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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상일기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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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끼자루 썩은 바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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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반상 圖書 일기(6월 17일) - 도끼자루 썩은 바둑
좌우간 가장 오래된 바둑책으로 점지 받은 거니만큼 망우청락집엔 별에 별거 다 있다.
그 하나가 바로 그 유명한 도끼자루 썩은 옛이야기.
왕질(王質)이라는 친구가 있었겠다. 이 친구가 위주(衛州)의 난가산(爛柯山)으로 나무를 하러 들어갔는데, 아 글쎄 이 친구가 신선이 바둑 두는 것을 보았다더군. 그래 그만 정신이 팔려서 자신을 돌아보지도 못했는데….
바둑이 끝나 자리에서 일어섰을 때는 이미 해는 뉘엿뉘엿, 도끼를 집었더니 자루는 풀썩 먼지로…, 그랬다는 얘기다.
워싱턴 어빙의 립반윙클을 떠올리게 하는 얘기다. 시간을 나눈다면 그 역(逆)이 맞겠다만.
망우청락집엔 노장(老莊)사상의 영향으로 보이는 많은 단어들이 나온다. 문제에도 기보에도. 하긴 책 이름부터가 그렇다. 노장은 어디에서? 주역(周易)에서 왔다. 주역은 어디에서? 그건 모르겠다. 그러나 하나는 안다. 주역을 신비화하면 그건 바보짓이다. 주역의 영향은 망우청락집에서 도도처처에 출몰한다.
난가도
왕질이 기억해둔 기보를 볼까. 참 기억력도 좋다. 기억력 정도가 아니리.
바둑을 그 바둑을 둔 사람의 수준만큼 도달하지 못하면 기억할 수 없는 것이 바둑.
290수까지 기억한 것을 보니, 중국에서 이름이 알려진 가장 오래된 고수는 왕질이 아닐까 한다.
증거가 있다. 내용으로 볼 때 실력 또한 뛰어나다. 국수급이다.
증거를 지금부터 4개 보여드리겠다. 실전에서 4개 취했다.
1도
먼저 1도.
흑1(난가도의 흑16)이 맥점이다. 백A는 흑B 끊겨서 손해가 크니 백2는 정수. 다음 C D를 언제나 흑이 선택할 수 있으니 상변 흑은 두텁다고 할 수 있다. 흑3도 바른 자리다.
2도
다음 2도.
백2(백91)가 예리한 맥점. 흑을 납작하게 만드는 기술이 프로급이다.
3도
이제 3도.
백1(백127) 젖힐 때 흑2가 묘수. 이로써 살았다.
흑2를 A에 두어 백 두점을 잡으면 백이 가만히 3으로 들어가는 것이 묘수로 흑이 잡힌다. 그 다음은 흑B 백2 흑4 백C까지.
4도
남은 4도.
백1(백189)가 이런 경우의 맥점. 수를 최대한 늘인다. 흑4 이후 백은 4수이다.
만약 백1을 2에 한간 뛰면 흑A 백3 흑1 백B 흑4 백C 흑8 백D 흑1 백4 흑E까지, 그 유명한 귀3수에 걸린다. 백은 단 3수밖에 수가 늘어지지 않는 것이다.
그러면? 그러면 백5 젖힘이 선수가 되지 않는다.
흑6 끊는 수도 맥이다. 단순히 8에 젖히면 백이 밖을 막아 흑이 잡힌다. 지금은 백이 자충이 되어 흑이 한 수 늘어난 효과가 있음을 확인할 일이다.
이백상의 3점국
이제 망우청락집에서 기보로는 다음 하나만 더해야겠다.
이백상이 3점 하수를 다루는 솜씨(李百祥饒三路局圖)라는 것인데 초점은 백61이다.
백61 장문으로 흑 여섯점은 잡혔는데, 주의할 것은 A나 B를 백이 먼저 단수해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백61에 대해 흑‘가’는 백‘나’ 흑‘다’ 백‘라’로 그만이다.
이 기보에서 중요하게 다뤄야 할 것은 사실 다음 두 가지다.
1) 석점 놓는 방식
2) 우상귀 흑10 이하 백13. 좌하귀 흑18 이하 백21.
금화완도
기보 하나만 더.
황제의 대기조였던 염경실과 고사언이 금화완이라 이름 붙여진 술잔을 놓고 경쟁한 대국이라는 뜻이 담긴 듯한 금화완도(金花盌圖).
당나라 시절의 기보다.
백35가 일찍이 오청원 선생이 고대 중국 바둑의 강한 면모를 보여준 예로 지목한 바로 그 맥점. 앞서 2도에서 본 바로 그 맥점이다.
그런데 이거 참, 이거 어떡한다?
中國古棋譜散步(渡辺英夫, 新樹社 1983 pp.12-13)에 보면,
금화완도는 宋版 망우청락집에 기록되어 있고
앞서의 왕질 바둑이나 우선도는 寬永版 현현기경에 있다고 하니,
내 모르겠다.
이 문제까지는 밝히고 싶지 않다.
바둑의 역사를 깊이 다룰 의무가 있는 분들이 알아서 하시라.
오로 애기가 여러분.
재미가 있으신지?
도서일기를 쓰면서 약간 남기고 싶은 것도 없지 않지만,
사실 재미를 느끼시면 나로서는 더욱 좋겠다.
딱딱하게 다루고 싶지는 않다.
그러므로 밝혀야 할 것도 그냥 넘어가고 싶을 때가 많다.
밝히는 것은 일을 좀더 해야하고, 또 건조하게 다뤄야할 때도 많이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번에 말씀 드렸듯이
의문이 있으시면 말씀하시라.
아는 한도에서 답을 드리리.
밤이다. 고운 밤 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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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꼬릿글 쓰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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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사범님, 현현기경의 "왕질우선도"에는 왕질이 당 현종 때의 바둑 국수라고 써 있는데, "술이기(述異記)"에는 진(晉)나라 때 나무꾼이라고 써 있다는데 어찌 보시는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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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거 다 말짱 헛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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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산2003 |
｜ 2004-06-19 오전 3:46:00 [동감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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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의견에 한마디 |
제가 꿈에서 깨어 엿듣고 있자니 사문난적님은 바둑문화사에 조회가 깊으시고, 문사범님께서는 안봐도 척 말씀하시는 것으로 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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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산2003 |
｜ 2004-06-19 오전 3:50:00 [동감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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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의견에 한마디 |
음...하여튼 두분의 관계가 의심스럽군요. 천지신명께서는 지식을 시험에 들게 하지 마소서...이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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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ada113 |
｜ 2004-06-20 오전 2:32:00 [동감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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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의견에 한마디 |
3도는 아무리 봐도 뭔가 얘기가 안되는 것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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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 재밋서용^^진나라 당나라 연대가 어케되는지용?난적님 갈쳐주시와용 넙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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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참! 이거 참! 먼저 감사 드립니다... 하하하. 유쾌하다 하면 저를 실없다 하실 터이고..." ㅎ1ㅎ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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