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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상일기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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吳淸源 선생을 만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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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반상 圖書 일기(5월 6일) - 吳淸源 선생을 만나고
나의 반상 圖書 日記를 시작한다.
먼저 오래 전에 써 두었던 글 두 줄을 오늘과 내일 올리면서 시작을 대신할까 한다.
지난 며칠 간, 아니 훨씬 오래 전부터 나는 조금은 고민해 왔다.
日記를 계속할까.
바둑책에 대해서 하나 쓰고 싶긴 한데….
쓰기로 했다.
나의 반상 圖書 日記
圖書란 말은 河圖洛書의 줄임말이니, 바둑의 인상을 남기는데 그다지 크게 벗어난 말은 아니다.
나는 가볍게 쓸 것이다. 때론 典據를 무겁게 달기도 할 것이지만, 대부분 그냥 記憶과 내 주변에 너부러진 雜書에서 얻은 것을 재편하는 정도에 그칠 것이다.
누군가 내가 誠意가 없다고 할지도 모르겠다.
나는 그 말도 맞다고 본다.
당연히 성의가 없어야 한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어떻게 내가 성의를 다해 글을 쓸 수 있단 말인가.
나는 다음과 같은 말로 핑계를 대지는 않는다.
죄 없는 자 돌을 던져라.
나는 내 성의를 다해 나의 반상 도서 일기를 쓸 수는 없다.
성의를 다한다는 것은 나에 대한 모욕 비슷한 것이다.
내가 왜 나를 모욕한단 말인가.
바둑은 내 인생의 일부를 이루었고 지금도 그러하다.
그건 누구에게나 그럴 것이다.
그러나 바둑의 輕重은 항상 변한다.
나의 아침과 저녁도 내 뜻과 달리 항상 변하거늘 어찌 내 생활에서 바둑의 輕重이 없을 손가.
 07시 07분.
먼저 언젠가 써두었던 글을 다시 읽어본다.
나는 가끔 책을 써야지 하면서 몇 줄 써두기도 하는데, 다음은 그 일부이다.
어두운 밤이었다. 동경의 후지야(富士屋) 여관에 다다른 것은. 일행은 모두 3명. 安玲二 선생, 필자, 그리고 필자의 妻. 2월 말 봄밤의 보슬비가 소슬하니 우리의 어깨를 적셔주었다.
다음 날 아침. 이르게도 빠른 6시 경, 창호지에 밀려온 희뿌여한 黎明에 눈을 떤 필자는, 순간 불현듯 찾아온 의문에 자문자답도 없이 멍하니 앉아 있었다. 약간 차가운 기운이 느껴지는 낯선 다다미 방, 머리 맡엔 지난 밤 목이 말라 마시고 남았던 녹차 반잔이 놓여 있다. 내가 왜 여기에 있을까. 내가 무엇하러 여기까지 왔을까.
머리 맡에 놓여 있는 것은 『新布石法』한 권과 『莫愁』 한 권.
그래 이 한 권의 궤적을 찾아서 나는 여기에 왔지. 『신포석법』. 이 한 권의 궤적을 찾아서. 문득 펼쳐본다.
다음에는 64도의 흑1을 생각해 볼 수 있으며, 흑1과 백2의 문답(교환)이 부분적으로는 흑이 불리하더라도 흑의 3연성과 백ꁩ의 배치 등 전국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흑1, 3의 수단은 충분히 성립된다고 믿는다.
이 모양은 실전에도 나타났던 것으로 흑3에 이어 백‘가’에는 흑‘나’로 뛰어나오는 것이 요령이지, 흑‘다’ 백‘라’ 흑‘마’ 백‘바’ 흑‘사’ 백‘아’로 눌려서는 안된다. 이런 식으로 압박을 당해 백에게 세력을 허용하는 것과 흑‘나’로 중앙에 진출해서 백ꁩ를 공략하는 것과의 차는 대단히 큰 것이다.(p. 92)
 『莫愁』를 펼쳐본다.
木谷씨와 地獄谷에 가기 전에 화점 3三을 두어 두 국을 진 일이 있다. 신포석법이 그 뒤 인기를 불러일으키게 되면서부터 나와 木谷씨 두 사람이 함게 地獄谷에 들어앉아, 그야말로 옛날의 修道者와 같은 진지한 태도로 『신포석법』을 탄생시켰다는 소문이 자자했지만, 정말인즉 나도 木谷씨도 地獄谷에 갔을 때는 신포석법을 창안해보려는 따위 생각은 하지 않았다.
내가 신포석으로 전향한 출발점은 귀를 한 수로 끝내자는 생각이 바탕되었고, 또 그 당시 『布石과 定石의 統合』을 창작하고 있었던 木谷씨의 생각은 중앙을 중심으로 한 포석인 것 같았다. 따라서 木谷씨의 명확한 강의를 득고 있던 나의 머리에, 중심을 주로 했으면, 하는 『신포석법』으로의 암시가 떠오르지 않았다고는 할 수 없다.
그래도, 安永씨가 뒤에 『신포석법』이라는 서적에서 표현한 것처럼 위와 아래의 대립, 귀의 偏在, 全局의 조화 등이라는 철학적인 근거는 물론 생각하고 있지 않았었다.
단지 이런 말만은 할 수 있을 것 같다.
내가 생각하던 것과 木谷씨가 생각하던 일과, 이 두 가지 생각에서 탄생한 신포석법, 그것은 저 밝은 信州(신쥬우)의, 어쩌다가 더없이 崇嚴할 만큼 조용한 風光의 자극이었다고.(pp. 60-61)
무슨 일이었을까. 어디에서 무엇이 일어났던 것일까. 『신포석법』은 그토록 우연이었던 것일까. 그로부터 나는 무엇을 찾고자 하는 것일까.
07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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