邂逅 그리고 離別(1부)
선비만석
토요일 새벽 다섯 시 알람이 울렸다. 졸린 눈을 비비면서 자리에서 일어나 세수를 한다. 샤워도 대충하고 머리손질을 하고나서 아침을 먹는다. 그리고 차를 몰고 속초를 향해 떠난 시간은 여섯시 삼십분 아침 일곱 시 이십분에 북 대구로 가는 시외버스에 탑승하기 위해서다. 몇 달 만에 다시 모이는 통칭 나도 작가 인들의 모임은 내가 사는 고성에서 최초로 작년에 모였지만 그사이 기하급수로 불어난 나도 작가들의 열화와 같은 만남의 소망이 이루어 지기위하여 대구에 사는 팔공 선달 이와 도리 124님의 애쓰심 덕분이다.
버스를 타고 가다가 선달이 에게 전화를 하였더니 도리님이 마중을 나온단다. 피곤하여 잠시 눈을 부치기로 하였다. 비만한 나의 몸 때문에 차안에서 천둥치는 소리를 내는 코 골이 가 걱정이 되었으나 어쩌랴 생리적 현상인걸......잠든 나야 코를 고는지 알 수 없으니 그냥 골아 떨어졌는데 잠시 눈 붙였다 뜨니 강릉이란다. 잠시 하차하여 화장실에서 거시기를 보고나서 이른 아침을 먹은 내 뱃속이 먹을 것을 요구하여 비만이고 뭐고 생각할 겨를 없이 가게에 들러서 예전부터 좋아하던 크림빵을 세 개나 샀다. 그리고 물 한 병까지 사니 거금이천사백원이다. 버스를 다시 타고는 한숨에 빵 세 개를 날름 해치웠더니 내 배도 미안한지 빵빵해 진다. 이러니 살 빼기는 애초에 그른 일이다. 하지만 올 여름 되기 전에 이십 키로를 빼야 하는데 과연 내가 해 낼 수 있으랴.
빵을 먹고 나니 또 졸린다. 요즈음은 버스가 너무 시설이 좋아서 누우면 편하고 잠이 스르르 들게끔 만들어져 있다. 먹고 자고 하는 일이 일상이니 살집은 점점 불어난다. 하지만 살 빼는 것이 어디 쉽나요. 또 눈을 잠시 붙인다. 그 사이에 버스는 냅다 달려서 단양휴게소에서 잠시 정차한다. 다시 내려서 거시기 생리적 현상을 해결한다.
대구 북구 버스터미널에 도착한 시간은 정확히 열두시 이십육 분이다. 차에서 내려 도리에게 전화를 하였더니 금 새 달려 나온다. 몇 달 만에 보는 그의 푸근한 인상이 왜 그리 정겨운지 악수와 포옹을 하고 나서 모이기로 한 삼계탕 집으로 도리의 차를 타고 달렸다. 삼계탕 집에 도착하여 한 이십분 기다렸을까. 그동안 나도 작가 난에서만 이야기를 나누었던 용마형님 이청작가, 영바모, 박민식, 소라, 3쿠션을 만나니 모두가 낯설지 않아 반갑다. 그동안 인터넷상에서의 교류만으로도 우리는 전혀 낯설지 않고 정겨움을 느끼는 것에 아무런 이의가 없을 것이다. 아무래도 전생에 인연이 깊었던 사이들이 아닐까?
삼계탕으로 점심을 먹고 나서 팔공산으로 향했다. 그곳에 숙박을 정해 놓아서 모두들 대구의 유명한 팔공산으로 가느라 부산을 떤다. 목적지에 도착하여 보니 우리를 환영하는 프랭카드가........ 아이고 감격.......그 자체로 소이다.
짐을 부리고 잠시 담소를 나누다. 우리는 手談으로 무언의 대화를 시작했다. 열명이 토너먼트를 벌였다. 오랜만에 바둑판을 놓고 바둑을 두면서 바둑돌의 촉감을 느껴보니 인터넷에서 마우스를 누르던 기분에 어찌 비하랴. 바둑을 두면서 찐한 감정을 교감하는 이 기분을 바둑 인이 아니면 어찌 알 수 있으랴 명칭은 나작인 바둑대회.......승부에 초연하여 한수 한수에 정을 담아 수담을 나눈다. 나는 첫판에 저니와 두게 되었다. 오로공인 육단 저니 만만치 않은 바둑인데 어허 아무래도 나에게 접대 바둑을 두어 주는 것 같다. 저니 에게 이기니 선달이가 2회전 올라와있다. 선달이도 접대바둑.....손님 접대를 확실히 해준다. 선달이를 이기니 3회전은 3쿠션이다. 첩첩 산중이네..........3쿠션 내 등치에 압도당했는지 아니면 나의 가공스러운 화력? 앞에 압도 당했는지 “아이고 만석형님은 완전히 깡패바둑이네.....” 하면서 항서를 쓴다.
결승은 박민식이와 두게 되었다. 영문학을 전공한 박 민식 시인.......오로에서 나와 같은 오단의 실력이다. 결승에 오르니 사람의 심리는 이기고 싶은 욕망이 따르기 마련인데 이외로 아무런 생각 없이 바둑을 즐기면서 두는 나 자신이 신기했다. 그러다 보니 판이 잘 짜인다. 결국 승리를 하였다. 어험험.....우승이다. 어사화를 꽂고 행진을 해야겠다. 상품은 오로에서 기증한 동아일보 국수전 오십년 발자취를 기록한 “國手山脈” (박해진 집필)책자이다. 기분이 째지누나.
바둑이 끝나고 오리불고기에 주거니 받거니 동동주와 소주가 오간다. 취흥이 무르익을 무렵 대구의 바둑동호회 모임인 팔공회 회장님과 간부진들이 방문을 하여 주시고 격려를 해 주신다. 너무 고맙다. 애기가 들은 이렇게 정이 많다. 밤 이슥하도록 수담과 몇 순배를 돌아온 술잔에 피곤해진 몸을 누여본다. 나의 비만에서 오는 엄청남 위력의 코 골이 소리를 자장가 삼아 잠을 청하는 나도 작가 회원님들 미안합니다. (1부. 끝)

뒷줄 좌에서부터 3쿠션-영바모-선비만석-용마5-도리124
앞줄 좌에서부터 소라-저니-팔공선달-박민식-이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