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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비만석 방랑자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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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목 잡혔다.
2007-10-21 오전 11:58 조회 6457추천 14   프린트|스크랩
▲ 천제연 폭포 앞에서

 

발목 잡혔다

선비만석


  평소처럼 나는 동네 기원을 어슬렁어슬렁 들어갔다. 주 오일제 덕분에 나 같은 노총각은 더욱 서러운 것이 주말에 약속 없어 기원 드나드는 일이 일상이 되어 버렸다.


  남들은 주말에 예쁜 여자 친구를 데리고 여행을 간다고 법석인데 어쩌다 보니 우리 회사에서 나만 노총각 신세가 되어버렸는데 이건 내 탓은 아니다. 순전히 부모님 성화에 못 이겨 선이라는 걸 보기 시작하여 무려 오십 두 번 이나 선을 보았는데  이 여자다 하는 느낌이 없으니 어쩌란 말인가. 


  나야 신랑감으로는 정말 괜찮은 사람인데 이거야 원 정말 여자 복이 이리도 없는지. 대학 다닐 때도 시골 사는 부모님 향토장학금 주시는 고마움에 한눈팔지 않고 오로지 공부에 전념을 하여서 서울에서도 일류라는 명문대학 S대를 졸업했고 대기업에 입사하여 단 기간에 과장이 되어 승승장구 부장도 곧 될 몸인데 한 가지 흠 없는 사람이 없다더니 내가 그 꼴이다. 그러니 회사에서도 서른다섯의 노총각인 나를 신입 여사원들은 결혼한 사람으로 알고 접근하는 사람이 없고 나이 먹은 여사원들이야 다들 임자 있고 또는 이미 제짝을 찾아버린 유부녀 판이니 이게 뭐람 주말이면 내가 좋아하는 바둑 두러 기원으로 어슬렁거리며 가는 내 꼴이 내가 보아도 한심한 모습이다.


  나이 먹어서 연애를 한다는 것도 어디 쉬운 일인가 어쩌다 맘에 드는 여자 만나서 내 나이 말하면 그 다음부터는 연락이 안 되니 어쩌란 말인가. 하지만 내게도 언젠가는 짝이 나타날 것이라 굳게 믿고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려 보는 순전히 배짱으로 버티는 것이다.


  털보기원엘 들어서자 김 양이 나를 보고 빙긋 웃는다. 아마도 저 아저씨 한심한 사람이라고 생각해서 그럴 것이다. 김 양은 올해 스무 살이라고 하는데 겉으로 보기에는 스물 대여섯은 되어 보인다. 기원 원장이 시골 친척집에 고등학교 졸업하고 노는 김 양을 야간 대학에 보낸다고 데리고 올라와서 기원에서 카운터를 보게 하였는데 요것이 눈웃음을 살살치면서 가끔 노총각인 나를 무안하게 만든다.


  오후라서 기원 안은 손님들이 제법 많았다.


  “바둑 두시려고요?!”


  김 양이 애교석인 목소리로 말을 붙인다.


  “그럼 기원에 바둑두러오지 뭣 하러 오냐!!”


  나는 괜 시리 심통이 나서 김 양에게 퉁명스레 대답 한다. 이런 걸 노총각 히스테리라고 하는가 보다. 노처녀만 히스테리가 있는 것은 아닌것 같다.  빈자리를 찾아 털썩 주저앉았다. 아는 사람들이 목례를 한다.

  “아니 김 과장 주말에 테이트도 없냐?!  맨 날 기원에서 담배 연기에 절어 지내니 누가 데이트 신청을 안 하나 보다.” 


  바깥에 나갔다 들어오는지 원장이 나를 보더니 한마디 한다. 제길 오나가나 그 놈의 데이트 타령은 지겹게 나를 압박한다.


  “그러지 말구 아가씨나 소개해 주세요.”


  “아가씨 소개해 주면 뭐해 맨 날 맘에 안 든다면서”


  “맘에 안 드는 거야 어쩝니까. 아무리 그래도 필이 와야 결혼을 하지요”


  “얼어 죽을 필은 찾아서 뭐하게 대충 기울지 않으면 사는 거지”


  “그래도 첫눈에 필이 와야..........”


  “필 오는 여자 기다리다 늙은이 될래. 오늘 자네 운이 좋으면 괜찮은 여자 하나 만날 걸세  기다려 보시게”


  “왜요? 누가 오나요?!”


  “아니 자네 팔자가 오늘 운이 좋으면 그렇단 말이지.......”


  “에이........난 또........”


