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문과 장문 은유 - 확장을 위하여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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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법의 경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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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문과 장문 은유 - 확장을 위하여 (2)

2011-06-25 오후 5:23 조회 10832추천 0 프린트｜스크랩

장문과 장문 은유 - 확장을 위하여 (2)

I. 행마의 간격이 넓어지고 있다

지난 1천년. 바둑은 수법의 외연을 넓히는 것을 지향하는 방향으로 발전해 왔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우리가 보통 행마 - 돌 2개의 형태 - 라고 부르는 것의 간격이 넓어지는 방향으로 수법이 발전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음 1, 2, 3도는 그러한 수법의 넓이 변화를 보여준다.

1도 (행마의 간격이 넓어져 -1)

2도 (행마의 간격이 넓어져 -2)

3도 (행마의 간격이 넓어져 -3)

이들 행마는 중앙의 세력을 펴는 방식으로 널리 알려진 것이다.

시기적으로 1도 2도 3도로 변하고 있다.
물론 돌의 간격이 넓어진 3도가 가장 최근에 등장하고 있는 수법이다.

이유는 여러 가지이다.

1) 덤이 커질수록 수법의 착상은 영향을 받는데, 행마를 이루는 돌의 간격을 넓히는 방향으로 변하고 있다.
돌 하나 하나의 가치가 커지고 크기가 커져야 하기 때문에 그러하다.
그래야만 부담스런 덤을 지불할 수 있는 것.
그러면 백은 그리 두지 않아도 되지 않는가?
일반적으로 돌이 커버하는 범위가 넓을수록 그 돌의 가치는 높은 평가를 받는다. 백도 그 넓어진 공간, 그 넓은 공간을 커버하는 수법을 선호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보다 넓은 공간에 영향을 미쳐야 비로소 돌 하나 하나의 가치가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2) 제한시간이 짧아질수록 수법 또한 덤이 커질 때의 방향과 같은 방향으로 변하는 경향이 있다. 제한시간이 짧아지면 판단의 시간이 줄어든다. 그러면 시대의 사조에 따르는 것이 위험부담을 줄인다. 바람직하다.

3) 중앙지향적인 측면이 더욱 두드러지는 데 따른 자연스런 변화이다. 정석이 사라지고 전체적인 안목이 더욱 강조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수법에서 행마를 이루는 돌의 간격이 넓어지는 경향이 있다면, 그 귀착점은 애초에 가졌던 행마의 한계를 벗어나고자 하는데 있다고 할 수 있다.

하나 더 보겠다. 4, 5, 6도.

4도 (행마의 간격이 넓어져 -1)

5도 (행마의 간격이 넓어져 -2)

6도 (행마의 간격이 넓어져 -3)

4도와 5도는 비슷한 시기에 두어진 것이다. 어느 것이 더 앞선 것인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6도는 시기가 뚜렷이 뒤에 있다.
6도에서 흑1 이후 백A 젖힘에는 흑B 이하 흑F까지 흑이 더욱 강화된다.

던지고 싶은 질문은 이것이다.

“6도 흑1 행마는 지키는 것이 목적인지, 아니면 세력을 펴는 것이 목적인지?”

잇는 수법에 또 다른 의도 하나가 더 첨가되고 있는 것이다.

II. 접바둑의 안목, 그것이 반상을 넓히는 기초/ 반상 이해의 기초

요컨대 반상 공간의 확장, 그것이 바둑 발전의 핵심 밑바탕이다.
행마 또는 모든 수법의 쓰임새를 확장하는 것, 그것이 바둑의 발전, 그 표면을 이룬다.

그 경향은 사실 접바둑에서 사용되는 上手의 언어에서 이미 잘 드러나고 있었다. 우리가 그것을 제대로 인식하는 것이 더디고 또 인식에 잘 잡히지 않았다 뿐이지, 실은 우리에게 이미 잘 주어져 있었다고 말하고 싶다.

접바둑에서 上手가 취해야 할 제1원칙은 다음과 같은 기초적인 서술에서 얻어질 수 있다. 불리한 입장에 놓인 上手는 “반상을 재구성”해야만 한다. 그래야 반상을 넓힐 수 있고 한 걸음 한 걸음 깨어나갈 수(破) 있다.

이 원칙은 맞바둑에서 덤을 부담해야 하는 흑, 또는 덤이 없을 때 백이 부담해야 하는 반상의 원칙과 다르지 않다. 잘 들어맞는다.

접바둑에서는 상수가 권도(權道)를 잘 부린다. 전혀 어색하지 않게. 물론 제대로 잘 활용하는지는 모르겠다. 좁은 안목이지만, 그 동안 발행된 접바둑에 대한 지침, 그런 책들을 둘러봤을 때, 제대로 된 이치를 접바둑에 활용한 것은 거의 없었다. 일본과 한국 통틀어서.

