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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상일기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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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식을 밀어올리는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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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반상 일기4월 17일) - 인식을 밀어올리는 수
밤이다. 0시 24분.
어제는 참 잘 놀았지. 觀魚亭에서 바람 속에서 바둑도 두고, 가을이슬의 매미라는 묘수풀이도 감상하고. 고모네집의 막걸리 텁텁한 냄새도 맡았었지. 오이무침, 연한 초록빛 어린 상추, 두부전, 도토리묵, 들기름을 듬뿍 넣은 보리밥에 다방커피까지. 그야말로 주류일체였지.
聽流軒에서의 자리를 함께 하지 못한 것은 아쉬웠지.
술 마시는 자리에 있으니까, 나도 취한다. 同調현상일까.
조명 받은 밤 벛꽃은 彫花같은 느낌을 주었지만, 꽃이 필대로 핀 매화보다는 차라리 꿈이었다.
나는 그 꿈을 잊지 못한다.
사월 초파일, 연등에 밤이 깊을 때, 그 때 그 골목을 지나면, 그 연등에 의식이 떠다니는 듯한 그 꿈길. 신촌 봉원사가 볼 만하다.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면, 그 물결치는 이승의….
그렇게 하루를 보냈다.
서늘한 밤의 寒氣가 밤길 걷는 맘을 위로해 주기도 했다.
집에 돌아오니 반가운 편지가 도착해 있다.
최철한 기성이 보낸 서늘한 참고도1
참고도1
흑67이 이 한 수의 감각!
내가 바둑TV에서 해설할 때, 나는 이런 멘트를 가끔 한다.
제 바둑이 아니라서 편하게 얘기하는 겁니다만, 이 때는 맞고 틀리고를 떠나서 이 한 수의 감각입니다. 제1감으로 떠올라야 하죠. 좋고 나쁨의 판단은 그 다음의 절차. 전 이렇게 두고 싶습니다.
흑67이 바로 그런 수.
참고도2
참고도2 흑1도 추천할 만한 모자지만 그래도 매섭기로는 참고도1이다.
흑67에서 반상 전체를 밀어올리는 힘이 느껴진다.
가슴속에 맺히는 이슬 같은 기억…
어떤 句節을 만나면 그런 기억이 아스라이 나를 그 어디로 데려갈 때가 있다.
흑67이 그런 수.
아니다. 그런 수가 아니다.
뜻이 틀렸다.
인식의 기반을 밀어올린다. 흑67은.
소리는?
딱!
볼 것도 없다.
그냥 딱! 했을 것이다.
저런 자리에서는 손가락에 힘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
소리는
손가락 마디의 팔꿈치 관절의 탄력과 리듬을 살려서
딱!
손에 울리듯 돌의 반향이 밀어올라 왔을 것이다.
예전에 어느 바둑 주제 드라마에서 보다가 말았지.
유인촌 씨가 조훈현 국수로 粉했는데, 틀렸다.
대국의 자리도 어색했고,
반상을 대하는 자세도 틀렸고,
돌을 놓을 때 어깨의 자세가 자연스럽지 못했고,
손가락은!
차마 말하고 싶지도 않다.
그 굳은 손가락에 쥐어진 돌이라니!
내 마음이 구겨지는 느낌이었다.
0시 54분.
눈꺼풀은 무겁고, 시간은 소리가 없다.
그래도 글 한 줄 읽고 자고 싶다.
약간 몽롱한 상태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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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성은 참 붙이는 수를 좋아하는 군요...혹 어려서 스킨쉽이 부족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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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사범님도 보았군요. 저도 마음이 구겨지는 느낌이었습니다. 유인촌 씨는 좋은 연기자지만...순간이나마 연출자에게 살의가 생길 만큼 그들의, 바둑에 대한 몰이해가 미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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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hlee65 |
｜ 2004-04-27 오전 12:24:00 [동감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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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의견에 한마디 |
이해를 못하면 공부라도 해야죠. 혹 요즘 유행하는 히까루의 바둑이라는 일본만화 보셨나요? 작가가 바둑 문외한이라고 알고 있습니다만 바둑 두는 손처리 하나만은 기가 막히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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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덕위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