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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상일기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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加田의 걸작詰碁- 묘수풀이집-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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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반상 圖書 일기(11월 1일) - 加田의 걸작詰碁- 묘수풀이집-3
11월의 첫째날 오후 2시 41분.
가다(加田) 九단의 걸작힐기.
나는 이 분이 얼마나 많은 묘수풀이 책을 썼는지 모른다.
내가 가진 것은 불과 다섯 권. 아마 짐작컨대 훨씬 많을 것으로 본다. 어떻게 아느냐? 묘수풀이의 형태를 보고 알았다.
나는 이 분의 묘수풀이를 어떤 기준으로 평가해야 할지 모르겠다.
언젠가 발양론을 평가할 때 불완전하고 불안정하다는, 그래서 열린 세계와 닫힌 세계의 통로가 되기에 古今 제1로 꼽았었다.
이 분의 묘수풀이는 실전적인 인상은 그리 많이 주지 않는다. 아니다. 내 실전적이라는 말은 취소하겠다.
실전적이라는 표현만큼 모호한 것이 드물 것이다. 특히나 바둑에서는 말이다.
정치인을 두고 그 행동에 대해서 정치적이다, 아니다, 구별하는 것과 다름이 없다.
먼저 이 분의 독특한 묘수풀이를 하나 선보이겠다. 답은 뒤에 드리고.
가다의 답-1
모두 4개인데 그 모두가 하나의 형태에서 파생된 것임을 알 수 있다. 이것이 이 분의 독특한 문제 형식이다.
제일 어려운 것이 무엇인가. S급으로 분류된 좌변이다. 그 다음이 A급인 하변이고, 우변과 상변은 C급이다. 우변은 흑이 먼저 둔다. 다른 문제는 모두 백이 먼저 두고.
대략 이런 식이다. 하나의 문제로부터 파생형이 대략 5개 정도. 고급의 문제부터 중급의 문제로. 모호한 돌의 형태로부터 구체적인 형태에 이른다.
이거 쉽다고 생각하면 큰 코 다친다. 가끔 심심할 때 풀어보는데, 아, 깜박 깜박 사고의 맹점을 찌르는데 있어서는 이 분의 묘수풀이 만한 것이 없다.
그래서 슬며시 책을 내려놓기도 한다. 던질 수야 없다. 때로는 던지고 싶기도 하다. 생각에 생각을 거듭해도 항상 놓치는 맥이 하나 정도는 꼭 뒤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프로가 되었으니 다행이기도 하다. 만약 프로를 지망하는 학생이라면 정말이지 안 보려 해도 아니 볼 수야 없을 것이고, 던지자니 자존심 구겨지는 일이 될 것이다. 승부와는 거리가 먼 프로이기에 다행이다.
구상에서 추상로 넘어가는 단계에 있는걸까. 그런 공부가 바둑에서도 필요한 걸까. 그래도 다행이다. 그 고약하고도 천재적인 화가 M. C. Escher의 그 아리송한 aschending descending도 아니고 watarfall도 아니며 moebius strip도 아니니까.
아니다. 꼭 그런 계단을 밟는 듯한 기분도 든다. 아무리 층계를 밟아 올라가도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는 그 끝없는 윤회. 발전이라도 할 수 있는 걸까. 진화라는 게 가능한 걸까.
그에 대한 가다 선생의 답이 있다.
물론이다! 있다. 있고 말고.
그건 맞다.
1) 실력이 늘면 복잡한 미로도 쉽게 넘어갈 수 있다.
2) 이런 형태의 문제에 익숙해지면 곧 생각의 힘을 얻게 된다.
그러나 나는 의문을 갖고 있다. 앞서 보았던 그런 형태의 문제를 끊임없이 소화한다고 해서, 과연 너르디 너른 생각의 지평을 열어젖힐 수 있는가? 맥과 수순, 형태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을까?
그 점에서 나는 이 책이 부족하다고 본다. 왜냐? 그건 이 형식의 묘수풀이가 갖고 있는 전형적인 한계 때문이다.
한계는 어디서 오는가?
1) 문제를 풀어서 얻고자 하는 바둑의 실력이 있을 때 그 도달하는 과정의 효율.
2) 발양론이 앞서 제시했던 그 불안정하고 불완전한 형식을 갖추지 못한 때문에 오는 형식에의 제약.
이상의 두 가지 점을 지적할 수 있다.
그러나 장점 또한 없을 수 없다. 한계라는 것이 대부분 본질적으로 갖고 있듯이 한계는 곧 능력을 말해주는 접경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가다 선생의 묘수풀이가 갖는 장점은 우리가 쉽게 얻을 수 없는 사고의 맹점, 그 맹점을 넘기는 집중적인 훈련을 할 수 있다는 데 있다.
아마추어는 고생하리. 다 풀고자 하면 고생만 하리. 적당한 수준을 갖고 놀아야 하리.
프로가 되고자 하는 학생들은 이러한 형식의 묘수풀이 공부를 어디쯤에서 그쳐야 할지 고민하리. 무엇보다 책 한 권에 A B C S 급이 함께 모여있다. 과연 C 수준의 학생이 C 수준의 문제만 풀고 말 것인가? 선생이 그리 한계를 정해주었다 해서 과연 B급 문제를 풀고 싶은 욕구와 도전의식을 잠시 옆에 제쳐둘 수 있을 것인가.
자칫하면 시간의 낭비를 가져올 수 있다.
아마추어는 보면서 즐기면 된다.
그 점에서 이 분의 책은 특히 아마추어를 배려한 책이다. 어떻게?
加田克司 傑作詰碁(4) (1990, 동경: 성문당신광사)를 보면
54개의 문제를 약 200 페이지에 걸쳐서 각 페이지에 참고도3개로 설명하고 있다. 그러니까 문제 하나에 참고도를 평균 10 정도 제시하고 있다. 굳이 바둑판에 돌을 늘어놓지 않더라도 눈으로 확인할 수 있게끔 했다.
학생은 선생의 도움을 받아 적당한 공부의 량을 받아서 공부할 책이요, 아마추어는 언제나 꺼내보고 머리 아프면 집어던지고, 그리 즐기면 될 책이다.
매우 독특한 책이다.
앞서의 문제에 대한 답을 드리겠다.
순서는 좌변, 우변, 하변, 상변으로 했다.
가다의 답-1
그런데 문용직은 이 답을 스스로 찾았을까? 하하. 난 그리 못하겠다. 왜 내가 머리 싸매며 아리송한 답 속에 들어가야만 하나? 즐겁기는 할 터인데, 책에 나온 참고도를 따라서 답을 빌렸다. 할 수 없다.
자칫하면 맹점 속에 갇혀서 내가 못나올 수 있다. 오늘 해가 넘어가도록 못 나오면, 아직 점심도 아니 한 내 허기는 누가 채워주나?
문제 하나 드릴까? 그러면 분명히 나에게 뭐라고 하실 분도 있을 것이다. 왜 저 문제를 남겨서 이리도 손을 못 빼게 하고 머릿속을 헝클어놓지?
안 드리겠다. 사실, 이미 약간은 드린 거와 다름없다. 앞서의 답에 대해서 의문을 품는 분이 계시다면 말이다. 혼자 힘으로 풀겠다고 10년 결심을 하셨다면, 그건 벌써 힘든 싸움 속에 들어가신 거다. 그건 내 탓이 아니다. 권하지 않는다.
오후 3시 03분. LG배 관전을 하러가자. 가다 선생의 문제 속으로는 들어가지 말자.
산책을 나갈까, 바둑을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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