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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석의 넓이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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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석의 산책 - 신포석 - 개념의 놀이 - 세력과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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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반상 일기(6월 16일) - 포석의 산책 - 신포석 - 개념의 놀이 - 세력과 속도
오후 2시 05분
어제 그런 얘기 했었다.
세력이 알려지고 난 다음에 반상이 넓어졌다.
반상이 넓어지니까, 뛰어놀아야만 한다. 걸어다니는 것은 느리다.
뛰는 것을 발 빠르다고 표현한다.
다음 흑1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넓혀지는 반상이라는 느낌은 오지 않으시는지?
넓혀지는 반상
다음 좁아지는 반상과 비교하면 되리.
좁아지는 반상
좁아지는 반상과 비교할 때, 넓혀지는 반상이 좌변의 폭을 넓히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이상이다. 반상 전체를 흑에게 넓히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좀더 분명하게 잡히는 기보를 하나 볼까.
백5가 급소다
이 기보 - 백5가 급소다 - 에서, 백5를 7에 두고, 흑이 이어서 5 자리를 차지하는 수순을 놓아보시라. 큰 차이를 느끼실 것이다.
세력이란 것은 높직이 대 臺를 세우는 것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반상에서 상대의 폭을 좁히고, 나의 폭을 넓히는 것, 그것이 좀더 바람직한 세력의 정의이다.
물론 기보 - 백5가 급소다 -에서 백5가 급소가 되는 까닭은 좌상귀 흑의 세력이 배경으로 자리잡고 있음에 그 기본이 있는 것도 사실.
바둑이 저런 식으로 폭이 넓혀지거나 좁아지는 것을 생각한다면, 초반에 넓은 공터가 존재한다고 곧 반상이 넓혀지는 것은 아니며, 또 중반 이후에도 얼마든지 더욱 넓은 공터가 존재할 수 있음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넓은 세상이 지나가더라도 언제나 더욱 넓은 세계가 다시 반상에서 잡혀질 수 있는 것이다.
신포석의 시대가 보여준 것은, 우리에게 남겨준 것은, 바로 그 점으로 압축될 수 있다.
…
포석의 단계에서, 반상에 균형점이 있다면, 그것은 곧 반상을 넓히는 자리, 바로 그 자리를 말한다. 그 자리를 빨리 찾아가는 것을 속도감 있는 포석이라고 부르자. 속도는 세력과 별개인가? 기타니는 세력, 오청원은 속도를 찾아다녔다. 그러나 세력에 대한 이해 없이 속도 없고, 속도에 대한 이해 없이 세력 없다.
2시 25분.
2시 50분.
그렇군. 설명은 어려운 것. 솔직히 나 자신도 잘 모르겠다.
그렇다면 말이다. 설명의 대상을 문용직으로 좁힌다면 어떨까? 설명하는 사람도 문용직이고. 그러면 설명이 쉽게 흘러나올까.
문용직 군.
자네가 설명해 보게. 자네가 자네에게.
신포석 시대가 우리에게 남겨준 것이 무엇인가를.
신포석 시대가 진실로 찾은 것이 무엇인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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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개의 개념이 있었다. 그 이전에 뚜렷하지 않았던.
세력, 발전성, 속도, 균형.
그 개념들이 반상을 엮어가는 데 매우 도움이 되었다. 실전에서 증명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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以上, 강의를 마친다.
되었을까? 이 정도면 되었을까?
충분하지는 않더라도 그쯤으로 그만두라.
개념을 주었다.
그 개념으로 반상이라는 세계를 각자 잘 알아서 꾸려가도록 우리에게 주었다.
우린 그 개념 이상의 개념을 그 이후 못 만나고 있다.
그 이전에는 물론 - 아주 없었는지는 몰라도 - 없었던 개념.
개념 없이 세계 없다.
개념 없는 세계를 우린 신화 神話로 대신해왔지만, 언어가 존재한 다음부터는 개념 없는 세계를 우린 만나기 힘들다.
세계는 개념으로 구성된다.
만약 신포석 시대가 제시했던 그 개념보다도 다른 개념을 사용해서 더 넓은 반상을 꾸려갈 수 있었다면, 그건 이미 신포석의 패러다임을 넘어선 것이 되었을 것이다.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나고 있을지도 모른다. 우리가.
신포석 시대.
그것은 새로운 개념을 제시한 시대였다.
그 개념을 활용해서 우리가 얻은 반상의 이론은,
2연성
3연성
화점포석
중국식포석
3三포석
우주류
…
그런 것들이고.
모호한 반상에 개념들이 뛰어놀고 있다.
우리는 그런 개념들로 바둑을 구상한다.
물론 수읽기와 감각 없이는 개념들을 이론으로 꾸미는데 한계가 있을 것이다.
오후 3시 11분.
정말, 알 듯도 모른 듯도 하다. 오늘만 이런 걸까. 아니면 내 한계일까. 내 한계라면, 그것은 우리 바둑의 한계이다. 현대 바둑이 제시하는 설명의 한계이다. 나는 바둑에서 이 정도의 자부심은 갖고 있다. 더 나은 설명을 못 만났으니까. 과문 寡聞인가. 누군가 나의 좁은 안목을 크게 질책하면 좋겠다. 나 혼자 씨름하는 걸까.
그래도 포석의 산책을 약간은 더 해 보련다. 부끄러운 점이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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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hoice1 |
｜ 2005-07-14 오후 7:33:00 [동감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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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의견에 한마디 |
ㅎㅎ 항상 부족하다는...부끄럽다는 자책,자의식이 발전을 낳지요..충분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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