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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상일기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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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은담총 - 바둑의 정리-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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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반상 圖書 일기(9월 22일) - 좌은담총 - 바둑의 정리-6
봄도 아닌데 웬 우뢰?
봄에만 우뢰 지나가나?
雷라…
의미심장하다.
각별하다기보다 무겁고 강맹하다.
어릴 때는 몰랐는데 나이가 하나 둘 들어서야 알게 된 자연의 이치 중 하나가 우뢰이다. 우리말로는 우레라고 쓴다는데 나는 별로 그 표현이 어감에 닿지 않는다. 우뢰라고 쓰고 싶다.
하늘에 천둥이 지나간다. 우뢰. 우레.
큰 뜻이 지나가는 것이니, 오늘 쓸 책과 약간 인연을 맺어두는 것도 바람직한 일이리.
坐隱談叢
좌은은 바둑이니, 바둑의 역사와 기사들의 열전을 쓴 것이다.
列傳이라고 하니, 사기열전이 떠오른다만, 이 책도 그 수준인지 그 여부는 내 모른다. 그건 이 책을 읽는 분들이 판단할 일. 솔직히 나는 이 책을 읽을 시간이 없다.
깃털같이 많고 많은 날 잠만 자고 그 오랫동안 술만 퍼서, 시간을 탕진한 놈이 무슨 시간 타령? 아! 그러니까 타령하는 거다. 이제부터는 좀 시간을 아껴보자고. 하. 내가 말을 해도 과연 거짓부렁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온다.
좌은담총. 1904년 초간.
처음에는 5책으로 펴냈다. 그 후 1910년 3책으로 펴냈다.
지금 내가 보고 있는 이 寫本은 언제쩍의 책인가.
卷之三 맨 뒤를 들춰보니, 1910년 5월 25일 三版으로 나와 있다.
安藤如意가 저자인데, 如意는 号다. 이름은 안토우 토요지 安藤 豊次.
구하기 힘들었는데 이승우 선생이 사본을 한 부 주셨다. 그것도 벌써 7년 전이다. 아쉽게도 제1권은 없다. 바둑의 역사에 대한 부분은 그 1권에 있는 모양이다. 2권과 3권은 열전임을 분명히 알리고 있다.
가만, 내가 어디서 이런 자료를 찾나 궁금하신 분들이 있을 것이다. 그거야 간단하다. 좋은 책이 한 권 있다. 내일 쯤 소개할 책이다.
囲碁百科辭典(林裕 편, 1972 金園社)
바로 이 책이다. p. 276에 간단한 소개가 나와 있다. 이 책은 대단히 방대한 책으로 근 600페이지에 달한다. 내가 이런 책이 없어서야 어떻게 이런 사소한 글이라도 쓸 수 있겠는가. 기초를 제공해준 그 분에게 감사! 이 기회에 감사!
하야시 유타카(林裕). 이 양반이 또 대단한 분이다. 일본 바둑의 정리와 이해에 있어서 큰 업적을 남긴 분. 일본 바둑이란 게 우리 인류가 일으킨 바둑의 한 부분이니, 일본 바둑에만 그 업적을 국한시켜서는 곤란하겠다.
자, 그건 뒤로 미루고….
列傳
이 형식보다 더한 역사의 필력을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잠시 史記列傳을 꺼내본다.
史記列傳
사마천의 사기열전.
열전 제1 伯夷
열전 제2 管晏
열전 제3 老子 庄子 申不害 韓非
…
맹자는 열전 제14에 매겨져 있다.
나는 이 사기열전의 大義를 ‘역사란 무엇인가?’ 바로 그에 두고 있다. 그것은 다시 ‘정의란 무엇인가?’ ‘命이란 무엇인가?’ 바로 그에 이어진다. 그것은 伯夷叔齊를 제일 앞에 둔 것에서 이미 드러나고도 남는다.
너무 거창한 얘기를 했나보다.
大地에 雷聲이 울리니 내 마음이 그리 쏟아졌나 보다.
