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벗 꽃이 제철인 때에 일본을 방문하게 된 것도 행운이다. 어딜가나 만개한 벗꽃을 감상
할 수 있어서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환희를 만긱하게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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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월 28 일 ( 금 ) 삼부자(三父子) 골프 라운딩
새벽 5 시에 눈이 떠졌다. 오늘은 삼 부자가 골프 라운딩 하는 날이다.
아이들은 제 아비가 자식들과 골프 라운딩 하는 것을 제일 행복 한 순간으로
알고 있기 때문에 가족 상봉이 미국 에서 이루어 지든, 일본에서 이루어지든
삼부자가 모이는 기회가 되면 한 두차례 골프 라운딩을 빠뜨리지 않는다.
오늘도 한 시간 거리에 있는 도교 고라이 그린 클럽( 東京五日市 그린 俱樂部 )에
예약을 해 놓았다. Tee-up Time 은 8시 35 분,
엊 저녁 일기 예보는 오늘아침 약간의 비가 올 것이라고 예보 하였기 때문에 마음을
조리고 있었으나, Tee-up이 임박한 시간에는 날이 활짝 개었다. 길가에 만발한 벗
꽃을 감상하며 새벽 길을 달려 한시간만에 골프장에 도착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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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엊 저녁 일기 예보로는 오늘 오전 중 비가 올 것이라고 예보 하였으나,
청명한 날씨였다.)
옷을 갈아 입기 전에 아침 식사를 하기로 했다. 그런데 골프장 식당의 음식 값이
말이 아니다. 아침용 셑 메뉴가 평균 1,650 옌이다. 우리나라 돈으로 환산하면
15,600 원이다.
일반적으로 일본의 음식 값이 비싸긴해도 이건 너무 한다 싶다.
좀 싼 것이 없나? 하고 메뉴판을 들여다보고 있는데, 작은 아들이 셑 메뉴 3 개를
시켜 버린다.
" 아침을 집에서 먹고 떠날 걸 그랬지 ? "
아까운 생각에 한마디하자
" 일본에서는 보통 다 그래요," 하며 개의치 않는다.
" 대관절 그린피는 얼마냐? "
" 골프 카트 포함해서 주중에는 $150 이고 주말에는 $ 200 정도 되요"
" 별로 좋아 보이지도 않는데, 그렇게 비싸니? "
" 아주 오래 된 골프장이고, 주로 나이 많은 노인들이 회원들이고, 회원
위주로 하기 때문이래요 "
얼핏 계산하니 오늘 하루 경비가 $600 은 쉽게 나갈 것 같다. 그러나 삼부자는
돈 아까운 생각없이 골프를 열심히 쳤다. 돈보다 이런 기회가 한층 더 귀중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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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 팀이 홀 아웃 할 때까지 기다리는 시간은 우리에게도
휴식 시간이다.)
삼 부자가 열심히 친 것에 비하면 스코아는 별로 좋지 않았다. 두 아들은 90 대
나는 100 을 넘겼다. 아들들하고의 핸디 캪 역전이 된 것은 2 년 전 부터다.
그 전에만 해도 2 - 3 점을 아들들에게 접어 주었으나, 그 사이 아들들은 일취
월장하고 나는 쇠퇘 했기 때문이다. 이제는 오히려 2 - 3 점을 받아도 역불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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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도 80 년도에는 싱글을 치던 솜씨인데, 어째
지금은 똥(?)폼이 되어 버렸는고 ?)
그 날 저녁은 온 가족이 다 모여 회전 스시 집을 찾았다. 아비가 스시 좋아 하는
것을 알고 있는 가족들이 저녁 식사를 스시 집으로 정 한 것이다. 그리고 오래
간만에 맛 있는 스시를 골라가며 포식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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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에는 온 가족이 모여 일본식 회전 스시를 즐겼다.
왼쪽부터, 손녀, 작은 며느리 작은 아들, 딸, 큰 아들,
필자와 아내는 앵글에 잡히지 않음.)
3 월 29 일 ( 토 ) 공항 영송
오늘은 주 말 이고, 큰 아들과 딸이 각각 미국과 한국으로 떠나는 날이다.