  김 과장은 바둑판에 주르르 이세돌과 왕시의 대국 기보를 놓아본다. 바둑이야 기원에서 일급이라고 두는 사람들 중에서도 강 일급으로 통하고 있으니 자신이 만만 하지만 여자 앞에서는 늘 주눅이 들어 여직 결혼도 못한 자신이 어찌 보면 한심한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기다림의 미학이라는 것이 바둑에도 있듯이 기다리다 보면 정말 괜찮은 사람을 만날 수 있다고 그는 굳게 믿는다.


  왕시와 이 세돌 프로의 대국 기보를 놓아보고 있는 그에게 원장이 다가왔다.


  “심심할 텐데 바둑이나 한 수 하려나?!”


  “원장님 하고요?”


  “내가 김 과장 하고 그동안 지겹게 둔 것이 바둑인데 이젠 새로운 상대랑 두어야지”


  “누구 두실 분 있으세요?”


  “암 있으니까 붙여 주는 게지”


  “하수 하고는 안둡니다.” 


  “두어 보면 알걸세.”


  “여기 계신가요?!”


  “아니........조금 있으면 올 거야”


  “알았어요. 기다리지요 뭐.”


  원장은 그렇게 말하고는 카운터 쪽으로 가더니 핸드폰을 꺼내 전화를 건다. 아마 바둑 둘 사람을 부르는지 기원의 위치를 말해 주고 있었다.


  (잘 되었군 ........심심한데 내기 바둑이나 한 수 해야지)


  김 과장은 그렇게 내심 생각하며 바둑돌을 반상위에 올려놓아 본다. 한 때 프로 가 되어 보려고 생각했던 적도 있었지만 대학 다닐 때 시골에서 자취방으로 오셨던 아버지가 바둑판을 보시더니 아무 말 없이 바둑판과 바둑돌을 보자기에 싸서는 그대로 시골로 돌아가신 뒤로 대학을 졸업하고 취직을 하기 까지 바둑을 멀리 한 터라 프로의 길로 들어서지는 못했지만 그에게는 바둑은 뗄 레야 뗄 수 없는 유일한 친구이기도 하였다.  


  기원문 열리는 소리가 들린다. 무심결에 그도 기원문으로 시선을 돌렸다. 긴 생머리를 한 세련된 차림의 젊은 여성 하나가 들어선다. 여자가 기원을 드나드는 일이 자주 있는 일이 아니라 사람들의 시선이 일제히 그 여성에게 쏠린다.


  “삼촌, 찾기 어렵네요.  한참 찾았네.......”


  젊은 여자가 원장에게 다가 가더니 수줍은 듯 미소를 띠면서 말을 건넸다.


  (삼촌 이라니?..........그렇다면 원장의 조카 딸?)


  순간적으로 김 과장의 머리가 재빠르게 회전을 하였다. 원장이 그런 그녀에게 뭐라고 하더니 그녀를 데리고 김 과장의 앞으로 다가온다. 김 과장은 그런 그들을 보고 있는데 갑자기 숨이 막힌다. 그녀가 다가올수록 그녀의 얼굴이 어디선가 본 듯한 그런 얼굴이기 때문이다.


  “ 김 과장!! 오늘 대국할 사람은 이 아가씨네.......”


  “네에?!! 아니 저더러 이분과 대국을 하라고요?”


  “왜 싫은가?”


  “아니........그게 아니라 여자 분과 대국을 하라고 하시니........”


  “만만한 상대는 아니니 조심 하는 것이 좋을 걸세”


  원장은 김 과장에게 그렇게 말하더니 아가씨를 돌아보며 김 과장에게 인사를 시킨다.


  “소영아, 이 분이 전에 내가 말하던 김 과장 님이 시다”


  “아.......네 삼촌에게 말씀은 많이 들었습니다. 박 소영 입니다.”


  “아 그러세요. 전 김 민석 이라고 합니다.”


  민석은 자리에서 일어나며 아가씨에게 앉으라고 자리를 권했다. 민석이 일어나면서 보니 날씬한 몸매의 아가씨는 이목구비가 뚜렷하고 아주 예쁜 눈을 가지고 있었다.


  “바둑을 좋아하세요?”


  민석은 아가씨가 자리에 앉아 눈길은 자신 에게 주자 어색한 나머지 그렇게 물었다.


  “그냥.........가끔 두는 편이죠.  내기 바둑을 좋아 하신다면서요?”


  “아. 그거요. 그냥 두면 긴장감이 없고 재미가 덜해서..........”


  “그럼 우리 내기 바둑으로 둘까요?”


  여자가 그렇게 말했을 때 민석은 속으로 기가 막혔다. 아무리 여자가 바둑을 좀 둔다고 하여도 강일급인 자기에게 내기 바둑을 두자고 제안을 하다니 이건 무슨 연극도 아니고 이럴 때 무슨 내기를 해야 하나 머리를 굴렸으나 좋은 생각은 나오지 않는다.


