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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상일기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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御城碁譜 - 주장하려면 설명을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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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반상 圖書 일기(9월 7일) - 御城碁譜 - 주장하려면 설명을 해야
밤이다. 9시 0분.
어제 어성기 제도의 선물 두 번째 보따리를 풀었다.
그런데 그만 하나를 빠뜨렸다.
중요한 내용 하나를 빠뜨렸다.
자화상을 주었는데, 그 자화상은 어떤 역할을 하는 것일까.
바둑이란 것이 - 바둑을 두는 행위인가? - 사회적인 의미를 갖고 있다는 메시지를 사회에 던진다.
낮에 산책을 나갔다. 가을은 언제까지 가을일까. 10월 중순 쯤이면 끝날까.
도서 일기를 생각했다.
어성기보. 저 책에 대해서 나는 어디까지, 무엇을 말해야 하는 걸까.
지난 해인가 버스에서 중학생이 읽고 있는 책을 옆에서 본 적 있었다.
쇼크를 받았다. 인터넷에서 떠도는 소설류 같은데 - 정말 난잡했다. 쇼크 받았다. 난삽이 아니라 난잡했다. 사고의 수준이 저토록 낮을 수가! 탄식했다.
산책에서 돌아오면서…
주장과 설명을 구별하는 문화적 토대가 과연 우리 나라엔 어느 정도 갖추어져 있는가 하고 의문을 던져봤다.
내가 정치학 박사이기에 받게 되는 주변의 묘한 어투가 있다.
네가 이론만 알지 현실을 뭐 알아.
할 말이 없다.
이론이란 무엇인가. 설명, 바로 그것이 이론이다.
우리가 바둑을 둔다. 그러면 이리 생각한다. 내가 저 수를 두는 이유는 이러저러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게 이론인 것이다. 굳이 가설까지 구별하지 말자.
논리적 근거가 있는 주장, 그것을 이론이라고 불러도 좋다.
현실을 단순화 한 거, 그것이 사회적인 것이든, 바둑이든 도박이든, 단순화 할 수 있다면 그건 훌륭한 이론에 접근한 거다.
우리 나라 학생들은 공부가 정말 필요하다. 2년 전 말빚 갚느라고 어느 대학에서 강의 한 학기 했었는데 그 때도 쇼크 받았다. 대부분 학생들은 주장과 설명의 차이를 모르고 있었다.
앞으로 우리 나라를 이끌어 갈 세대들이…
내 개인적인 소감 하나 더하자. 나는 2년 전 월드컵이 있을 때 C. Jung을 떠올리면서, 그가 1930년대 말에 남긴 논문을 떠올리면서 전율했었다. 바람, 유럽을 휩쓰는 바람, 그 예리하고도 정확한 예측이라니! 1류의 학자는 과연 1류다. 2류는 2류이고 3류는 3류를 절대 못 벗어난다.
어느 영향력 있는 시인은 그 때를 보고 우리 민족의 저력을 보았다는데 웃기는 얘기다. 시인도 공부하지 않으면 시인이라는 명패일 뿐이다. 하! 시인이 어디 있나. 세상에 시인이라 이름 붙이는 그런 시인이 세상 어디에 있나. 착각 정도가 아니다. 망상이 그런 거다. 예술인 마을? 그런 마을 옆에 사는 것을 부끄러워 해야 한다. 웃기는 거다. 선동적인 코메디가 그런 거다.
御城碁譜
이 책은 바로 그 점을 알려준다. 설명 없는 주장은 말도 안 된다고. 그 점을 알려준다.
기록으로 남은 기보. 그 기보를 보면서 연구에 연구를 거듭했으리.
그래서 300년간 진보한 거리는 지금의 프로 수준을 정점으로 한다면, 3점.
단순히 노력만으로 될 일이 아니다.
운전 면허 없는 놈이 밤새워 노력해서 운전하면 사고가 난다.
희망만으로 될 일은 더더욱 아니다.
그 300년의 거리를 채운 건 설명이었다.
그 점을 더욱 분명하게 말하면 300년의 시간이 준 것은 바둑에서도 설명을 간결하게 할 이론의 정립이 있어야 진보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나는 이리 본다.
御城碁譜
바둑의 세계에 국한 한다면 - 저 책은 인류의 유산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본 바둑이 정점에 다다른 1951년에 初刊, 1978년에 再刊.
그들의 자부심이 저 속에 담겨 있다.
300년의 성과 속에는
중국의 수준을 뛰어넘었다는 자부심이 있다. 아니다. 그 정도가 아니리.
인류가 바둑에서 발견한 頂点의 내용을 우린 가지고 있다.
그런 내용을 가지게 된 과정과 이유를 우린 안다.
그걸 여기에 보인다.
後人들은 배우라.
그 앎을 우리가 안다는 것으로부터 우린 다시 시작한다.
그런 자부심이 있으리.
자만도 때로는 필요한 법인데 자부심이야 당연히 가져야 한다.
근거 없는 자부심이란 건 열등감의 다른 표현일 뿐이다.
그래.
그건 그렇고,
과연 저 御城碁譜 속에는 무엇이 담겨있나?
다시 한 번 물어나 보자.
그건 우리가 지금 두는 바둑을 유심히 들여다보면 우리 스스로 알 수 있다. 굳이 저 어성기보를 보지 않더라도 말이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도 그 우리 속에 포함된다. 저 책이 무엇인지는 여러분도 알 수 있다. 여러분이 바둑을 둘 때 자신의 바둑 두는 행위와 바둑의 내용을 들여다 보고 싶은 일푼의 노력만 기울이면 알 수가 있다.
그러니까, 저 御城碁譜의 내용은 앞으로 내가 이 도서 일기에서 말하게 될 많은 내용에 다름 없다.
以上
御城碁譜 卷之一에서 卷之十
마친다.
9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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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햇빛 빨간 고추 널린 마당을 비추는 햇빛 같은 행마를 하고 싶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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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는오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