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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상일기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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江戶時代の囲碁の本 - 바둑의 정리-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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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반상 圖書 일기(10월 1일) - 江戶時代の囲碁の本 - 바둑의 정리-8
빗소리에 늦은 잠을 깨다.
11시 43분.
오늘 보니 참!
어제 내 일기 읽으신 분들께 죄송하다는 말씀밖에 드릴 게 없다.
처음에 쓰려고 한 게 무엇인지도 모르고 그냥 쓰다만 듯하다. 정말 죄송하다. 명절에 술 마신 것도 아닌데….
글을 읽어주신 분들의 말씀에 답을 드리려고 한 의도였던지, 아니면 정말 바둑책의 전반적인 기준에 대해서 쓰려고 했던 것인지 참, 그저 죄송할 뿐이다.
바둑TV에서 대학 동문전 해설을 한 적이 있다. 나는 좀 잘라 말하는 편인 듯하다. 잘 알지 못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그런 경향이 있으리라는 것은 추측 이상의 진실이 되겠다.
책상 위에 한 권의 책.
江戶時代の囲碁の本 (일본기원 편, 1996)
에도(江戶) 시대는 일본의 메이지 유신이 있기 전까지의 시대. 도꾸가와 이에야쓰가 전국시대를 통일하고 도꾸가와 막부(幕府)를 유지한 시대. 약 265년. 바로 그 시대의 초기에 바둑의 4대 가문에 대해 나라에서는 녹을 주었다. 어성기 제도를 유지하고.
하나의 가업을 이어가는 것이 과연 일본인의 보편적인 문화적 속성일까. 의문을 갖게 된다. 나는 역사가도 일본 전문가도 아니다. 그렇지만 의문이 간다. 봉건제도에서는 각자의 직업이 정해지는 경향이 있다. 제한된 영토 내에서 엄격한 신분제도가 강요되니까 말이다.
여하튼 그 덕분에 바둑은 지속성을 가지고 유지 발전될 수 있었다.
그 과정을 다른 측면에서 일목요연하게 파악케하는 하나의 책이 있다.
에도시대세 출판된 바둑책. 바로, 江戶時代の囲碁の本 (일본기원 편, 1996)이 그것이다.
바둑의 書誌學
바둑의 bibliography
책은 첫 장에 그림을 하나 싣고 있다.
풍속화가였던 歌川國芳(1797-1861)의 일본식 판화를 이용한 풍속화(浮世繪).
그는 바둑에 관한 작품만 20점 정도를 그렸다고 한다. 남았다는 것인지 모르겠다. 다른 그림도 보여주었으면 좋으련만.
방금 사진을 좀 뒤져 보았는데 그 그림을 담은 사진이 없다. 언젠가 구하면 보여 드리리.
대신 다른 그림 한 점을 보여드린다.
 19세기 말에 발간된 위기대합전(囲碁大合戰)이라는 책에 나오는 그림 중의 하나.
曲四目
일본에서 군웅이 할거하던 전국시대가 끝나고 전국이 통일되자, 민심은 평안을 찾고 예술은 성해졌다. 16세기 일본은 출판의 발전이 이루어진 시점. 포르투칼 등 해외와의 무역에서 얻은 기술적 혁신 중의 하나라고 하던가.
바둑에 대한 출판물도 나날이 융성해졌다. 版本과 寫本이 많이 출간되었다.
가장 오래된 版本으로는 算砂本因坊定石作物이 있다.
1607년 발간. 내용은 묘수풀이.
江戶時代の囲碁の本 p.9에 실린 算砂本因坊定石作物의 소개에는 다음과 같은 묘수풀이가 하나 덧붙여 있다. 첫 장인 듯하다. 본래 현현기경에 講武勢라고 나온 것이다. 오청원 해설의 현현기경(1980 平凡社)를 보니, 중국의 고전 國語에 三時務農 而一時講武라 나온다 한다. 4계절 중에 농사에 힘쓰는 시간을 셋으로, 국방에 쏟는 힘을 하나로 했던가 보다. 國語를 읽어보지 못했으니 잘 모르겠다. 역사책이긴 한데.
강무세
강무세 답
매우 어렵고 기민한 맥점이 많이 등장하는 묘수풀이다. 묘수의 숲이라고나 할까.
자, 다시 요약해 소개하자.
江戶時代の囲碁の本
81권의 판본과 8권의 사본을 제시하고 있다.
각 책마다 사진을 찍어서 책의 표지를 소개하고
저자와 편자, 내용이 어떤 것인지, 총 몇 페이지인지, 표지의 색은 어떤 것인지, 판형의 크기는 어느 정도인지(cm로 표시), 발행所(者)와 발행년도,
그리고 마지막으로 지금 현재(1996년) 소장자는 누구인지를 밝히고 있다.
내가 1978년 서강대학교에 입학했을 때다.
