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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상일기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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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는 마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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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반상 일기(4월 28일) - 안개는 마음에
5시 46분.
세수를 했다. 찬 물에 세수.
내가 어릴 적에, 그러니까 1970년과 1965년 사이라고 보면 되겠다.
그 때가 내가 국민학교 다닐 시절이었으니까.
아침에 일어나야 했다. 학교에 가야 하니까.
수돗가에 가서 세수를 한다.
눈만 깨쟈작 씻는 나에게 아버지는 거의 언제나처럼 말씀하셨다.
아, 그 좀 목도 씻고 하면 얼마나 좋은데! 아침 시원한 공기 마시고 얼마나 좋으냐!
그러시면서 가끔은 뒤에서 씻어주시기도 하셨다. 어! 차거!
아, 그 시간은 어디로 갔나요. 아버지.
방금 저는 잠에서 깨어나 창을 열었습니다. 아버지는 저보다 항상 일찍 일어나셨지요. 밖에는 운무가 자욱합니다. 한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안갭니다. 저는 어디까지 볼 수 있나요. 아니 압니다. 깊은 물 속 고기를 볼 수 있는 자, 상서롭지 못하다고. 물론 압니다. 무엇을 아느냐에 달렸다고요. 물론 압니다. 행동에 精進에 달렸다고요.
어느새 이 日記가 저의 하루가 되었습니다. 아버지.
오늘만 그럴까요.
저는 글을 쓰되 제가 쓸 뿐입니다. 아버지가 그래도 이 글을 보셨다면 좋은 점도 없지 않을 텐데요. 아버지. 以無爲法 而有差別
5시 56분.
잠시 오로에 가서 산책을 하고 오렵니다.
가상도1
이창호는 백1을 말한 것일까? 그랬을 것이다.
어제 내가 말했고 말하려던 것이구나.
5시 59분.
자, 저렇게 두면 좋을까. 백이 아직도 둘 만한 걸까.
중앙의 백이 넘실되는 雲霧일까. 아니면 그냥 곧 흩어지고 말 가벼운 환각일까.
다음 가상도2는 가볍게 흩어지는 그림이구나.
감각적으로 흑5가 門이 된다.
가상도2
가상도2의 흑5는 멋진 장문이니, 한 번 더 보아도 좋겠다.
가상도3
가상도4
다음 가상도4와 5는 그 어느 것이나 백이 곤란하구나.
가상도5
가상도6
가상도6도 백이 어려운 국면이다. 집이 부족하다.
깊이 들어가봤자다.
그냥 실전을 감상할 일이다.
실전
저 백1 백3이 몇 번째 수인가도 잊었다. 반상의 돌을 다 헤아리면 알겠지. 그럴 필요는 없겠다.
백3은 턱하니, 놓여지니 참 좋다. 참 좋다. 이 국수의 손길에서도 가벼운 중력이 작용했으리. 상변 6선의 백돌과 하나의 선분에서 만나는구나. 좌변과 우변의 백돌에서 가볍게 줄이 쳐진 것만 같구나. 백3의 무게만큼. 약간은 출렁이는구나. 그물이 밑으로 쳐진 느낌을 받아도 좋으리. 탄력적인 힘으로 그 선분의 무게를 떠받치고 있는 自然에 印象받아도 되리.
안개는 두텁게 地上에 얹혀 있다.
6시 16분.
안개는 안개대로 꿈은 꿈대로 다 현실이다.
아버지. 그 곳은 어딥니까.
잠에서 깨어나기 전,
나는 어느 절간에 있었다.
客堂이었을까. 누군가가 머리맡에 보자기를 하나 가져다 두는 듯했다.
나는 밖을 향해 기대앉아 있었다. 문지방에. 문을 열어젖히고. 한낮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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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나도 아버님이 생각납니다.어디계신걸까..천국일까? 아니면 그냥 땅속에..그립구 보고싶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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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