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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상일기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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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현기경 - 古典! 古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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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반상 圖書 일기(6월 24일) - 현현기경 - 古典! 古典!
현현기경.
玄玄棋經
1974년 가을.
安永二 선생이 閣主로 계신 玄玄閣이 31빌딩 뒤 관철동 한국기원 5층에 있었던가.
그 무렵 나는 현현각에서 발간된 현현기경을 한 권 샀다.
내용이 얼마나 신기막측 했었던지 나는 밤을 세워 다 읽었다. 풀고 풀었다.
지금 나에게 그 책은 없지만 기억하기로 첫 머리엔 천지부재도가 그 다음엔 명주출해세가 머리를 내밀었던 것으로 안다. 고대 기보와 포석, 정석 등을 다룬 정세지부(定勢之部)는 1970년대의 안목으로 볼 때 그 뜻이 크게 줄어들었고 또 사활묘수의 고전을 다룬다는 발간취지에도 미치지 못하니 제외한다는 말씀도 있었다.
천지부재도(天地覆載圖)와 명주출해세(明珠出海勢)는 참 그 때도 맘에 와 닿는 그 무엇이 있었다.
천지부재도
명주출해세
물론 천지부재도의 뜻이 무엇인지는 그 때는 몰랐지만, 밝은 구슬이(은) 바다에서 나온다는 뜻인 명주출해세는 과연 이름 그대로 나에게 바둑을 시작한다, 바둑의 세계로 들어간다는 감개(感慨)를 흔연히도 주었다.
천지부재도의 천지부재는 어디서 온 걸까. 내 아는 바로는 장자(庄子) 소요편(逍遙編)에 나오는 천부지재(天覆地載)에서 따온 것이 아닐까. 한문은 도치(倒置)를 흔히 삼는다.
물론 나는 저 천지부재도의 도상(圖象)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른다.
좀더 솔직히 말하면, 나는 저 천지부재도의 도상이 의미하는 바에 대해서 그저 그렇겠거니 하는 맘밖에 다른 기대를 하지 않는다. 아무 것도 아닌 것이다.
여기에 대해서는 나중에 적정록(適情錄)을 다룰 때 한 줄 쓰도록 하겠다.
적정록에는 이에 대해 길게 서술하고 있는데, 내가 보기엔 글쎄다.
현현기경은 어디에서 왔을까.
현현기경 서문을 쓴 우집(虞集)이 노자(老子)의 玄之又玄 衆妙之門을 들고 있으니 바로 거기에서 따왔다고 해도 되겠다.
편자(編者) 안천장(安天章)의 서문에도 역시 주역과 노자의 구절을 언급하고 있으니, 앞서 소암노인(邵庵老人) 우집 - 그를 사람들은 邵庵선생이라고 불렀다 한다 - 의 서문과 다를 바 없다.
물론 시기적으로는 1349년 경으로 추산되고, 그 시절은 원나라 말기 청나라 초엽에 해당된다. 망우청락집으로부터 약 200여 년이 지난 시간.
내 책상에는 현현기경이 3권 있다.
1979년 일본 山海堂에서 하시모토 선생의 해설로 출간된 것.
1980년 일본 平凡社에서 오청원 선생의 해설로 출간된 것.
1996년 상해문화출판사에서 정리되어 출간된 것.
서로가 약간씩 다른 판본을 저본으로 하고 있기에 내용에 차이가 없지 않다.
어떻게 소개하면 좋을까.
묘수를 중심으로? 그거야 끝이 없을 터이고 또 요즘도 구할 수 있는 것들이니 다시 할 필요는 없으리라. 물론 몇 개야 할 것이다.
흥미 위주로? 무엇이 흥미의 기준인데?
아무렇게나? 곤란하지.
여하튼 대단히 재미있고 흥미를 땅기며 할 말도 많게 만드는 책이다.
내가 말을 줄일 수 있을까.
말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은
내 저 책을 밝게 이해하고 있다는 것을 전제하는 것이니
매우 난감하다.
내 아는 정도에서 약간만 하리라.
소개하는 정도에서 그치리라.
하긴 소개가 곧 처음이자 끝이 아니던가.
아마도 내가 모르는 부분도 아는 체를 하는 경우도 없지 않을 터인데, 아니, 꽤 많을 터이니, 진부하지만 다음 말로 오늘은 맺으리라.
애기가 여러분의 질정(叱正)을 바라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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