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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상일기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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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다 달아난 다음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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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반상 일기(4월 21일) - 거의 다 달아난 다음엔?
정말 몰랐다.
2월의 7일이 이렇게 빨리 달아날 줄 몰랐다.
난감하고 난감하다.
언제 이렇게 진행되었을까.
거의 언제나 모든 일은 아무런 예고도 없이 오는 것을 잘 알고 있건만.
어제 보여드린 그 기보의 그 장면.
그러니까 흑111의 순간엔 바둑이 끝난 것과 진배없다.
자, 과연 더 이상 무엇을 진행할 수 있을까.
관전기는 언제까지 진행되어야 할까.
문득 나도 모르게 얽매인 의무감을 발견한다.
나는 나의 반상일기를 쓰기로 했던 걸까. 아니면 이창호, 최철한의 바둑을 관전하는 맘을 쓰기로 했을까.
돌아보니, 처음에는 하나의 바둑을 가지고 프로의 일상을 말하려고 했었다.
내가 그 일상을 말하는 입장에 있으리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과연 내가 소설을 쓰지 않고서 다음의 세 요소가 만든 덫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1) 바둑 자체의 논리
2) 시간
3) 나의 일상
내가 소재 - 주제가 아니다 - 로 삼은 2월 7일의 바둑은 자체의 논리를 가지고 있다. 그 바둑을 둔 두 대국자의 내면도 독립적이다. 나는 그들과 같은 프로지만 그래도 다르다.
그러나 시간은 - 그 후의 시간은 - 그 바둑이 주는 자체의 논리를 따라갈 것을 언제나 방해한다.
그리고 나의 일상은 - 나의 반상 일기라는 제목에서 이미 예고 되었듯이 - 앞서의 두 조건 즉, 소재와 그 소재가 존재했던 그 시간을 벗어난 것에 의해서 혼란되었다. 아니, 오히려 나의 일상이 소재와 시간의 흐름을 통합하여 일관되게 다룰 수 없게 했을 것이다. 나는 자의식이 강한 사람이다. 나는 개입한다. 개입하는 나 자신을 통제하는데 한계가 있다.
물론,
1) 반드시 논리적 필연성을 갖지 않는다.
2) 반드시 논리적 필연성을 가지고 설명할 필요가 없다.
일상도
반상도
1)은 증명의 수준이니 저 증명을 할 수 없는 한 쓸 수 없는 말이고
2)는 해석의 차원이니 틀린 말은 아니다.
아마도 문제는 다음이 아니었을까.
1) 저 바둑은 나의 바둑이 아니었다. 그러므로 나의 감정이 개입할 여지가 제한될 수밖에 없었다. 프로로서의 나의 바둑을 다룰 때 가볍게 다룰 수 있는, 쳐다볼 수 있는 눈길이 여기서는 제한되었다.
2) 저 바둑이 소재로 되는 한, 나는 소설을 쓰는 것이 타당했다. 그 어떤 주제를 잡아서 일관되게 쓰는 것이 편했다. 아마도 그 길밖에 없었을지도 모른다. 가와바타 야스나리가 名人을 소설로 잡은 것이 이유가 있었다. 타당했던 접근 방식이었던 것이다. 그것은 그가 소설가였기 때문이 아니라 소설밖에 그 소재를 다룰 방식이 없었던 때문이었을 것이다.
물론 나는 내가 以上의 문제를 인식하고 응시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렇지만 갑작스레 찾아온 이 결말에 대해서 나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 것인가.
1) 반상은 흑111이 왔을 때 이미 승부로는 끝났다.
2) 그 다음은 - 당시는 잘 몰랐어도 지금은 뚜렷한데 - 바둑 자체의 논리로 본다면 더 이상 진행할 필요가 없을 정도이다.
3) 시간이 지나고 지나왔다. 지난 모든 것을 회색빛으로 물들인다. 과거로 돌린다. 과거는 이미지로 남기에도 버겁다.
4) 나의 반상 일기, 아니 나의 일상은 여전히 현재에 있다.
초점이 분명해진다.
나는 내 반상의 일기를 진행해야 할 것인가?
저 바둑을 더 없이 길게 끌고 가야 할 것인가?
