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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산책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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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점에 얽힌 의문을 간단히 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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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문을 하나 가지고 있었다. 왜 자충의 맥은 대부분 두점의 형태를 갖는가. 묘수는 많은 경우 왜 두점의 형태 바로 옆에서 등장하는가. 나는 그 의문을 갖고 있었다.
대표적인 것이 하변의 백1. 1960년 12월 후지사와와의 대국에서 사까다가 둔 묘착. 저 수는 그 40년이 지난 다음에도 기사들이 꼽는 역사상의 묘수 첫째 둘째를 차지한다. 그 만큼 충격이었던 것이다.
까닭은 뒤로 하고 잠시 좌상귀를 보자. 흑2는 천년 전부터 알려진 유명한 맥점. ‘나’와 ‘다’를 맞보아 흑이 잡힌 듯하지만, 흑2로 산다. 흑2에 대해 백이 ‘가’에 두면 ‘나’에 두어 ‘다’와 ‘라’를 맞보기로 해서 산다. 1급이면 둘 수 있는 맥이다.
다시 한 번 살펴보자. 왜 우하귀 백1에 대해서는 그리 놀랐을까. 지금 눈여겨보시라. 좌상귀 흑2도 백 두점에 대한 단수의 위협. 우하귀 백1도 흑 두점의 단점에 대한 응수타진이다. 우하귀에서 백A 흑B 교환은 언제나 백의 선수. 그러므로 백1은 C에 끊겠다는 수다. 그래서 흑이 C에 이으면, 백은 백a 흑b 백c로 탈출한다. 흑d는 백g까지. 백1이 효과를 발휘해서 연결한다.
이제 우상귀를 보자. 백3이 묘수다. 다음 흑a는 백b를 두어 c와 d를 맞봐 흑은 잡히니, 백3에 대해 흑은 b 백e 흑f 패를 할 수밖에 없다.
우상귀 두점(▲)과 좌상귀 두점(△)이 같은 형태인가 아닌가. 이제 하변에서 문제의 두점을 찾기란 어렵지 않을 것이다. 굳이 표시가 없더라도 말이다.
간단히 설명하자. 돌이 하나일 때 단수는 눈에 들어오는 것. 그러면 두점일 때는? 좌상귀 흑2처럼 공배를 하나 메우면 곧 바로 백은 잇지 않을 수 없다. 당연하다. 돌이 두개이면 공배는 그 어떤 형태보다 최소가 되는 것이다.
그렇다. 돌이 두개일 때 그 옆에 붙이는 돌은 언제나 위협이 된다. 우상귀 백3과 a 두 개의 공간도 돌 두 개를 따낸 것이니 당연히 급소를 남긴다. 두점머리는 두드리라는 지침도 동일한 논리의 연장선에 서 있다.
그런데 말이다. 왜 우리는 하변 백1에 대해서 그리 열광했을까. 그건 앞서의 간단한 논리를 그 동안 아무도 제시하지 않았기에 그러하다. 설명이 있는 것과 없는 것. 설명이 존재하면 인식은 밝아지고 개념은 활용된다. 학문이 하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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