접바둑과 맞바둑은 그 안목이 다를 수가 없다.

오늘날 접바둑의 상수가 취하는 태도는 맞바둑에서 흑이 취하는 태도와 다를 바 없다.
덤을 부담하는 것이나 접바둑의 불리함을 부담해야 하는 것에 차이가 있을 수 없다.
그러므로 흑의 입장(맞바둑에서)으로 권고될 수 있는 태도는 접바둑의 원리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하다. 상수의 입장에서나 하수의 입장에서나
접바둑의 핵심은 반상 공간의 확장에 있다.
다른 것이 있을 수 없다.
반상 공간의 확장, 그 이해에 있어서 그 적용에 있어서 상수와 하수에게 입장과 이해에 차이는 있을 수 있어도 그 본질이 다를 수는 없는 것이다.

표1. 접바둑의 지침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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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의 여지가 넓어지는 방향으로 수법을 선택한다.
중앙지향적인 수법, 그것이 변화의 공간을 넓힌다.
결정되는 여지가 큰 정석은 - 상수의 입장에서 - 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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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볍게 떠오르는 지침들이다.
자세한 설명에 대해서는 옆에 “포석의 넓이” 중 “접바둑의 하나 둘”을 참고하기 바란다.
자유, 공간, 선택, 권리 ... 이런 개념들이 중요하다.

수법은 고정되어 있지 않다.
수법은 변한다. 진행할 수도 퇴행할 수도 있다.
다행히 지난 百年. 千年. 바둑은 발전하는 방향으로 변해왔다. 우린 그 발전하고 있는 바둑을 맛보고 있는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여기 이런 글이 나올 여지도 없을 것이다. 감사! 바둑史에 감사! 그 씨줄과 날줄이 되어준 모든 이들에게 감사!

잠시 하나 정리해두자.
뒤에 다룰 것으로, 이런 관념과 태도들은 반상에서 서로 밀접히 연결되어 있는 것들이다.

표2. 접바둑에서 사용되는 수법의 특징도 반상을 넓히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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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바둑에서 - 특히 2점 접바둑에서 - 고압적인 수법이 많이 보이는 이유는,

반상을 넓히려는 것.
반상의 구도를 다시 잡는 것.
장문의 감각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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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II. 언어와 형태가 일치하지 않는 단어, 장문

장문(掌門)은 바둑의 용어 중에서 언어와 이미지가 일치하지 않는 단어 중 하나다.

바로 그 때문에 장문은 보다 다양하게 이해되고 해석될 수 있다. 쓰임새도 넓혀질 수 있다. 그 동안 장문은 잡는 것에만 이해되어 왔다. 그러나 이제 장문의 용법은 보다 더 넓어질 수 있다. 아니, 실제로 이미 넓혀진 장문의 쓰임새를 드러나게 붙잡을 수 있다.

장문의 개념이 처음 드러났을 때, 그때의 패러다임은 힘바둑 패러다임으로서 돌을 잡는 것에 대부분의 이해를 모았다. 돌과 돌의 관계를 서술하고 이해하려는 것이 개념 작성의 주목적이었지, 오늘날 집이라고 부르는 공간의 형성은 물론이고 그 공간을 제한하고 확대하는 과정과 방법을 설명하는 것을 개념 창조의 주목적으로 하지 않았다.

집을 중심으로 반상을 바라보는 사고를 전개시킨 일본의 경우에, 의도 못지않게 격자(格子)무늬 반상을 그림으로 그린 형태 언어 - 日字, 一間 등 - 가 발생하였다는 것은 그 좋은 증거가 될 것이다.

공간이 돌보다 더욱 중요한 개념이 되었다. 그러므로 장문은 이제 마땅히 그 쓰임새를 넓혀야 한다.

장문은 그 몸짓과 의도가 잘 드러나는 개념으로 다시 넓게 세워질 수 있다. 왜냐. 돌을 중심으로 바둑을 이해하는 세계관 아래에서 처음 세워진 장문 개념은 이제 집(공간)을 중심으로 바둑을 바라보는 세계관 아래에서 더욱 더 그 개념을 넓히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 실제로 넓혀왔다.

개념의 확장은 모든 언어에서 당연히 일어나는 현상이다.
그것을 얼마나 민감하게 잡아챌 수 있느냐?
그것이 문제일 뿐이다.

가둔다.
씌운다.
넓은 곳에서 좁은 곳으로 몰아간다.
제한하고 확대한다.

장문은 이 모든 것을 충분히 포괄하는 개념이다.
반상에서 “좋은 안목”이란 공간의 제한과 확장, 그것이 핵심이다.(“접바둑의 하나 둘”을 참조해주시라.)

