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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산책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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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마음의 또다른 통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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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계의 기반이 변하고 있다. 인터넷 바둑 사이트 중 최대 회원을 자랑하는 네오스톤과 사이버오로가 7월 중순과 8월1일을 기해 유료화에 들어갔거나 시행할 예정이다. 월회비는 서비스에 따라 약간 차이가 있지만 5000원 정도. 다행히 네티즌들의 거부반응이 낮아 바둑 발전에 고무적이다.
모든 인터넷기업과 마찬가지로 바둑에서도 유료화는 필연적이다. 질 높은 서비스를 통한 소비자의 만족,그리고 시장의 생존과 발전,바로 그것.
바둑이 본격적으로 인터넷에 등장한 것은 4,5년 전인 1998년. 물론 1990년대 초 미국인이 만든 IGS라는 바둑 네트워크가 이미 구축됐고,한국에서도 하이텔 등 PC통신을 통하여 온라인 대국이 상용화됐다. 그후 불과 10년도 채 안된 시간. 시세에 뒤진 골목길 2층의 퇴색한 기원은 어느새 황혼의 뒤안길로 사라져가고 있다. 1970년대,80년대의 기원을 향수 어린 가슴으로 그리는 기객(棋客)도 많겠지만 이미 현실은 인터넷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필자도 인터넷 바둑에 대해 약간의 거부 반응이 있는 세대. 그러나 최근 경험해보니 ‘아 이것 정말 즐겁구나!’하는 느낌이 온다. 언제 어디서나 다양한 상대를 만날 수 있는데다 더욱 반가운 것은 그 동안 헤어져 있었던 과거의 기적(棋敵)을 만날 수 있다는 것. 물론 대화는 기본이다.
다음은 10여년만에 대국을 함께 한 임동균 아마 7단과의 대국보이다. 평소 임사범은 한국기원에서나 바둑TV에서도 만나는 사이. 그러나 항상 시간과 장소에 쫓겨 단 한 판도 두지를 못하였다. 하지만 며칠 전 조용한 밤 화면에서 이름을 만나는 순간 “임사범님,한 판 어떻습니까” 자연스레 메시지가 흘러나갔고 진행은 순조로웠다.
어언 공배만 남은 반상. 필자가 백1을 둔 때였다. ‘아차!’한 필자. 공배가 메워진 때문에 흑A 이하 흑E까지의 패가 성립되지 않는가(수순 중 흑C일 때 백E는 흑a가 성립). 잠시 시간이 멈춘다. 모를 리 없을 임사범이건만 모른 체 하고 필자에게 계가를 신청한다. 상대의 실수를 아끼는 마음이 따스하게 전해진다. 인터넷,그 세계가 마음의 또 다른 통로임을 확인하는 순간이다.
(문용직 프로4단 2002.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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