람’이라 할 겁니다. 그리고 인류가
공멸할 때까지 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것 같은데 그 이유는 ‘어쩔 수 없는 이기심‘일 겁니다.
예전 직장 다닐 때(이휴 벌써 20년전 얘기네요) 회사의 지사가 캐나다 밴쿠버에 있었습니다. 그 지사
에 파견 되어 2년간 근무하고 돌아온 사람들에게 들은 얘깁니다. 목재업이라 사무실은 밴쿠버 시내
에 있지만 주로 삼림지를 많이 찾게 되는데 차를 타고 가도 가도 사람하나 구경하기 힘들다 합니다.
그런데 그 곳 사람들은 차를 몰고 가다가 멀리서 사람이 길을 건너기 위해 길가에 서 있는걸 발견하
면 누가 뭐라지 않아도 그 사람 훨신 앞에서 선다고 합니다. 먼저 건너라구요. 한국인인 자기 생각으
로 ‘아니 왜 서. 위험하지도 않은데. 그냥 가면 되고 차도 없으니 그 담에 그 사람이 길을 건너도 아무
이상 없을텐데’ 했답니다. 그러나 거기서 살아가며 그 이유를 깨달았답니다. 거긴 사람이 귀하다보니
사람 자체가 반갑더란 거지요.
이 지구상에선 과연 몇 명의 사람이 살 수 있을까요? 사실 그에 대한 답은 너무 천차만별해서 어쩌면
의미가 없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먹고만 사는 수준으로 가정 한다면 300억 이상이라합니다. 그리고
기초적인 문화 생활 까지를 감안한다면 그 수가 반으로 줄고요. 그럼 아직 지구상의 인구는 포화가
되려면 아직 멀었군요. 과연 그럴까요?
지구상의 인구는 5억 정도로 추산되던 17세기부터 현재까지 겨우 3~4백년만에 13배 이상인 65억 이
상으로 증가 되었죠. 사실 산업 혁명도 인구과잉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동안 사람이 사는데 필요한
에너지원이었던 삼림이 너무 많은 인구 탓에 사라지게되고(그 이전 유럽 평원엔 삼림으로 가득 차 있
었다는데 17세기 무렵엔 그 삼림이 황폐화 되었답니다), 그 대체물로 석탄을 사용하게 되면서 산업혁
명이 시작되었다는 것이죠.
사실 그러고 보면 17세기의 5억 인구도 지구로 보면 과잉이었던 겁니다. 2000년전 지구상의 인구를
대략 1.5억명 이하라고 추산하고 있는데, 그에 비해 3배가 넘으니 특별한 기술적 혁신이 없었던 걸
생각하면 엄청 증가했다라기 보다 과잉이라 해야겠죠. 그런데 문제는 그 기술적 혁신이 있으면 과연
증가된 인구를 지속시킬 수 있느냐하는 겁니다. 극단적으로 표현 한다면 먹는것 뿐만 아니라 지구상
의 공기중 산소를 소비하고 재생산하는 생명 싸이클을 유지할 수 있느냐는 겁니다. 사실 따지고 보면
산소를 만들고 식량을 제공하는 것이 토지 아닙니까. 그리고 사람이 살아가며 사용하는 에너지는 현
재는 석유등 화석연료가 대부분인데, 그 화석 에너지는 분명 한계가 있는 것 아닙니까. 이유 불문하
고 사용량이 생산량(지구가 화석에너지를 만드는)을 초과한다면, 그 시기가 문제일 뿐이지 고갈될 것
은 분명한 사실이죠.
현재의 에너지 체계는 목재에서 석탄 석유를 거쳐 원자력으로 넘어가고 있지요. 그러나 목재를 빼곤
다 그 순환 사이클이 너무 길어 고갈이라는 한계가 있다는 겁니다. 이제 기술은 무한에너지라 할 수
있는 핵융합을 바라보고 있지요. 따라서 저는 많은 사람들이 가장 우려하는 지구상의 에너지 위기는
어떻게든 극복이 될거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전 지금 얘기는 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론 에너지 문제가
지구상에서 인류의 생존에 관한 핵심 문제가 아니라 생각됩니다. 충분히 극복 가능한 문제이니까요.