지난 며칠 간 내 스스로 인식했듯이 나는 저 바둑을 더 이상 끌고 간다는 것에 대해 언제부턴가 회의를 품고 있었다. 그것은 독자가 더 잘 알 것이다. 글의 흐름에서 뭔가 씹어 삼키기에는 딱딱한 뼈나 금속이 글 속에 숨어 있다는 것을. 그래서 읽기에 거북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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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전1
반상이 적막하다.
저 흑111을 바라보는 내 맘에 그림자는 어디에?
아니다. 고요하다.
지금이 아침인 걸 알겠다.
7시 36분.
어제는 하루 종일 책을 읽었다. 12시간 정도 읽었을까. 그렇게 들여다본 적은 아마도 2년이 넘은 듯하다. 2년 전에 절에 가서 5일 동안 냅다 글자만 외우고 외우고 한 적이 두 번 있었다. 책을 옆에 끼고 살았었다. 그 10일 동안은. 정말이지 무섭도록 들여다봤다.
외워야겠다고 맘을 먹고 외운 적이 몇 번 있다.
국민학교 5학년 때, 시험으로 몇 페이지를 밤늦게 외운 적.
고3 때, 우연히 교실에 들어갔다가 그 날 저녁 외우게 된 六堂의 기미독립선언문.
어? 그만이네. 이밖에 없구나. 꽤 경험이 많은 줄 알았는데….
참 한심하기도 하다. 토씨까지 외우라고 한 선생도 선생이지만, 그걸 또 실행에 옮기는 머저리! 하긴 나 스스로 부여한 것이었지만. 어릴 때는 자신을 테스트하고 싶은 욕구가 강한가.
잘 외운다? 아니다. 나는 99단을 외우는데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저번에 밝혔듯이 六十甲子도 못 외운다.
記憶力 - 그 주술의 힘에 걸려 자신의 다른 힘을 제대로 쓰지 못하는 우리 사회의 단면을 발견한다.
물론 그 주술은 우리의 사회 구조를 그대로 반영한다. 벗어나기 쉽지 않다. 벗어나려면 그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 한 때는 그 힘이 우리 사회를 떠받쳤다. 우리의 오늘은 그 주술에 힘입은 바 크다.
책을 읽을 때는 내용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저자가 무엇으로 주제를 잡았는가?
그 주제를 어떤 방식으로 끌고 가는가?
그 과정에 주의를 기울여 읽는 것이 좋다.
모르는 개념이 나와도 그냥 넘어간다. 그래도 별 문제가 없다. 주제와 다루는 방식에 민감하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내가 학생들에게 권했던 고전 읽는 방법이다.
일상과 바둑은, 나에게
누구나와 마찬가지로
일상이 바둑을 일부로 한다.
물론 프로들에게 바둑은
바둑은 훨씬 그 비중이 크다.
바둑이 일상을 지배한다.
젊은 시절 공부할 때는 특히 그러하다. 그래야 프로라고 하겠다.
공부가 학창시절을 지배할 때 그 친구는 약간 한심했었지.
그러나 누구 말대로, 그 친구에게 우린 결국 신세를 지게 된다.
천재에게 감사하는 맘이 없는 사회는 몰락한다. 필연이다.
이제 저 바둑을 되돌아 볼 때가 되었다.
그리고 이제야말로 복기를 하면서
이창호 국수와 최철한 국수에게 고마움을 표할 때가 왔다.
실전2
승부는 여기서 끝났다.
저 단계는
다음 참고도를 간직한 그림이기에 더 이상의 사활 문제는 나타나지 않는다.
사활이 없다.
그러면 상변의 흑집이 결정권을 갖는다.
참고도1
내일, 내일은 내일의 反省이 기다리고 있겠지.
밝은 아침
깨어나 일상을 시작하는 시간에
反省은 적절치 않다.
오늘 일을 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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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구단 젬병의 9단 외는 법: 손바닥이 보이도록 양손을 폄(선생님한테 손바닥 맞을 때처럼^^)→가령9×2는 왼쪽에서 둘째 손가락을 꼬부림→꼬부린 손가락 왼쪽의 펴진 손가락 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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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의 자리, 오른쪽은 1의 자리=18... 인간이 왜 10진법을 썼는지 알 것도 같다는...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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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경제,철학..모두 수학으로 통하는가..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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斯文亂賊
오분굳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