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늦게까지 한잔 걸치다가 새벽에 들어와서 3시간도 못 잤는데 와이프가 애들 싸우나 데리고 가야 하니 일어나라고 보채는 바람에 반 강제적으로 일어났습니다. 혼자 집에 들어와 잠을 자려는데 한 번 깬 잠 다시 들지 않아서 TV를 켰습니다.
도전1000곡인가에서 “화장을 고치고” 라는 노래가 나왔습니다. “ 사랑만 주고 간 사람, 받기만 했을 뿐, 그래서 더 미안해” 라는 왁스의 노래를 누군가가 애절하게 부르더군여. 예전의 노래인데… 그러고 보니 많은 세월이 흘렀네요.
아웅산 사건. 많은 훌륭하신 좋은 분들께서 돌아가셨는데 그 때 제가 아마 고등학교 재학시절이었던 것 같습니다. 당시 대통령비서실장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함병춘씨가 계셨습니다.
그분의 사모님이 나오셔서 기자들에게 순국하신 남편이 “평생을 주고만 갔다. 나는 받기만 했다. 그래서 더욱 미안하다”라는 말씀을 듣고 가슴이 찡했던 것이 생각납니다. 왁스의 그 노래가 전파를 탄지가 꽤 되었는데 왜 오늘에서야 그 가사와 말씀이 오버랩 되어 오는지 참으로 희한합니다.
함병춘씨는 워낙 청렴 결백한 분이었다고 합니다. 특히 공과 사를 확실하게 구분하셨다 하죠. 해외 출장에서 돌아 온 후에 남은 출장비를 반납할 정도로 매사를 철저하게 자기관리를 하셨습니다.
청출어람이라고 하나여? 아니지, 이것은 제자가 스승보다 났다는 이야기이고,,, 뭐지? 나이가 들면 기억도 가물가물이네!!
수청무어(水淸無魚) 인터넷을 30분 뒤지다 겨우 찾아냈습니다. 요즘 20대들은 시간 낭비라 할지 모르나 저는 수청무어를 찾아 내니 마치 히말라야 14좌를 오른 기분에 버금갑니다.
함병춘비서실장님은 당시 미국의 시사주간지 TIME이 세계를 움직일 100대인물로 뽑은 인물입니다. 순직 시에 제 기억으로는 아들이 둘 있었는데 고등학생 정도로 기억이 납니다. 아니구나, 사모님이 아들의 넥타이를 메어주는 사진을 TV로 보았던 것을 보면 성인이 되었었나요.
하여간 당시 저는 사모님의 그 말씀을 듣고 나도 크면 저분처럼 국가에 봉사하고 사랑하는 아내에게 죽을 때 저런 말을 들을 수 있도록 해야겠구나 하고 마음을 다잡았던 것 기억이 새롭습니다.
“수청무어” 중국 후한시대에 나온 고사성어입니다. 너무 결백하여 사소한 잘못도 용서하지 않아서, 힘들여 복속시켰던 오랑캐 50나라가 모반을 일으켜 결국 한나라를 떠났다는 것에서 나온 고사성어입니다.
당시 한나라의 반초가 너무 청렴하고 결백하여 오랑캐의 부정을 용서하지 않고 단칼에 처단하는 조급함으로 서역도호부가 망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최소한 너무 청렴하면 주변의 사람이 모이지 않고 시기하고 질투하는 적들이 많이 생기니 마치 어느 정도의 타협을 하면서 세상을 살아가려는 해석에는 쉽사리 동의하지는 못하겠습니다.
제가 항상 그렇게 살아 왔다고 자부하지는 못하지만 최소한 자식들에게는 비리에 혹하지 말고 항상 올바르게 살아야 한다고 이야기해주고 싶습니다. 반초가 수청무어해서 도호부를 패쇄시키게 했는지는 몰라도 개인적으로는 청렴하게 살았던 분이었습니다.
고송 함병춘 실장님도 청백리여서 주변의 사람이 많이 모이지는 않았다고 하지만 그래도 그분의 정신은 존경합니다. 그리고 아이들에게도 함 실장님의 대쪽같은 선비정신과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절대 헌신을 자주 이야기 해주곤 합니다.
어느 정도의 타협을 하면서 많은 사람과 어울려야 하는지, 아니면 불의와 비리에는 절대 굴하지 않으면서 외롭게 살아야 하는지 제 자식들이 물어온다면 자신 있게 대답을 하지 못하는 저는 수청무어의 결과를 두려워하는 소인배인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