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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산책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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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력바둑이 다시 살아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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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뜨면 달라지는 세상. 바둑의 흐름도 변할까. 변한다면 어떻게 변할까. 나는 지난 7월 9일 제40기 왕위전 도전3국, 이창호 9단(백)과 이영구 5단의 대국을 유심히 봤다. 흑1은 실리, 백2는 세력과 큰 모양의 요처다. 백4도 묘한 점. 쉽게 찾아낼 수 없는 자리다. 요즘엔 매우 드문 흐름인데, 문득 앞으로 세력과 두터움이 조화되는 바둑이 다시금 유행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세력바둑은 현대의 산물. 1930년대 신포석의 시대에 세력이 크게 실험되었다가 1940년대엔 많이 줄어들었다. 그러다가 1980년대 다께미야가 세력으로 성적을 내면서 많은 기사들이 세력을 연구하고 실전에 애용했었다.
그러나 1990년대 중반 이후 철저한 실리바둑이 반상을 지배했다. 전통적으로 세력과 발빠름을 강조한 화점도 실리 위주로 활용되었다. 왜 그리 변했는가. 그 이유는 제한시간이 짧아진 때문이다. 국제전이 많아지면서 하루에 대국을 끝내야 했고, TV와 인터넷의 발달로 방송사와 후원사, 일부 바둑팬의 달라진 기대에 맞춰야 했다. 짧아진 제한시간엔 여기저기서 싸움, 그런 바둑이 된다. 시간이 넉넉지 못하면 형세판단의 시간이 없어 긴 안목을 갖기 힘들다.
자, 나는 예측한다. 다시금 세력이 살아날 것이라고. 왜냐. 지난 10여 년 동안 부분 전투에 대한 안목은 상당히 키워졌다. 그 결과 전체적인 안목의 필요성이 다시금 중요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 약간의 증거로 말할 수 있는 것은 큰 모양 속으로 상대를 끌어들여 반상을 공격적으로 이끄는 최근의 경향. 그 동안 잊혀진 세력에 대한 재이해가 실마리를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실리바둑에 비해서 세력을 활용하는 것은 대단히 어렵다. 여기 백2나 백4처럼 세력의 요소를 찾아내는 안목은 그리 쉽게 얻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앞으로 세력과 두터움이 강조되는 시간이 올 것이다. 물론 의문은 남는다. 제한시간은 변하지 않는데 과연 세력의 강조는 가능한가? 가능할 것이다. 시간은 만만찮은 변수지만, 그에 대한 적응도 우리에겐 가능한 것.
아쉬운 것은 부분의 수법에 있어서는 대화가 많지만 반상의 큰 흐름에 대한 논리는 찾기 힘들다는 것. 그 값어치가 당장 눈에 뜨이지 않기 때문일까. 아니면 한중일, 모든 기사들이 하나의 물결 속에서 함께 헤엄치기 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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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