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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산책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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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과 중앙의 구별 변수를 만들 수만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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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0일의 후지쯔배 16강전 조치훈(백)과 이세돌의 대국. 백은 돌을 던졌는데, 그 바둑에 대해서 아쉬움이 없지 않았다. 백에게 묘수가 남아있었던 것인데, 조치훈이 그 묘수를 모르고 돌을 던졌던 까닭이다.
기보를 보자. 좌변 백1이 바로 그 묘수. 이로써 백에게 숨결이 붙는다. 흑a는 백b 흑c 백d로 살고, 백1에 대해 흑e나 흑f는 백c로 산다. 백1을 a로 두면 안 되나? 그건 흑f 백c 흑g로 백이 잡힌다.
대단한 묘수다. 연구생이 발견했다는 얘기도 있고, 이세돌 본인은 알고 있었다는 후문도 남고, 관전자가 찾았다는 감탄도 들렸다.
잠시 우변을 보자. 흑6이 중세 중국의 『선기무고(仙機武庫)』에 실린 묘수다. 내 알기로 오직 그 책에서만 한 번 나온다. 흑6 이후 백A는 흑B 이하 흑F까지 살고, 흑B나 흑D는 백이 A에 끊어 h와 C를 맞봐 산다. 절묘하다.
어떻게 보시는지? 우변과 좌변이 같다고 보지 않으시는지? 실로 같은 형태이다. 배치된 영역만 변과 중앙으로 다를 뿐이지 맥점이 나오는 주변의 조건, 즉 돌의 배치는 같다. 물론 좌변 백1을 발견한 분들의 감각을 낮추려는 의도는 아니다. 어찌 맥점이 고전만의 것이랴. 단지 ꡔ선기무고ꡕ를 본 기사가 많지 않으리라는 점에서 좌변 백1을 찾기란 매우 힘들 것이라고 볼 뿐이다.
여기서 퍼즐을 하나 내자. 과연 좌변 백1과 우변 흑6 둘 중에 어느 것이 더 찾기 힘든 묘수일까? 주변의 조건이 다르지 않기에 같은 수준으로 이해되고 그래서 우열의 차이가 없다 해도 틀린 판단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변에 대한 인식과 중앙에 대한 인식이 반상의 감각에 미치는 영향에는 큰 차이가 있다. 바다를 대하는 마음과 산을 대하는 마음 정도의 차이는 있다.
그렇다면 문제는 이리 된다. 변과 중앙의 구별에 대해 뭔가 조작적인 기준을 하나 만들 수만 있다면 백1과 흑6을 구별할 수 있지 않을까? 왜냐? 그 경우 반상에 대한 무의식적 인식이 새롭게 의식에 잡힐 것이기 때문이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지? 실로 반상의 영역에 조작적인 기준을 두어 인식의 차이에 대해 설명할 수 있다면 바둑은 더욱 넓어질 것이다. 설명의 변수가 다양해질수록 안목이 넓어지는 것은 과학의 상식이지 않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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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아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