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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산책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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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분한 사활과 맥, 공부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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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활공부를 왜 하는가. 프로들은 왜 사활공부를 강조하는가. 모든 아마추어들의 의문이요 괴로움이다. 사활문제 푸는 것이 재미는 있지만, 따분하다 여기면 그보다 따분한 것도 없다. 생각하는 것을 누가 좋아하겠는가.
일반적인 답은 이렇다. 사활을 공부하면 수읽기가 강해진다고. 맥에 대해서 익숙해지며 감각 또한 양성된다고. 실전에 도움 된다고.
맞는 말이다. 그러나 의문은 여전히 남는다. 책에서 마주한 그런 문제는 실전에서는 거의 찾아볼 수 없지 않느냐고.
나의 답을 드리기 전에 먼저 기보를 보자. 우변 백1에 대해 흑2가 좋은 맥점이다. A와 B를 맞봐 백의 일부를 잡으면서 흑은 연결한다. 이제 좌변을 보자. 백5가 가능하다. 이후 흑a에 대해서는 백b가 급소로 흑은 백을 잡을 수 없다. 왜 그럴까. 좌변과 우변 돌의 형태는 서로 다르지 않은데 말이다. 이런 현상이 나타난 이유는, 돌의 형태는 같지만 우변에 비해 좌변은 한 줄 더 변에서 멀어져 있다는 점에 있다.
바로 그것이다. 우리가 맥과 사활을 공부하면서 얻는 것은 돌의 형태에 숨어있는 맥점에만 그치지 않는다. 반상을 알게 되는 것이다. 바둑은 두 개의 큰 기둥으로 서 있다. 하나는 19줄 선분과 선분이 만나서 결정된 반상의 구조. 귀와 변과 중앙의 구조가 바로 그것이다. 다른 하나는 돌의 형태.
사실 사활과 맥을 공부하지 않더라도 우리는 자신도 모르게 귀와 변과 중앙의 차이점을 느낀다. 그러나 사활을 공부하면 그 차이점은 더욱 깊이 인식된다. 왜 그런가? 그건 모든 묘수와 맥이 귀와 변이라는 조건을 떠나서는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맥점은 돌의 형태에서만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중앙에서는 실패하는 같은 한간의 맥이라도 변에서는 성공하고 귀에서는 새로운 반격 또한 만나게 된다. 맥은 조건에 달린 것.
조건에 따라 결과가 다르다는 사활공부의 학습은 바둑의 이해에 실로 필요하다. 동일성에의 주목도 없어서는 안 되지만, 조건이 차이를 가져온다는 인식과 이해는 못지않게 요긴한 것이다. 그것은 반상에 국한되지 않고 세상사에서도 그러하다고 하면, 진부하고 또 도식적인 얘기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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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꼬릿글 쓰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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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ineltd |
｜ 2005-09-07 오전 12:27:00 [동감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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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의견에 한마디 |
사활공부가 프로에게도 지루한 경우가 있다니.. 반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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