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語안하면 世界化가 안 되나?
선비만석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우리나라 사교육의 고비용을 없애고 공교육의 정상화를 위해서 영어로 수업을 하는 영어교육을 확대하고 또 영어 이외의 과목도 영어로 수업을 한다. 라는 거창한 구상을 언론에 마구 뿌렸다. 이 문제로 나라가 들썩거린다.
영어는 물론 세계의 공용어이다. 영어보다는 한글의 우수성이 높지만, 우리나라의 국력이 세계 공용어로 한국어를 쓰도록 하기에는 워낙 미약한 터라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도, 인수위의 이 대책이 발표되자 이 땅의 어머니들은 머리가 지끈거린다.
강남의 부자들이야 사교육비가 높을수록 자신의 부를 남들에게 과시할 수 있어, 떵떵거리면서 자신의 아이들은 영어학원도 가장 시설이 좋고 월 150만원씩 하는 학원교육비를 내면서 가르치지만, 가난한 시골의 아이들은 어쩌란 말인가. 시골 아이들뿐만이 아니다. 도시의 서민층 아이들은 또 어쩌란 말인가. 150만원이면 9급 공무원 한달 월급이다. 영어 교육을 위해서 영어전담 선생님들을 2만 명 이상 채용한다는데 교직자도 공무원임에는 틀림없다. 정부의 구조조정에는 들어가지 않는 인원인가?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걱정이 태산이다. 선생이 가르치는 영어를 알아들을 수 있을까 하는 걱정에 아이들은 진저리를 친다. 깊은 사전 연구 없이 즉흥적 발상은 아닌지 모르겠다. 물론 영어로 말해야 하는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은 영어를 반드시 해야 한다. 필요에 따라 영어가 반드시 필요한 사람도 있는 반면 전혀 영어가 필요 없는 사람도 억지로 영어를 배울 필요가 있는지 한번 생각해 보아야 할 일이다. 획일적 교육이 가져오는 병폐를 지금까지 되풀이 하면서 교육부가 폐지되는 수모를 겪으면서 이 나라 교육자들은 그동안 정말 영어가 대화가 우선 되는 교육을 몰라서 그 어려운 문법과 독해만을 가르쳤는지.......
나는 영어로 대화를 못한다. 하지만 간단한 말은 할줄 안다. 이십 오년 전인가? 경춘선 열차 안에서 미군에게 영어를 한마디 던졌다. 물론 콩글리쉬다.
“하우 매니 리브 인 춘천?” (How many live in Chun Chan?) 크하핫........내깐에는 너 춘천에서 울매나 살았냐고 물어본다고 씨부렁거렸는데........고개를 갸우뚱 하던 이 미국친구는 “하우 롱 ?” 이라고 말한다. 아차.......그제 서야 나는 잘못 씨부렁거렸음을 알았다. 기간을 나타낼 때는 How long을 쓴다는 것을 모르고 수를 나타내는 How many를 쓴 나의 무식이여...... 하지만 어떤 가 그 놈이 알아듣고 되묻기에 "오 예 하우 롱......... "이라고 웃으며 말했더니 “투 이얼스 올드” 이런다. 이년간 살았다는 얘긴디........내 머리통은 잽싸게 히어링된 그 친구의 말을 분석했다. 그래서 나는 용기를 내어 한마디 더 씨부렁거렸다.
“웬 아유 컴백 아메리카?” (너 미국에 언제 돌아 가냐?) 이런 콩글리쉬를 알아듣는 녀석이 신기하다. 녀석의 대답은 간단하다. “비 포어 투 먼스” 젠장 그 담에는 뭐 물어볼 말이 생각나지 않아 “탱큐 빠이빠이” 하고 다른 칸으로 슬금슬금 옮겨 갔다.
세계가 글로벌화 되어가고 국경 없는 시대가 온다고 하는데 물론 우리나라가 세계의 중심에 우뚝 서려면 영어를 능통하게 잘하는 사람이 많아야 하겠지만 교육은 백년지대계이다. 너무 즉흥적인 발상 보다는 차분히 준비하고 실험기간을 거쳐 이런 식으로 영어를 가르치면 된다는 답이 나온 뒤에 유능한 교사를 확보하고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고 본다. 서울시 교육청은 이때다 싶어 올해부터 영어로 하는 수업을 주1회 실시한다고 발표를 한다. 그럼 우리 시골 사는 아이들은 어쩌란 건지. 자꾸 서글퍼진다.
또 한 가지 고민은 영어만 가르치다가 우리말을 올바로 가르치지 못하여 아름답고 과학적인 우리말이 푸대접 받는 그런 불상사가 생기지나 않을까 하는 기우를 해본다.
정말이지 영어 안하면 세계화가 안 되는 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