가족 이별이 벌써 아내의 마음을 울적하게 만드는 모양이다. 연상 시계를
보며 안스럽게 시간을 재고 있다.
" 아침은 데니스( Denny's ) 에서 먹자. 아침은 내가 쏘마! "
아내의 제안에 반대하는 사람 아무도 없다. 특히 손녀가 두손을 들어
" 만세"를 부르며 대 환영이다. " 데니스 " 는 맥도날드나, 버거 킹과 같이
미국에서 유행하는 경양식당이다. 음료를 곁들인 빵과 버거가 주 메뉴다.
여기에서는 빵과 버거외에 일본식 셑 메뉴를 다양하게 내 놓고 있다. 또 한
장남감을 다양하게 준비 해 놓아 아이들을 유혹하는 곳이다.
씨애틀 가는 비행기는 나리타에서 오후 3 시 30 분에 출발한다. 반면, 한국행
비행기는 오후 6 시 30 분이다. 집에서 출발하는 시간을 12 시로 잡고, 그동안
여유 있는 시간을 근처 신주쿠에 있는 백화점과 전자 상가를 돌아 보기로 했다.
지금 시각 오전 9 시 30 분, 각자 헤어져 가고싶은 곳에 갔다가 11 시 30 분에
전자 상가 " Big Camera " 정문에서 만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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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주쿠에 있는 전자 상가 " Big Camera" 이곳에서 카메라 메모리
칩을 샀다. 값은 한국의 2/3 값.)
여자들은 백화점 옷가게와 주방 기구 있는 곳으로 갔고, 두 아들은 골프 상점으로
향했다. 나는 " Big Camera " 전자 상가를 돌며 새로 나온 신제품들을 감상 하는데
시간을 보냈다. 건물 전체에 엄청 난 물량과 다양한 색상으로 정신을 못 차릴 정도다.
지하 2층부터 지상 4 층까지 오르 내리는데 이미 시간이 다 흘렀다. 지하 1 층
으로 다시 내려 가 " 소니 카메라 " 점에 들러 카메라용 메모리 칩을 하나 샀다.
현재 쓰고 있는 1 GB 용량으로는 부족하여, 2 GB를 하나 더 샀다.
서둘러 집에 돌아오니 12 시, 며느리와 손녀는 집에 남겨 두고 나머지 인원만 공항에
가기로 했다. 손녀가 큰 아빠와 고모에게 안겨 이별의 " 뽀뽀 " 를 하는 예식에 일행은
한 동안 서운한 감성에 젖는다.
점심은 비행기 탑승 수속 마친 후 공항 스넥에서 간단히 먹기로 하고, 공항으로 향한다.
공항 가는 길목에는 군데군데 벗 꽃이 활짝피어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화사한 느낌을
가지게 하는데, 아무도 그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사람이 없다. 시종 침묵을 지킬 뿐이다.
곧 있을 이별의 아쉬움을 미리 느끼는 것 같다. 이 순간이 국제 이산가족의 아픔이다.
아들과 딸의 탑승 수속을 마쳤을 때, 미국행 비행기의 탑승시간도 얼추 임박했다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속에서도 떠나는 큰아들이 제 에미를, 여동생을, 작은 아들을
차례로 포웅을 하고 나에게도 와서 가벼운 포웅을 한다. 손 끝에 닿는 아들의 어깨가
묵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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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과 헤어짐은 어느 쪽이 비중이 클까?, 아무래도 만남쪽이
비중이 더 클것 같다. 그러나 아쉬움의 골은 헤어짐쪽이 더 깊을 것
같다. 왼쪽부터 딸, 작은아들, 아내 큰 아들, 필자.)
모두가 아쉬운 마음으로 , 세관 검사대 안으로 사라지는 큰 아들에게 손을 흔든다.
딸 아이는 탑승 시간이 아직 3 시간이나 남아, 공항 면세점에서 Eye-Shopping으로
시간을 보내도록하고, 일행은 귀가 길에 올랐다.
(만남과 헤어짐은 어느 쪽이 비중이 클까?, 아무래도 만남쪽이 비중이 더 클것 같다.
그러나 아쉬움의 골은 헤어짐쪽이 더 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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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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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비만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