退院
선비만석
시간이란 잡아주는 사람이 없어서 그런지 잘도 간다. 생전 병원이라곤 가보지 않던 내가 병원 신세를 진지 어느새 3주라는 시간이 흘러갔다. 도저히 더는 견딜 수 없어서 퇴원을 하기로 작정하고 엊그제 토요일 담당의사인 신경외과 의사에게 퇴원을 하겠다고 하고 한 달 치의 약과 진료비 영수증을 받아들고 병원을 나섰다.
병명은 “구완와사 와 뇌경색” 이라는 진단서를 받아들고 내 몸의 반인 오른쪽이 감각신경에 이상이 있어 차고, 덥고, 아픈 것을 못 느끼는 증세의 완치도 되지 못한 채 아내의 차에 실려 다시 나 혼자 기거하던 집으로 돌아왔다.
일단 공무상요양신청을 해야 하는데 이것저것 서류를 만들려면 내일부터 내가 나서야 할 판이다. 그동안 병원에서 먹고 자고를 반복한 탓에 체중이 늘어서 거북살스러운데 운동을 하려고 생각은 하나 좀 무리인 것 같아 망설이고 있다.
아프다는 것이 현실로 닥쳐오니 만사가 귀차니즘에 빠지는 것 같아서 오늘은 컴퓨터 앞에 앉아 바둑도 두어보고 나도 작가 란에 글도 쓰려고 이리저리 머리를 굴린다.
건강을 지킨다는 것은 평소부터 부지런히 운동을 해야 함에도 운동보다는 게으름의 극치를 떨면서 술자리를 마다않고 찾아다닌 결과물이 고혈압, 당뇨, 뭐 그런류의 병치레를 하는 것이니 자업자득이라고 할 수 밖에
아픈 가운데에도 모자란 저를 걱정해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를 드린다. 병문안 온 직원들, 형님과 누님, 후배들, 번영회장님, 너무너무 고맙다. 전화로 염려해준 저니, 선달, 도리에게도 감사를 드린다.
감각기능이 정상화 되려면 앞으로도 육 개월 이상 걸린다고 하니 조심에 조심하면서 운동을 해야 할 일만 남았다. 다행히도 움직이는 데는 큰 불편이 없으니 의사 말씀은 정말 큰일 날 뻔 하였다면서 더욱 조심하여 건강을 챙기란다.
건강은 젊었을 때 챙겨야 한다는데 젊었을 때는 그저 내가 건강하니 별로 신경 안 쓰고 살다가 중년이 되어서 까지 미련하게 건강에 유의하지 않고 너무 과로한 탓으로 이런 일을 당하였으니 앞으로는 정말 건강에 대해서는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할 것 같다.
퇴원을 하여 집에 오니 마음은 편하다. 하지만 병원보다 오히려 심심하여 그게 걱정이다. 결국 바둑판 아니 컴퓨터 앞에 앉아서 자판을 두드리며 나도 작가 여러분과 애기가 여러분께 감사하다는 퇴원 인사로 올해의 마지막 날 송년인사를 겸하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