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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산책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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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수풀이, 그 아쉬운 현실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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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만의 기사실. 겨우 내내 예선이 별로 없었는데 1월 들어와 줄곧 이어지는 예선. 너무 일찍 패배해서 나와 후배 한 명만 있었던 것은 아쉬웠지만 그래도 즐겁다. 반상과 얘기하는 건 즐겁다.
잠시 대국 검토 하다가 내 어젯밤 꿈속의 묘수풀이 얘기하다가, 그만 묘수풀이가 주제가 되고 말았다. 다루어진 문제는 3개였는데, 그 중의 두 개가 오늘 여기 반상에 놓인 것. 조건을 변화시키면서 좌하귀를 주제로 변주(變奏)한 것은 약 8개. 과연 쓸모가 있는지 회의가 들 정도로 나누었지만, 사실 오늘 반상에 제시한 문제는 대단히 실전적인 것이다. 얼마 전 일본 기사의 속기에서도 좌상귀 문제는 등장한 적이 있었다. 대국자는 당장 답을 찾았는데, 평상시 연구해두지 않았다면 불가능한 속도였다.
답을 드릴까. 좌하귀와 좌상귀는 답이 같다. C D E의 순서로 잡는다. 만약 C에 대해 백이 a로 받으면 b로 잡는다. 우상귀는 다르다. 이건 패가 답인데 흑1은 틀린 답. 그러나 백2도 틀린 응수. 이제는 흑이 백을 잡을 수 있다. 어떻게? 먹여치고 치중. 그것이 답이다.
잠시 후 A 9단이 나타나 다룬 것은 우하귀. 곧 잡힐 듯한 흑인데… 흑5이후엔 뭐가 그리 어려운지 속이 탈 정도다. 백돌(△)이 A에 있느냐 B에 있느냐, 그 차이마저도 답에 영향을 주니 점차 연구의 주류에서 나는 소외가 될 정도. 들어보니 이미 끝냈던 연구였는데 그래도 다시 다루고 있었다.
나는 포기했다. 그러나 두 후배는 전념했으니, 요즘처럼 속기 시대에는 이런 실전적인 문제에 대한 답을 알아두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시간이 넉넉하면 실전에서도 충분히 답을 찾을 수 있다. 끝내기에 들어가기 전에 나올 형태니까 말이다. 그러나 초반부터 초읽기가 주류를 이루는 요즘엔 이런 형태의 답을 평소 찾아두지 않으면 정작 승부에서는 놓쳐버리고 만다.
오랜 공감이 있다. 묘수 연구하는 기사들은 좋은 성적 못 낸다고. 당연하다. 초반과 중반의 연구 시간을 답이 빤한 수읽기 문제에 투자하니까! 그 날 나는 기사의 생명이 짧아지는 현실의 일부를 보는 듯했다면 지나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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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꼬릿글 쓰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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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smos27 |
｜ 2007-01-31 오전 7:01:00 [동감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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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의견에 한마디 |
역시 바둑은 넓다는 것같네요.정석이나 사활정도가지고는 전체를 아우를수 없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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