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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상일기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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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호의 바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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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반상 일기(4월 1일) - 이창호의 바둑
오늘 나는 이창호 9단과 목진석 7단의 LG기왕전 결승 4국을 보았다. 초반에 승부는 끝난 느낌이었는데 고개를 한 번 갸웃했다. 내가 백에게 나쁘다고 평한 포석을 두 기사가 태연히 주고 받고 있었으니 말이다.
그래, 그건 그렇고, 오늘도 저물어간다.
저무는 하루.
예전엔 소위 황혼병에 시달렸었다. 그래서 술을 찾았고.
아니다. 술을 찾아 헤매는 것을 황혼병이라 불러야 한다.
나는 그냥 노는 얘다.
어제는 그렇게 생각했었지. 지금은 다른가.
다르다. 약간은 다르다. 어제의 소식을 잊었다.
이창호의 바둑이라…
오늘 이 국수의 바둑을 보면서 새삼 주제를 잡아본다.
내가 이창호는 누구에게 물어볼까, 그 제목으로 바둑책을 한 권 써볼까 준비한 이후 처음으로 이 국수의 바둑을 한 번 생각해보는 듯하다. 5년 만인가. 6년 만인가.
나는 지금 이 국수의 바둑을 나의 반상일기 소재로 삼으면서도 그의 바둑에 대해서는 거의 아무런 생각도 기울이지 않았었다. 그랬구나. 그랬어.
많은 사람들이 이 국수의 바둑을 정의하고 평가하고 감탄하고 했었지. 지금도 하고 있고. 프로도 하고, 아마추어도 하며, 바둑을 모르는 사람들도 한다.
나는? 나는?
이창호의 바둑이라…
그의 수준을 대충은 짐작한다.
古今의 名人을 꼽는다면 몇 명을 꼽을 수 있을까. 그는 그 대열에 들어가는 수준이다.
이창호의 바둑이라…
나는 그의 바둑의 내용을 약간은 짐작한다.
그의 바둑을 다른 기사와 구별하는 개념의 하나는 협상의 실력과 결단력이다.
흥정과 흥정 속에 숨은 흐름을 읽어내는 능력이다.
그러나 이렇게 말해도 될까.
진부하다.
너무나 진부하다.
타당하게 평가하려 하면 진부해지고
두드러진 것을 드러내게 하려면 描寫로 그친다. 아니 그냥 image만을 그려낸다.
그런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image와 비유는 많은 진실을 감춘다.
각자가 자신의 안목으로 볼 일인가.
그러면 비평가의 역할은?
사실, 그 어떤 묘사나 평보다도 더욱 더 중시해야 할 것은 그의 수읽기 능력, 계산력, 판단력일 것이다.
그러나 그러면 그는 다른 기사와 다를 바 없게 된다.
그래서 남는 길이 하나 있다.
그의 바둑을 감상하는 일이다.
그의 다른 면모를 굳이 알려고 하지 않는 일이다.
최근 그가 파인만씨, 농담도 잘 하네요, 라는 책을 본 것을 안다. 내가 말했다. 어! 그 책! 나도 1980년대 중반에 읽었던 것인데! 천재도 보여주지만, 참 즐거운 인격도 보여주더군.
바둑으로 돌아갈 일이다. 나무가 번잡하면 길을 잃는 법.
실전1
실전1의 장면에서 그는 구태여 이창호다울 필요가 없을 것이다.
누구나 비슷한 길을 걷게 되지 않을까. 이 장면에서는 말이다.
참고도1
그러리라. 참고도1 백2는 무리다. 흑3이 감각적인 급소.
참고도2
다음은 참고도2. 물론 백이 불만이다.
참고도3
참고도3도 백이 억울할 것이다.
실전2
실전2가 어렵다.
흑63에 7분 10초.
백64에 5분 32초.
흑65에 9분 33초.
백66에 6분 04초.
참고도4
참고도4는 흑이 어리숙한 듯하고.
참고도5
참고도5도 흑이 불만이다.
참고도6
참고도6이라면 물론 얼마나 좋을까.
그래서 실전2 백64일까. 그렇겠다.
흑65는? 그 다음은?
음, 생각이 이어지지 않는다. 피곤하다. 日記는 좋은 점이 있구나. 쓰기 싫을 때는 안 쓰면 되니까.
늦은 밤이다. 자도록 하자. 자는 것도 때로는 노동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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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꼬릿글 쓰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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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ierrot |
｜ 2004-04-03 오전 7:16:00 [동감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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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의견에 한마디 |
감상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를 수 있다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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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론 어려운 길일지라도 때론 가보는것도 인생여로라 생각되네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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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siugna |
｜ 2004-04-09 오후 2:07:00 [동감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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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의견에 한마디 |
좋은 느낌 가지고 돌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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