그래서 알 수 있다. 제약하고 잡고, 제한하는 여러 가지 다양한 의도와 형태, 논리가 모두 장문으로 모아질 수 있다는 것을. 한자로도 그러하다. 掌 손바닥 장, 門 열고 닫을 수 있는 것이니 폐(閉)라고 새길 수 있다. 손으로 크게 밀치는 이미지 느끼시지 않는지? 손바닥으로 한 묶음에 붙잡는 이미지 다가오지 않으신지?

바로 그 때문에 장문은 부분적인 맥으로만 그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실로 그 얼마나 개념이란 것이 넓히고 싶은 것인가.
그랬다. 임해봉과 이시다의 바둑에서 오청원이 대비라고 부른 그 행마는 “현현기경”에서는 이름이 없었다. “현현기경”에서 大飛는 目字 행마를 의미했을 뿐이었다. 그러나 이름은 안목에 의해 그 외연이 넓어질 수 있다. 오청원이 그날 대비라고 부른 이후 대비는 目字 이상의 거리를 가진 행마를 지칭하게 된 것이다.

IV. 기법이 같으면 같은 이름으로 부를 것인가

착수의 결과는 무엇인가.

1) 돌의 생명력을 확인한다.
2) 공간의 변화를 확인한다.

행위는 공간의 변화로 나타난다.
그것은 집 중심 패러다임 하에서 더욱 두드러지는 것.

표3. 반상의 공간은 의식의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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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념의 뜻을 확장한다는 것은 그 개념을 의식적으로 사용함을 의미한다.
2) 그 결과 반상에 대한 의식의 공간이 확장된다.
3) 의식의 공간이 넓어짐에 따라 반상도 넓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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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도 (장문의 감각이자 멋진 口字행마)

7도에서 백1은 이 한 수의 감각이라고 하겠다.
과연 멋진 감각이다. 자, 그런데 저 감각에 어떤 인상, 어떤 의도를 떠올리시는지? 올가미를 던진다고 할까. 아니면 장막을 씌워서 상대를 답답하게 하는 걸까.
그런 인상은 아닐지도 모른다.

질문한다.

백1을 “장문”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아마 백1을 장문이라고 말하는 것에는 저어하는 분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이번에 글 쓰면서 기사들과도 이야기했는데, “장문의 감각”임은 인정했으나 “장문”이라고 부르는 것에는 약간 난처함을 보이는 것이 보통이었다.

장문에는 돌이 먼저라는 인식이 강한 탓이겠다.
그러나 최근의 바둑 흐름을 보면 장문의 감각을 활용하는데 있어 돌 못지 않게 공간의 확정이라는 측면에서 접근하는 경우가 많은 듯이 보인다. 쓰임새의 외연이 넓어진 것이다.

사실 7도 정도의 장문감각은 요즘의 프로들은 대부분 갖추고 있지 않나 여겨진다. 그 정도로 공간에 대한 감각이 발달했다고 본다.

그와 관련 최근의 경향을 하나 살펴보는 것도 좋겠다.

참고로 7-1도를 안겨드린다.
7-1도처럼 두는 것이 흑에게 어떨까. 우상 흑이 강하다는 것이 7도 백1을 둘 수 있게 만든 배경 중의 하나니까 흑도 그 사실을 이용하는 것이다.

7-1도 (어차피 우상 흑이 강하니까)

표4. 수법에 신랄함이 더해졌나/ 장문의 감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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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국에서 발행되는 半월간 잡지 “圍棋天地”를 보곤 놀랐다.

2009년도 바둑을 결산한 03-04월호에 보니, “手段 100(100 石)”이라 하는 제하의 특집이 있었다. 한중일 3국의 바둑 중에서 신랄한 수법이 나온 대국의 장면 100개를 모은 것이다. 그런데 그 100개의 장면을 보니,
약 14개에서 장문과 장문의 감각이 나왔고
약 21개에서 코붙이기, 날붙이기 라고 할 만한 수법이 있었다.

4-1도 (장문의 감각)

4-2도 (장문의 감각)

4-3도 (장문의 감각)

4-4도 (장문의 감각)

4-5도 (장문의 감각)

4-6도 (코붙이기)

4-7도 (코붙이기)

놀랐다. 이토록 수법이 신랄해졌던가.
한칸이나 치중, 이런 수는 별로 명함도 못 내밀 정도로 바둑의 흐름이 신랄했던 것이다.
물론 100개의 장면을 모아 놓은 것이니, 프로의 바둑에서 100국을 아무렇게나 추출하여 그 내용을 살피면 21개는 날붙이기 같은 수법, 14개는 장문이나 장문의 감각과 같은 수법이 나온다는 그런 이야기는 아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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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여기서.

