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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산책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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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 6의 이름을 부를 수만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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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상(事象)에 이름이 있듯이 반상에서도 모든 수에는 속성에 따라 이름이 붙는다. 난국(難局)을 벗어나는 상식 밖의 수를 묘수라 이르고, 행마법에 맞으면 법수(法手), 찬스를 놓치면 실수라 부른다. 중요한 것은 돌의 형태에 따른 것으로 ‘젖힌다,’ ‘민다,’ ‘뛴다,’ ‘마늘모,’ ‘한칸’ 등이 있으며, 기능에 따른 ‘모자(帽子),’ ‘석점의 중앙,’ ‘2의 一’ 등의 개념은 더욱 중요하다.
이름이 있어야 우리의 사고가 명징해진다. 이름과 그 지시하는 바가 분명해지면, 눈앞에 그 대상이 없다할지라도 이름을 떠올려서 세상을 재구성할 수도 있다. 이름과 현상, 그것은 의식과 현실의 구성요소이다.
기보를 보자. 백1은 2와 3을 맞보는 적절한 삭감이다. 전국적인 시야에서 보면 백1은 상변의 흑 모양과 하변 흑의 두터운 세력을 동시에 견제한다. 5선(線)이지만 멋진 감각으로 프로들이 애용한다. 흑2는 이 정도. 3에 받는 것은 백2를 당해 상변 흑이 납작해지고 하변 세력도 빛을 잃는다.
백3은 어렵다. 3에 두어 근거를 얻으며 상변을 깰 것인지, 4에 두어 중앙 삭감에 주력할 것인지. 흑4가 멋진 모자로 중앙이 일약 검게 뒤덮이지만, 그 정도는 양보해야 할 것이다. 흑돌에 기대며 탈출하는 백5는 수습을 위한 적절한 수법. 다음 흑A를 기다려 백B로 가볍게 머리를 내밀겠다는 의도이다.
이때 흑6이 예상치 못한 묘한 수다. 홀연 주변 정경이 바뀌는 느낌! 흑백이 밀고 당기는 와중에 흑의 샅바를 놓쳐 맥이 풀리는 순간! 다음 백a는 흑A 백b 흑B 백c까지 두터우나 제 자리 걸음이다. 흑의 세력이 압도적이다.
감상은 이쯤하자. 흑6과 같은 수를 무엇이라 이름 붙여야 할까? 이에 대한 개념도 아직 뚜렷하지 않다. 지금껏 비슷한 수를 10여 개 보았는데, 일본의 어느 책은 이를 가벼운 수(輕手)라고 불렀다. 그 표현이 적절할까? 개념을 제대로 붙잡지는 못했다고 본다. 옆으로 비켜서서 한 호흡 가다듬고 상대에게 리듬을 주지 않는, 그런 속성을 지닌 수를 어떤 표현으로 잡아야 할까.
이름이야 젖혀두고 구름 위를 거니는 듯 감상이나 할까. 아니다. 개념 잡지 않으면 흑6은 우리의 인식에서 달아나 곧 사라지고 말 것이다. 지금은 어렵지만, 이름을 붙이기만 하면 얼마 안 지나 우리도 쉽게 둘 수 있을 것이다.
(문용직 프로5단 사이버오로 자문위원 2003-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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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꼬릿글 쓰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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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oss1234 |
｜ 2003-12-15 오후 11:51:00 [동감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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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의견에 한마디 |
바나나 살얼음 바람 링의반동 이유제강 뭐이런것들이 느껴지는 수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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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을 붙이지 마세요..그것은 다시 사유의 제한일수 있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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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일자로 젗힌수..살짝한수..생각이 잘 안나네욤..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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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끄러지는 수(정확한 표현이라 생각되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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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o111 |
｜ 2003-12-30 오후 11:43:00 [동감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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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의견에 한마디 |
비껴받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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蟹出錦囊.... 게 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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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진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