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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산책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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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한 형세도 묘수를 부르는 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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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수, 그 즐거운 현상. 반상에서 만나는 유쾌한 친구. 그 묘수는 어디에서 올까. 많이 만나면 즐거움이 더하지 않겠는가. 너무 자주 만나면 그 또한 식상해서 보기 싫을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실력이 비슷하면 묘수란 별로 구할 수 없을지 모르겠다. 명인들의 경우에는 서로가 상대의 묘수를 피해갈 테니까 말이다. 실력이 낮으면 맥점에 약할 터이니, 역시 묘수란 얻기가 힘들 것이다. 그렇다면, 실력의 차이가 크면 가능할까? 하수의 입장에서는 묘수를 많이 만날 것이다. 상수는 묘수를 턱 하니 잘 던질 수 있을 것이고.
실력 외에는? 연관성이 없지 않지만 나이가 변수가 되겠다. 나이가 많아지면 집중력이 떨어진다. 비슷한 실력이라도 연장자는 깜박하는 경우가 많으니, 연소자는 그 놓친 허를 찌르면서 묘수를 던질 수 있겠다.
큰 대국에 명국 없다는 말도 있으니, 큰 대국에는 어떨까. 대체로 맘 편히 두기 어렵다는 얘기일 터인데 그러면 묘수 얻기란 쉽지 않겠다. 그러나 역사를 보면, 큰 대국에서 묘수가 많이 나왔다. 명국은 묘수와 별개인가. 시간도 요인일까. 큰 대국은 대체로 시간이 넉넉하니, 그럴 듯도 하다.
미세한 형세는 어떨까. 미세하면 긴장을 늦출 수 없다. 유리하더라도 늦출 수 없다. 그러나 버티면 무리가 따르고 틈이 생긴다. 그렇다. 미세한 형세도 좋은 변수인 듯하다. 우세하면 수가 날 듯한 곳에서는 양보해서 묘수의 여지를 줄일 수 있으니까 말이다. 최근 이창호의 묘수가 별로 없는데, 그건 이것으로 설명할 수 있을 듯하다. 싸움을 주로 하는 요즘, 미세한 형세는 그리 많이 얻을 수 없다. 정상의 수준에서 싸움의 실력은 큰 차이가 없는 것.
지난 7월 6일 서건우 3단과 고근태 5단(백)의 대국. 흑이 미세하게 앞서는 국면에서, 백1이 승착. 흑2가 대응책이었으나 백3이 연이은 절묘한 묘수. 이후 흑A 이하 백D까지 되어서는 흑의 패배가 뚜렷하다. 다음 흑a는 백d까지 패가 되니, 역시 그만이다. 흑은 백C를 허용해서 백을 넘겨 줄 수는 없었다. 그 만큼 형세는 미세했던 것이다. 흑도 백3을 알았겠지만, 물러설 수는 없었던 것이다. 피아노 건반 위에 빗방울 구르는 듯한 수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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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멋진수군요...보는이는 즐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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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ny & ivory...=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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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5
斯文亂賊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