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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상일기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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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사와의 창작집 - 묘수풀이집-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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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반상 圖書 일기(11월 3일) - 후지사와의 창작집 - 묘수풀이집-5
11월의 셋째 날 아침 08시 39분.
아침은 커피다. 어제 밤 늦게 마신 술 한 잔에 우동 하나. 그것이 이리도 부담을 준다. 난 이제 술은 마실 수 없는가보다. 겨우 한 잔인데도 이리 힘을 빼앗아가니, 몸과 정신에 이리도 힘을 앗아가니, 내 이제 자숙해야 되는 시절이 왔나보다.
그래도 좋으리. 술 아니면 차.
1976년 대만에 갔을 때다. 고교생 대회. 만찬에서 술 대신에 차를 드린다. 그렇게 누군가 말했었지. 그 당시의 난 술을 주면 더욱 좋은데 말이다. 수호지에도 나오지 않던가. 경양강 호랑이 잡은 무송이 싸우러 갈 때, 不過三이라고 하지 않던가. 술 석잔 없으면 술집을 지나칠 수 없다고. 술을 한 푼어치 마시면 힘도 한 푼. 열 푼의 술이면 힘은 열 푼.
술에 대한 자만이야 고금에 걸쳐 영웅과 필부의 공통된 낭만이다.
좀체 정신이 맑아지지 않는군. 그래. 어디 후지사와 선생의 술 얘기나 들어볼까. 아니지. 술 대신에 그 분의 묘수집이나 들어가 볼까.
이 양반이 정말 만만치 않다.
다음 문제는 1945년 7월의 작품. 그렇게 딱 부러지게 날짜를 적어두고 있다. 1945년이면 이 양반 20대. 나이가 몇 살인가 찾아봤더니, 2000년 년감에 이 양반 사진이 없다. 하하. 웃자. 아마 단 발행 문제로 일본기원에서 제명당한 때인가 보다.
1945년 7월-문제
흑이 먼저 둔다.
어려운 문제다.
그러나 어려워서 놀란 게 아니다. 메모를 해 둔다는 게 놀랍다.
秀行創作詰碁傑作集
1980년 일본기원이 발행한 사활묘수집이다.
하긴 놀랐다. 4년 전 봄에 이 분 집 갔을 때다. 공부를 하고 있지 않던가! 하! 정말 놀랐다. 공부 안 하는 세상에서 공부하는 세상으로 내가 들어간 때문인가. 기보에 메모를 해두고 있지 않은가. 메모를 하고 있는 중이었다. 내가 방으로 들어갈 때는 이 분이 기보와 바둑판을 앞에 놓고 공부하고 있을 때였다.
자리를 마주 하고 앉았을 때, 내 뒤편에 무엇이 있었던가. 벽에 기보가 꽂혀 있었다. 정말 감탄했다. 실전에서 물러난 나이. 책을 쓰려는 것도 아님을 알 수 있었다. 누군가에게 口述하려는 준비도 아니었다.
나에게 물었지. 이창호의 며칠 전 바둑 보여 달라고. 등 뒤에서 아차! 소리가 들렸다. 가까스로 기억을 더듬어 반상에 돌을 놓아갔었다. 선생은 자신의 의견을 제시했다. 굳이 누가 들을 것도 아니었다. 나와 안영이 선생, 그리고 후지사와 선생. 세 사람만 자리 잡은 자그마한 한 간 방.
秀行創作詰碁傑作集
대단한 책은 아니다. 그러나 대단하다고 말하지 않으면 그 또한 틀렸다.
상당한 책이다. 쉬운 것부터 어려운 수준까지 163개의 문제를 실었는데, 아마도 쉬운 것은 책을 내기 전에 하루 저녁 잡아 주루룩 만들지 않았을까. 그런 짐작도 그리 큰 결례는 되지 않으리.
방금 돌의 형태를 훑어보았다. 쉬운 것도 창작임을 알겠다. 가벼운 문제는 없다. 쉬운 것은 있어도 가벼운 형태는 없다.
모든 창작에는 자신의 색깔이 반드시 들어가는 법이다. 보면 알 수 있다. 숨길 수 없다. 어제 내 오청원 선생과 사까다 선생의 작품집에 대해서 그리 선명한 색깔이 없다고 말했는데, 오늘 아침 내 다시 들여다 봤다. 나의 말을 수정하겠다.
모든 말은 목에 가시로 걸린다.
열심으로만들지는 않았으리. 그러나 색깔은 저마다 다르다. 선명도에 대해서는 내가 기준을 만들지 못하는 한 말할 수 없다. 나는 알아는 보겠다만, 작품의 색깔에 대해서는 말할 수준이 아니다. 나는 이 수준이다. 내 눈매는 예리하지 못하다.
어렵구나. 창작품에 대해서 기준을 하나 갖는 게 어렵구나. 내 능력 밖인가. 누군가 말한 거 없을까….
독자 여러분이 하나 제시해 주시면 어떨까.
1945년 7월-문제
다음 문제가 기준 설정에 도움이 될까. 하변은 흑이 먼저 두고, 상변은 백이 패를 낸다.
1942년 2월 작품
아주 어려운 문제 하나 드린다. 이 양반이, 프로도 몇 시간 고생해야 하지 않을까, 그리 자부했다. 1942년 2월의 작품이다. 과연 어렵다.
09시 41분.
커피를 다시 한 잔 하겠다. 이미 아침은 시작되었고, 날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활기찬 하루 하시라.
참, 답!
1945년 7월-답
기준 설정-답
1942년 2월의 질문에 대해서는 2004년 11월의 넷째 날에 답을 드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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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문제는 답이 두 개 아닌가요?가로부터 (6~18)자리에 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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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짜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