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사람
그는 타이젬 4단 이란다.
”타이젬 에서 4단이면 오로나 한게임 에선 5단 이상은 충분하겠네요.
바둑을 둘 줄 안다니 괜히 친근한 느낌이고 잘 해주고 싶다.
“들어온 지 2주도 안 됀 이가 말이 많아 5층(수술장 회복실 중환자실)에는 부적격입니다. 2층으로 내 보냈으면 합니다. 라고 보고하자 소장은 5층에 부적합하면 2층(영상의학과, 검사실)에도 안 되는 거 아닌가요? 라며 되 묻는다.
그는 한게임 5단 이란다.
약제부 이송담당 선임자인 그의 레퍼토리는 항상 내가 조실부모해서 이다.
누가 물어본 것도 아닌데 굳이 먼저 그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추석연휴에 신종플루 확진 환자들이 일반 약국들이 문을 닫아 약을 살 수 없어 타미플루 약을 원내처방을 해 주느라 약제부에서 전담진료소까지 약 배달을 부탁한 것을 자신은 몰랐던 일이라며 이해가 안 간다며 외래 응급실 약제 책임자들의 화를 돋운 것이다.
화가 치밀어 그에게 내뱉는다.
“지금 그러는 것이 소장을 욕 먹이고 회사를 한심하게 만들고 지난 한 달 신종 플루 전담진료소에서 일한 나의 노고를 물거품으로 만드는 것이다.” 라고 언성을 높이며 이 친구와는 앞으로 대화를 말아야겠군 속으로 다짐한다.
착하거나 말거나 회사에서 자신의 역할을 못 하는 것은 여러 사람을 괴롭게 만들고 죄를 짓는 것이군 하는 생각이 든다.
적어도 바둑을 둘 줄 안다는 것은 앞뒤 재가며 생각을 하고 미리 앞의 일도 예측을 하는 훈련이 되 있다는 것으로 좋게만 생각하던 내 자신이 착각이구먼 하는 생각이 든다.
바둑 두는 이들과는 대화가 수월할 줄 알았는데 겪어보니 그것도 아니다.
오히려 저런 사람이 바둑은 어떻게 배웠을까 싶다.
일요일 아침 병원으로 출근하니 여러가지 낭설이 무수하다.
“심 반장이 삼성으로 복귀하고 약제는 박반장이 옮긴데요.”
“심 반장은 원래 반장이 아니고 명칭만 편의상 부르던 것인데 약제는 티오가 12이어 한 명 과다니 빼는 것도 있을 수 있겠네요.” “박반장은 최근 본사에서 구설에 올라 조치가 있을 것 같았는데 창피하면 그만 두라는 것 일수도 있고 개연성이 있는 이야기들이네요.” 근데 그 이야기 출처가 어디죠? 약제? 그렇다면 헛소문일 수 있겠네요.
등산을 좋아한다는 휴일이면 암벽등반을 하고 온다는 콜 센터의 책임자는 사실유무를 알아보려 내게 묻지만 나도 알 수는 없다.
바둑을 좋아하던 아니던, 착한 사람이건 아니건, 동료들을 편안하게 하고 자신의 역할과 소임을 다하여 전체의 목표추구에 일조를 하는 것이 더 중요한 것인가 보다.
바둑이 특기라던 젊은 녀석은 그 정도 실력이면 특기라기 보다는 취미라고 했어야 옳았을 것 같은데 다행스레 취직은 했지만 신뢰성에 흠집이 난 것이겠지.
4단이란 녀석은 18살 어린 처에 술집을 했었다는 화려한 경력이지만 4단 보다는 그 점을 먼저 생각했어야 했던 나의 불찰이다.
5단이란 친구는 조실부모했다는 이야기를 앞세우듯이 성격에 결함이 있어 외골수로 바둑만 배웠나 라고 의심을 해 보았었어야 했던 것인가 자책이 된다.
바둑을 둘 줄 안다고 무조건 반가워만 하거나 긍정적으로 생각해서도 안되겠군.
그래 십인십색이라는데 바둑이야 무에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겠는가?
그래도 내 곁 내 벗들은 거의 바둑으로 맺어진 인연들인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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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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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공선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