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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산책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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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추어와 프로의 만남―多面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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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와 한 판 두고자 하는 많은 아마추어들의 열망을 만족시키는 방법의 하나로 다면기(多面棋)가 있다.프로 한 명이 아마추어 5명,또는 10명과 동시에 대국을 하는 것이다.그 방법은 바둑판을 죽 벌려놓고 프로가 돌아가면서 한 수씩 두는 것.세계기록은 중국의 섭위평 9단이 아마추어 150명과 동시에 둔 것.우리나라에서도 김희중 9단이 100명 이상의 아마추어와 다면기를 행한 적이 있다.일본에서는 시내의 가두에서 다면기 행사를 종종 여는데 실내가 아니기에 팬들과의 교류에 매우 효과적일 것이다.
그런데 100명 이상의 아마추어와 동시 다면기를 할 경우 옆에 앰뷸런스를 대기시키는 것이 보통이다.약 10시간 가까이 잠시도 쉬지 않고 집중하여야만 하는 아주 고된 노동이기 때문이다.그리고 동선(動線)을 줄이기 위해 아마추어의 자리를 둥글게 배치하므로 프로는 끊임없이 돌아야 한다.그런데 돌고 돌다보면 정신이 어지러울 때도 있다.섭위평 9단의 경우는 휠체어에 앉아 두었는데,보조자가 뒤에서 밀어 주었다.
프로의 승률은 어느 정도일까.듣기로 약 70%는 된다고 한다.많은 아마추어와 두면 프로가 매우 불리할 것 같은데 약간은 이상도 하다.프로가 한 바퀴 돌고 돌아올 때까지 아마추어에게는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지는 반면,프로는 한 수에 1초도 생각지 않고 두어가는데！
그 이유를 찾는다면 프로들은 모양만 보고 직관으로 두는데,그 직관이 대부분 급소만을 찾는다는 데 있다.프로들은 훈련을 통하여 모양만으로 수를 읽는다.그 정도로 충분하다.그러나 아마추어는 모양만으로 수를 읽을 수 없다.그렇지만 프로가 자신의 앞에 돌아오면 한 수 두어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히는 것이 보통이므로 충분한 수읽기가 안된 상태에서 착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아마도 그 점이 프로의 승률을 높이는 요인이 아닐까 한다.
기보를 보자.6점 접바둑인데 백1은 흑A 이하 흑E까지 살아가는 것을 방지한 수.이 정도는 한 눈에 들어온다.백3은 어떤가?흑의 콧등을 누르는 멋진 감각.가파르게 떨어지는 사고의 속도가 흑의 심중을 뒤흔들어 놓는다.
(문용직 프로4단 2002.04.25)
○... 2002년 8월 현재 문용직 4단은 매주 화요일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다면기 및 바둑강좌를 오로2000 대국실에서 실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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