投石(2)
선비만석
“수제자” 그는 하카닭과 함께 오로의 애기가들 가슴을 밤마다 벌렁거리게 하는 국내 2인자로서 하카닭과는 거의 대등한 실력을 보이면서 승률도 반반 이였으며 여타 왕별들과의 대국에서 별로 스릴 있는 대국을 임하지 못하였는지 한 동안 오로 대국실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다가 대머리에 대해 애기가 들로부터 전해 들은바 있어서 대머리와 한판 승부를 은근히 하고 싶었다. 그러나 대머리의 기풍이나 실력을 미리 알지 못하고 덤볐다가는 자신의 명예에 먹칠을 할 우려가 있으므로 대머리가 두는 바둑을 자신의 다른 아이디로 접근을 하여 지켜보았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 이라 하지 않던가.
그는 자신의 승률이 좋은 밤 열시 이후에 오로 대국실에 입장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대머리의 기풍을 연구하기 위하여 대머리가 두는 바둑을 몇 번 보았으나 약하다는 인상은 받지 않았으며 아주 평범하고 알기 쉽게 두는 바둑이라는 것과 기풍이 이창호 프로의 바둑인 것 같은 느낌도 받았으나 끝내기 솜씨로 보아 박 영훈의 바둑 같은 느낌도 있고 그로서는 종잡을 수 없는 바둑이였다. 그런 바둑을 두는 것을 보아서는 아주 강한 프로의 냄새가 나기도 하였지만 프로가 오로에서 바둑을 둔다는 것은 풍문으로 들리는 설이지 실제로 두는 사람은 없다는 것이 그의 판단 이였다.
수제자가 오로 대국실에 모습을 드러내기 위하여 사전 준비를 하는 동안 대머리는 여타 왕별들과의 대국을 하면서 자신의 기풍을 드러내지 않으려고 많은 애를 썼다. 수제자가 혹여 자신의 바둑을 지켜보고 있을 것 같은 예감이 들어서였다. 그저 평범하게만 두어서 별다른 기풍이 없는 듯 보이기로 하였다. 싸움닭 같은 자신의 진짜 기풍을 드러내면 수제자는 싸우기 보다는 상대방의 예봉을 슬쩍 비켜가면서 실리를 위주로 견실하게 두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세상에 두 영웅은 존재하기 어려운 법. 오로대국실의 진정한 승부사를 가리기 위한 진검승부의 날이 다가옴을 두 사람은 어쩌면 동시에 느끼고 있을 지도 모른다. 하카닭은 수제자와 대머리가 서로 대국을 하기위해 눈치를 보고 있다는 것을 알고는 그들의 대국이 성사되기를 기다렸다. 두 사람의 도전을 항상 받는 처지에 있던 그는 그 두 사람이 싸우는 것이 새로운 흥미를 불러일으키고 인터넷 바둑에도 상당한 흥밋거리로 떠오를 것이기 때문이다.
대머리는 수제자가 입장을 하자 우선 일대일 대화를 하였다. “안녕하세요?” 대머리의 대화를 받은 수제자는 가슴속에 무언가 알지 못할 것이 뭉클거렸다. “안녕하세요?” 대화를 하기위해 대화창의 기본 대화를 누르는 수제자의 오른쪽 인지손가락이 떨렸다. 서로가 한판을 해야 하는 운명의 시간은 그렇게 주어졌다. 10분에 20초 3회의 대국신청이 대머리에게서 들어오자 수제자는 얼른 수락을 하였다.
대머리의 흑번이다. 수제자는 대머리가 흑번인 경우에는 패국이 없음을 알고 있다. 흑을 들고는 대머리가 항상 선착의 효를 보고 있다는 증거다. 그러나 백번으로도 70%의 승률인 수제자는 편히 마음을 먹기로 하였다. 대머리의 첫수가 반상에 떨어진다. 좌 상귀 화점이다. 대머리는 흑번인 경우 화점 바둑을 즐겨 두었다. 한참을 생각한 수제자는 실리로 판을 짜기로 하였다. 첫수를 우하 귀 소목에 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