1) 기법이 같으면 같은 이름으로 부를 것인가
2) 기법이 같아도 결과가 다르면 다른 이름으로 부를 것인가

답을 얻을 수 있는 기준이 있을까.
장문에 한해서만 의문을 국한시킨다면 이 글의 결론은 다음과 같다.

장문은 의도가 강하다. 그러므로 같은 이름으로 불리기 힘들다.
왜냐. 결과가 다르기 때문이다.
“의도”는 “결과”를 중시한다.

다만 돌에서 공간으로 우리의 관념이 크게 돌아섰기에
장문 쓰임새의 확장이 있었다는 것은 분명히 확인할 수 있다.
우린 그런 변화 과정에 있다.

패러다임의 변천 속에서 수법의 다양화를 맛보고 있는 것이다.

그러하다.
우리는 이미 “어느 단계에 들어와 있는 우리”를 볼 수 있다.
장문과 장문의 감각을 구별할 수준에 와 있는 우리.
부분 수법이 전체를 (제한하는) 수법의 안목을 안겨주는 것을 경험하는 그런 단계에 와 있는 것이다.
부분적 감각이 전체를 스케치할 수 있는 그런 힘으로 은유되고 있음을 확인하는 수준에 와 있는 것이다.

“장문”과 “장문의 감각”을 구별하는 정도에 와 있는 것이다.

V. 장문 감각의 수준이 높아졌다

“젖힘의 묘”에서 이리 썼었다.
“백1은 훌륭한 감각. 2와 3을 맞보는 좋은 장문의 감각이다.”

8도 (좋은 장문의 감각이다)

8도에서 흑4 젖힘은 백이 간과했던 묘수. 백5 막는 수는 없다. 실전에서는 어찌 결말되었는지 모르겠다.

지금 돌아보니, 적어도 이미 7년 전에 “장문”과 “장문의 감각”을 구별하고 있었던가 싶다. 이미 아득하여 기억에도 별로 남지 않은 글이건만, 그래도 연(緣)은 만만찮은가 싶다.

구별하겠다.

“장문”
“장문의 감각”

“장문 감각”이라고 해야 할까. 사실 “수법의 발견” 시리즈에서 잘 못 쓴 개념이 하나 있었기에 조심스럽기 그지없다. “비낀수”라는 개념을 썼는데, 큰 실수였다. “빈젖힘”이라고 하는 개념을 독일에서 공부하고 있던 어느 독자가 추천해주었는데, 실로 지금까지 그 “빈젖힘”보다 더 나은 개념을 만나지 못하고 있다. 다행한 것은 “비낀수”라는 개념을 사람들이 쓰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적당한 때 밝게 밝혀서 - 변명(辨明)하여 - 부끄럽지만 실수를 반성하려고 한다.

9도 (이것이 진짜 우주식)

흑을 잡은 사람은 다께미야. 백은 조치훈. 1985년 제9기 기성전 제4국인데, 후지사와는 흑1을 주장했다. 실전은 흑1이 아니라 A에 두었다. 그러나 후지사와는 흑1을 주장. “이 편이 보다 웅장하며, 진짜 우주식이며, 한번 그렇게 두어봄직 했다.”

10도 (그야말로 장문의 감각)

10도 흑1 이하는 실전이다. 제1기 후지쯔배 결승전. 이 장면에서 이런 수를 못 둔다면 - 현대 즉, 2011년의 기준으로 볼 때 - 바둑이 아니라고 해도 될 것이다.

심지어 다음 수법도 장문의 감각이라고 본다.

11도 (장문이라고 부르고 싶다)

12도 (장문의 감각이 아니다)

알겠다. 저 12도 흑2는 장문의 감각이 아니다. 왜냐. 장문의 감각에는 상대를 싸잡을 수 있는 힘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12도에는 흑도 끊기기에 그런 힘이 없다.

이것이 얼마나 큰 증거가 될 수 있는지 몰라도 11도와 12도를 보면
“장문의 감각”에는 뒷배경이 필요한 조건인 듯하다.
즉, 반상을 장문의 감각, 그것을 중심으로 삼아 반상을 한 번 내리긋는 것이다. 그런 안목이 오는 것이다.

공간 지각.
뒷공간의 중요성.

그러하다.
모든 수법은 그 형태 너머를 지향하기에, 전경(前景)과 배경(背景)은 앞뒤로 오간다. 언어로 표현되는 관념은 언어로 표현될 수 없는 非언어적인 상징들의 세계와 서로 오가면서 우리의 의식을 형성한다.

참!
12도에서 백19가 - 실로 고수들에겐 - 찾기 어려운 놀라운 점이다. 과연 이창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