얼마전에 우리가 각종 먹는 것 입는 것의 근원을 따져보니 다 석유에서 나오더라하는 방송을 본 적이
있습니다. 그러면서 석유 위기를 이야기하더군요. 그러나 그 문제는 먼저 이야기 한 대로 분명히 기
술로 극복이 가능한 것이기에 그것은 단지 현재의 위기일 뿐 근본적 위기는 아니라봅니다. 따라서 30
0억 이상이 지구상에 살더하도 충분히 입고 먹을 수 있겠죠.
사실 제가 생각하는 문제의 핵심은 따로 있습니다. 그래서 이글을 쓰는 것이기도 합니다. 에너지는
극복이 가능하나, 그 외의 광물 자원도 극복이 가능 할까요? 얼마 전에 본 기사인데 전기 에너지를 보
존하기 위한 수단인 전지의 핵심 원료가 리튬이라 하며, 현재 전 세계가 그 리튬의 개발과 확보에 혈
안이 되고 있다는 겁니다. 그런데 그 리튬의 절대 다수량이 볼리비아에 매장되어 있고 볼리비아에서
는 그 어느 나라하고도 합작 개발에 사인을 하지 않고 있다는 겁니다. 즉 볼리비아는 그것이 자국의
미래로 보고 자체적으로 개발하겠다는 것이죠. 그런데 공동 개발에 대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며(낮
은 단계이지만) 세계 최초라 하더군요. 지구상에 사용 가능한 유용한 광물이 무한한 것이 아니죠. 인
류가 수십만년의 석기시대를 거쳐 금속기 시대를 산지는 겨우 몇천년에 불과하죠. 그리고 그 금속(만
들어지는데 수천만년이 걸리는)의 사용이 현대로 올수록 급격히 증가했고요. 물론 그것도 많은 기술
적 혁신으로 많은 부분에서 다른 것으로 대체를 하고는 있지만, 과연 철, 구리, 알루미늄, 기타 희귀
금속 등등이 없는 세계를 상상 할 수 있을까요?
처음 가는 무제한 속도의 고속 도로를 달리고 있습니다. 연료 계기에 빨간 등이 들어왔죠. 앞에 주유
소가 있는지 없는지, 또 얼마를 가야 있을 것인지를 모르고 있습니다. 어떻게 해야할까요? 엑셀레이
터를 세게 밟고 빨리 주유소를 찾아야 할까요, 아니면 최대한 경제속도를 유지하며 천천히 가야할까
요. 물론 세게 밟아 연료가 떨어지기 전에 다행히 주유소가 나타난다면 목적지까지 가는데 최선이겠
지요. 그러나 중간에 떨어지면 영원히 목적지에 가질 못하겠죠. 반면 경제 속도로 간다면 세게 달리
는 것 보다 도착지에 늦게 도착할 가능성도 있지만, 더 먼 거리를 달릴 수 있을테니 연료가 떨어지기
전에 주유소를 만날 확률은 더 커지겠죠. 사실 위에서 에너지는 문제 없다라고 하며 그 외의 자원 문
제가 더 심각하다고 했지만, 그 자원 문제는 그 어떤 경우에도 영원히 존재하는 것이기에 그렇다는
말이고, 발등에 떨어진 에너지 문제만으로 생각해도 우리가 어떠한 선택을 해야할까는 자명한 것 아
닙니까?
조금 더 생각해 봅시다. 지금까지 제가 말씀드린 문제의 근본 이유가 뭔가요? 결국 인구 아닌가요?
모든 에너지 수요가 목재를 써서 충분했다면 에너지 문제 얘기가 나왔을까요? 에탄올을 만들기 위해
옥수수가 대량으로 소비되고, 그 여파로 옥수수값이 급등하여, 자동차하곤 거리가 먼 멕시코의 빈민
들이 굷어 죽는 문제가 발생했을까요? (17세기엔 양들이 사람을 먹어치운다 했는데 21세기가 되니
자동차가 사람을 먹어치우는군요) 광물 자원만해도 그렇죠. 인구가 5억일때 5억을 사용했다면 65억
인 현재 65억만을 사용합니까? 아마 인구가 만약 2-3억을 유지했다라고 하면 에너지 문제는 물론이
요 광물 자원 문제도 수십만년 후의 이야기가 되어 그 심각성이 제기되지도 않았을 겁니다. 그런데
현실은 아니죠. 더구나 요즘 중국 인도, 그리고 그 동안은 에너지와 자원을 거의 소비하지 않던 수많
은 나라의 사람들이 본격적으로 그것을 소비하기 시작했죠. 한때 인구 5%미만인 미국이 전세계 에너
지 소비량의 40% 이상을 차지했었죠. 그 때 미래학자들은 얘기했죠. “전세계가 미국 같으면 지구
는 몇십년 내에 멸망할 것이다.” 그런데 이제 그 말이 현실화 되고 있군요.