도서관이 맘에 들었고, 학생 수가 자연, 사회, 인문, 경제를 포함해서 660명이었다는 점도 맘에 들었다.
C관 lounge도 좋았다. 의자가 길어서 다리가 편하게 눕혀지고 낮아서 몸을 편하게 기대고 목이 높아서 허리를 마음껏 뒤로 젖힐 수 있어 좋았다.
그 연초록의 가죽과 큰 유리창으로 남서 두 방향을 펼친 실내는 정말 휴식하고 잡담하기 좋았다.
도서관엔 내가 그때는 별로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했던 書誌 담당 직원이 常住하고 있었고, bibliography는 따로 도서관 공간을 한 자리 차지하고 있었다. 가장 중요한 그 자리!
책에 대한 기본 정보를 모아놓은 bibliography의 목록이야말로 내가 도서관을 제대로 이용하려면 먼저 알아두어야 하는 곳이었다. 書誌學.
별거 아닌 듯하지만, 그렇지 않다. 서지학의 발달 없이 학문을 체계적으로 이루기는 어렵다. 모든 학문에 기초적인 자료의 도움을 주는 분야. 서지학.
江戶時代の囲碁の本(일본기원 편, 1996)이 바로 그 書誌이다.
그 구체적인 자료의 상세함에 있어서는 林裕의 囲碁백과사전도 미치지 못한다. 물론 백과사전은 이 책을 만드는데 기초 자료가 되었으리.
기초가 기초를 만든다. 그러니까 기초 없이 기초를 이루고 1층 없이 2층을 짓고 3층을 올리겠다는 생각은 다 허상이다. 沙上樓閣이란 좋은 말이 있구나.
왜 일본기원은 이런 책을 펴내려고 했을까?
당장 누가 볼 것도 아닌데 말이다. 실력 향상에 도움이 될 것도 아닌데 말이다.
그런데 말이다. 과연 그럴까?
실력이 늘고 싶다고 하자. 그러면 수법에 관한 좋은 책이 필요하리. 아니면 高手의 가르침을 옆에서 받아야 하리.
책은 어디서 오나? 고수는 어디서 오나? 땅에서 솟아 오르나? 하늘에서 떨어지나.
고수가 되려면 책을 봐야 한다. 그래야 고수가 된다. 어떤 책을 봐야 하나? 자신이 알고 싶은 바를 가르쳐주는 책을 봐야 한다. 아니면 자신보다 더 고수를 만나서 배우던지.
그런데 자신보다 더 고수는 어디서 배우나? 또 더-더-고수를 만나야 하나? 궁극적으론 그렇게 되리.
더-더-더-더-더 고수는 어디서 얻나?
한편으로, 고수는 바둑에만 전념해야 한다. 그러면 무엇이 필요하나? 먹고 살아야 한다. 누가 먹여주나? 바둑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먹여준다. 그런데 바둑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어디서 바둑이 자신의 삶에 가치를 준다는 가르침을 얻나?
바둑의 문화권이 전반적으로 널리 확산되어 있지 않으면 모든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
어떻게 문화권이 확산되나? 요즘 떠도는 낱말을 하나 쓸까. 홍보라 하든가? 홍보가 뭘까? 그건 바둑이 뭔가를 제대로 밝히는 것을 홍보라 한다. 오늘 이런 시합이 있었고, 그 승부는 어찌 되었고, 그것을 신문사 등에 빨리 알려주는 것을 홍보라 하지 않는다.
江戶時代の囲碁の本
비록 책에 대한 서평은 달지 않았지만, 그래서 그것은 매우 아쉽지만, 그것까지는 힘이 훨씬 더 드는 노력이 필요하리.
이 정도 책을 펴내는 것만으로도 좋다.
아! 그러고 보니, 내 江戶時代の囲碁の本에 대해서 기본적인 서지학적 지식은 여기 남겨두어야만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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江戶時代の囲碁の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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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江戶時代の囲碁の本
편자: 일본기원
주된 내용: 에도시대에 출판된 판본 81권과 사본 8권에 대한 지식 제공. 단, 책의 내용에 대한 설명은 제한되어 있음.
구성: 전(全) - 이는 단 한 권이라는 뜻이다. 모두 3권이 아니라는 뜻.
總頁數: 209.
표지의 색: 아래의 사진 참조
책의 크기: 쏘리. 이건 내 안 재어봤다. 나에게 자(尺)가 없다.
발행소: 일본기원
발행년: 1996
所藏: 지금 나도 한 권 갖고 있고, … 한국기원 자료실에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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江戶時代の囲碁の本이 바로 앞과 같은 형식을 따랐다. 사진을 몇 장 더 첨가한 것은 내 따라하지 못했다.
10월을 맞이하시라.
오후 1시 10분.
비가 멎었다.
산책 하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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