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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산책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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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상에 둘러앉는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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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설이다. 오랜만에 친지가 모이는 그 날을 어떻게 보낼까. 어른에 대한 인사보다도 즐거움을 먼저 찾으니 꾸중을 들어도 할 말은 없겠다.
그래도 즐거움에 대해서 이야기를 풀어 가면? 모두 함께 둘러앉아 윷놀이도 좋으련만 그런 흥취는 이미 사라진 세상.
바둑은 어떨까. 바둑도 꽤 많은 사람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놀이다. 대국자는 두 명이지만 주변에 모여 앉으면 대체로 6명은 유쾌한 시간을 보내리라. 여러 사람들이 한 수씩 번갈아 두는 연기(連棋)도 재미있는 방식. 아쉬운 건 어린 아이들의 경우 어른만큼은 즐기지 못한다는 점.
그러나 바둑판과 알을 가지고 즐길 수 있는 건 바둑만이 아니다. 반상의 선과 돌을 이용하면 수많은 게임을 창안할 수 있다. 사실 필자는 소위 ‘알까기’라는 게임에 대해서는 단어마저 싫어하지만 부정적인 입장만은 아니다. 어릴 적 바둑 배울 때 필자도 즐기지 않았던가.
반상 위의 다양한 게임 중 그 하나를 오늘 선보인다. 먼저 상변 제1선을 보자. 흑 돌 3개와 백 돌 3개가 나란히 자리를 잡고 있다. 즉 a선(線)이 문제인데 답은 d를 만드는 것. 즉 흑백을 번갈아 자리잡게 만드는 것이 요구되는 답이다.
단 조건(1)은 두 개씩 움직일 것. 그것도 서로 붙어있는 돌 두 개만 움직여야 한다. 조건(2)는 흑백이 각각 3개일 경우에는 3번만에 답을 찾아야 하는 것. b,c는 그 과정을 보여준다. 흑백이 5개씩이면 5번만에 답을 얻어야 한다. 5개인 경우(A)엔 과정(B,C,D,E)과 답(F)이 좌변에 있다.
너무나 오랜만에 돌이켜보는 게임이라 해법은 잊었다. 하나 기억나는 건 5개 이상일 때에는 -9개를 넘더라도 - 가장자리 옆의 돌 두 개를 먼저 움직인다는 점이다. B에서 먼저 옮기는 백 돌 두 개의 위치가 중요하다.
바둑은 아니지만 어린아이들에겐 그들만의 바둑이 될 수도 있으리라. 아마 며칠 밤을 지새울지도 모르겠다. 필자도 밤을 밝히면서 흑백 각 9개를 풀고서야 그만두었다. 돌이 10개 넘으니 반상도 넘치지만 어느 정도 알면 그 이상은 무의미한 것.
이 문제는 수학자들에겐 잘 알려져 있으리라. 이 글을 접하는 수학자께서 명료한 해법을 알려 주시면 어떨지?
(문용직 프로4단 2003-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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