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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산책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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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세 판단’ 그 아이디어를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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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의 고수가 될수록 가장 요긴한 기술이 무엇일까? 이에 대해서는 프로와 아마추어 모두가 한 마디로 답할 것이다. 형세판단의 능력이라고.
아마도 그러리라. 그러나 그게 어디 쉬운 일일까. 그래서 현실에서 하나의 문제로 이해한다. 해결하고자 한다. 그 해결법에 기대고자 한다.
그를 위해 인터넷 바둑 사이트 사이버오로(cyberoro)는 대국자에게 형세판단의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대국자가 그 기능을 클릭하면 컴퓨터가 알아서 형세판단을 해주는 것이다. 물론 한계도 적지 않다. 사활의 판단은 불분명하며 빅이나 옥집은 형태에 따라 집으로 인정하는 잘못도 저지른다.
그러나 그게 어디랴. 그것도 대단히 유용할 수 있다. 애기가들의 반응은 그 점을 잘 보여준다. 지난주 사이버오로에서 표본 조사한 바에 따르면 반응은 다음과 같다. 1)재미있는 기능으로 꼭 필요하다(33.2%) 2)옵션항목으로 있어도 괜찮다(30.5%) 3)기력 향상에 별 도움이 되지 않으므로 반대(13.3%) 4)바둑의 도에 어긋나므로 절대 반대(23.0%)
독자 여러분은 어떠신지? 앞으로 이 기능은 인공지능의 발달과 함께 더욱 발전해 갈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사이버가 가져오는 새로운 도덕적 지평에 당혹해하며 또 대응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과연 미래는 어떻게 될까.
그러나 오늘은 그 아이디어를 감상하는 것으로 마무리하자. 어떻게 형세판단을 할 수 있을까? 먼저 고정적인 집을 헤아린다. 그 다음에는 장래 집이 될 수 있는 여지를 측정해준다. 어떻게? 빛의 밝기에 숨겨진 물리학적 논리를 적용한다. 돌이 많이 모인 곳은 당연히 빛의 밝기가 강하다고 본다. 빛의 밝기는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할 것이고. 예를 들어보자. 기보에서 백은 우변에 세력을 가지고 있다. 이 세력의 잠재적인 가치는? 백 세력에 가까운 곳은 ○로 표시되어 있듯이 1집으로 계산한다. 약간 먼 곳은 반집(△) 정도로.
이는 실제로 우리 프로들이 판단하는 형세판단의 기초를 잘 드러낸 것이라 할 수 있다. 현재 오로의 부사장인 곽민호씨가 착안자인데 멋진 착상이라 하겠다. 그러나 그 분에게 그 도덕적 기준까지 제시하라고 요구할 생각은 없다. 그건 별개니까. 아니,아닌가. 별개의 문제가 아니어야 하는가?
[ 문용직 프로4단 2002.10.22 ]
나도 한마디 / 바둑문화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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