답답한 얘기지만 구미 선진국에서 중국 인도등 신흥 개발국에게 탄소 발생량을 줄여라하니, 그들은
대번에 반박합니다. “지금 이러한 문제를 만든 자들이 당신들 아니냐? 당신들은 그렇게해서 잘사는
데, 우리는 영영 못살아야 하느냐?” 당연한 반응 아닙니까?
어찌됐든 그 문제의 해결책은 자명한 것인데, 인구를 줄여야 한다는 겁니다. 그리고 그것은 어쩌면
이미 다 알고 있는 사실일 겁니다. 그런데 누가 어떻게 줄이죠? 너는 자식 낳지마, 난 나을테니. 넌 가
난하니 낳지마, 넌 멍청하니 낳지마, 우리나라는 땅이 넓으니 많이 낳아도 돼. 너희 나라 인구 줄여.
무슨 소리, 우리나라는 부자야, 우리는 먹고 사는데 지장 없어, 니들은 그렇지 않으니 더 이상 자식
낳지마... 인류적으론 줄여야하고 국가 민족적으론 늘려야하니 결국은 전쟁이겠죠.
세계에서 인구 정책이 성공한 유일한 나라가 우리나라라 합니다. 그래서 중국에서도 따라했죠. 그런
데 처절하게 실패했죠. 그런데 요즘 성공했다는 우리나라도 인구를 증가시키기 위해 혈안이란 거죠.
인류 전체적으로 보면 현재도 과잉, 제가 보기엔 장기적으론 최대로 잡아도 현 인구의 1/10 이하로
인구가 줄어야하는데, 국가적으로, 민족적으론 그렇게 할 수 없으니 문제이죠. 누구나 ‘난 늘리겠다.
아니 적어도 유지하겠다. 너희가 줄여라’ 할테니 말이죠. 바로 제가 ‘이기심’을 얘기한 이유입니다.
어쩌면 그것이 진짜 문제의 근원일지도 모르겠군요. 인류 공멸이라는 절대적 위기 속에서도 인간을
이루고 있는 살아남으려는 유전자의 이기성은 이겨내지 못할 듯 합니다. 며칠전 유선tv에서 본게 생
각나네요. 일본에서 해파리를 퇴치하기 위해 커다란 그물을 배 두척이 끌고 가는데, 그물을 통과하며
해파리가 난도질되는 겁니다. 그렇게 엄청난 수의 해파리 살상을 하는데도 해파리는 줄지 않더란 것
이죠. 조사를 해보니 해파리가 난도질 되는 그 순간 해파리들은 수억개의 난자와 정액을 바다에 토해
내더란 겁니다. 즉 성체 해파리 몇 마리 죽이는 대신 일시에 수억 마리의 해파리 씨앗이 뿌려지더란
거지요.
공멸의 길로 가면서도 어쩌지 못하는 유전자의 이기심(저를 포함해서), 어떻게 풀어야할 지 막막합니
다. ‘이리 저리 하자라고’ 하면 말의 결론만 가지고 ‘그럼 너는?’ "너네 민족은?" 하고 대번에 반박할
테니(저도 아이가 둘이니까요) 그런 말도 못하겠군요. 자살한 담에 유서로 남겨야 할까요? (음 너부
터 자살하라고 떠드는 소리가 곧 들릴 것 같군요)
문제도 알고, 답도 알고, 그 풀이 방법도 알건만 결국 풀수 없는 답답함, 그 답답함이 30여년간 저를
짓누른 기우였죠. 정말 기우였으면 좋겠군요.
방 개설 신청하고 나서 개설 되면 기념으로 무엇을 첫 글로 쓸까하며 며칠간 이것 저것 써봤지만, 가
장 오랜 기간 동안 생각해왔고, 짓누른 제 평생의 화두이기에 무겁지만 이 글을 선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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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팔공선달
바티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