다시 돌아가자.
좌은담총 卷之一 卷之二
棋士 열전
그 부분만 얘기하겠다.
상세하다.
이리 시작된다.
碁院四家世系
本因坊家
安井家
井上家
林家
本因坊家
제1세 算砂(名人)
제2세 算悅(上手)
제3세 道悅(名人格)
제4세 道策(名人)
…
一世本因坊算砂
道の蘊奧む…
먼저 碁院四家世系를 밝히고 그 다음 각 가문의 世系를 밝힌다. 그 후에야 각 가문의 인물들을 하나씩 살펴보는 것이다.
一世本因坊算砂를 다루는 방식을 보자.
一世本因坊算砂
道の蘊奧む…
…(글쓴이의 설명)
本因坊日海大僧都略傳 菅生堂藏板休耕齊印
日海大僧都は寂光寺日淵上人の法弟也… (1차 史料)
초대 본인방 산샤는 바둑뿐만 아니라 장기에도 그 다다른 경지가 높았으니…(글쓴이 설명)
저자는 여기서 장기의 대국보도 보여준다. 대국자는 본인방 산샤와 大橋宗桂(先)으로 산샤가 이겼다.
七六步 三四步 六六步 六二銀 七六銀 … (1차 史料)
算砂二百回忌
文政5年(1822) 본인방 산샤의 200주기 추념회가 교토 적광사에서 열렸다. 바둑대회도 아울러 열었는데, 그 席上에서 荷田東麿(누군지 내 모르겠다)의 글이 올려졌는데 그 글은 다음과 같다.
久遠院寂光寺算砂日海上人…(1차 史料)
자료에 충실한 바가 이런 정도니,
그 참. 책을 이룬 노력에 대해 내 더 할 말이 없다.
책은 1904년 초간 이래, 자료를 더욱 널리 수집해서 1910년 訂增판으로 냈다.
좌은담총에 대해서는 이로써 나의 일기를 마쳐도 좋으리.
책의 뜻과 가치에 대해서 우리는 충분히 알 수 있으리.
제26도
바둑 한 판을 남겨두자. 1573-1591년 사이에 둔 것으로 백은 본인방 산샤다. 흑을 잡은 이는 鹿塩利賢. 130수까지 기록되어 있다. 백 불계승.
제26도라고 기록되어 있으니 좌은담총의 제1권에 이미 25개의 기보가 있음을 알겠다.
제3권의 제일 마지막 기보는 제126도다.
신뢰. 자신에 대한 신뢰. 자부심. 그것이 없다면 이런 책을 쓸 수 없으리.
자신이 쓴 글에 구할 수 있는 대부분의 1차 사료를 제시하는 정성을 들이고 있음만 보아도 알 수가 있다.
오후 4시 22분.
오늘은 9월의 21일. 그러나 내일 쓸 것으로 하자. 9월 22일자로 하자.
아, 깜박했다.
제2권 제19세 본인방 슈에이(秀榮) 편에 이런 글이 실려 있다.
本因坊秀榮君我師也我友也非獨碁道不師焉以義而友焉
余于丙戌秋被逐南海小笠原島其箙寄孤絶幾無與此世人亦共知也
其翌年丁亥春君忽至焉爲念我孤寄窮島也
其出入氣義豈獨在我而有(?)而已哉爲留三個月
余之所寓在于亂山中於日無人見每日只事搬土鋤草小築一庭園卽君與吾消笑
法夏初船至君將歸京爲書以贈留作異日幄手一笑之資
이 글 하나 보는 것으로 오늘 하루 값은 충분하다.
절절한 고독과 우정.
浮世의 뜻과 浮雲.
유배지의 김옥균이 슈에이에게 준 글이다. 庚子西의 詩를 써주면서 덧붙인 글이라 한다.
살가운 고독 가끔 하시라.
9월 22일 밤 02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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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개인적으로 슈우에이명인을 좋아하는데,기왕이면 문 사범님 한문 해석도 좀 해 주시면 더 좋았을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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老少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