  “그러셔도 될까요?”


  “그럼요. 저도 내기 바둑 좋아해요. 한데 돈내기 말고요 이긴 사람 소원 들어주기 어때요?  그럼 서로 돈 잃어서 기분 나쁜 일은 없을 테니까”


  여자는 민석을 생글생글 웃는 얼굴로 쳐다보면서 이렇게 말했다.


  “좋습니다.  그러죠. 어떤 소원 이던지 다 들어 주깁니다.”


  민석은 이렇게 다짐을 받았다. 하지만 그것은 민석의 착각 이였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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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비만석 |  2007-10-21 오후 12:00:0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주말 일요일 잔치집 가기전에 끄적거렸습니다. 요즘 바둑을 그저 생각없이 두다 보니 강단을 당해 ...흑흑 에궁 무슨 일이던지 집중을 해야....성적이 오르지....  
3쿠션 처음엔 만석님 얘기인 줄 알았는데..짧은 소설인가요? 글 솜씨가 대단하십니다.. 발목이 어떤 것인지 기대됩니다..^^
선비만석 허걱 제얘기는 아니구요...ㅎㅎㅎㅎ 전 나이가 낼모레 환갑인디요....여튼 꽁트형식의 글입니다.
dori124 |  2007-10-21 오후 2:42:0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만석님 무지 재미있네요 우리는벌써 이런짜릿한 만남을 기대할 나이가 지나갔습니까
뒷글이 기다려집니다  
선비만석 짜릿한 만남....우리 나이라고 뭐 안될것 까지야.....다만 청춘처럼 활활 타는 장작불은 아니라도 모닥불은 안될까요..ㅎㅎㅎ
江湖千秋 |  2007-10-21 오후 7:41:0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드뎌 필이 제대로 꽂히는 건지, 코가 꿰이는 건지는 몰라도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일단 져주는 것이 아닌가 몰러.....  
선비만석 고기뀐지님 처럼 고기를 뀔까요?.......ㅎㅎㅎ 강호천추님 고맙습니다.
딱지구슬 |  2007-10-21 오후 8:31:0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선비민석(?)님이 노총각이당. ^^

근디 강1급이시네? 조심하장. ^^  
선비만석 ㅋㅋㅋ 조심하이소......지도 정신 차리고 바둑두면 승률이 높아집니다.
딱지구슬 전 이제 7당 올랐어요. ^^ 만석님 저랑 둘라문 2점깔으셔야 ^^ 이제 안두야징. 6당으루 떨어질라... ㅋㅋ
가다보며 |  2007-10-21 오후 9:03:0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선비만석님 글 모두 보았는데요.
댓글은 오늘이 첨입니다.
님의 글을 읽다보면 글 솜씨가 대단하다는 것을 느낌니다.
반전도 매우 잘되고 있고요?
그러나 좀 아쉬운 것은[이해 바라 삼] 대미 장식을 너무 빨리 한다는 겁니다.
중간에 약간씩 외도를 좀해서 양념을 친다면 더욱 감칠 맛이 날 것같습니다. 지송  
선비만석 그런면이 있죠.....대미를 빨리 장식 하는 이유중의 하나..실력부족....이야기를 길게 끌고갈 자신이 없다는 것....ㅎㅎㅎㅎ
가다보며 |  2007-10-21 오후 9:07:0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글 쓰시는게 거의 본능적으로 되시는 것같습니다.
기왕이면 줄거리를 세세히 잡아서 소설식으로 써보았으면 합니다.
독자가 제법 생길 것같습니다.
선비만석님 화이팅을 살짝 보내드립니다.화~이~티~~~~~~잉.  
선비만석 소설가가 되고 싶었던 어릴적 한풀이를 요새 글쓰기 하느라고 조금 ......하지만 글쓰는게 유일한 취미인셈이죠...
이쁜바둑돌 |  2007-10-22 오전 7:32:0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부디(!!!!!!!!!!!!!) 나쁜 발목이 아니였음 좋겠네요...
바둑승부안에서 일어나는 사람 이야기 넘 재미있습니다.^^
(저도 살짝 덧붙이면요 일단 생각나는 이야기를 님 스타일로 많이 적어두시고요..
(완결을..) 시간이 흐른후에 틈틈히 계속 읽어보면서 수정을 하면 에피소드도
자연 생각나고 더 늘어나고 더 개성적(?)인 글이 될수 있을것 같아요)  
선비만석 발목을 되게 잡히면 남자들은 인생 망쳤다구 하더라구요...ㅎㅎㅎㅎ 한데 이쁘고 착한 여성에게 발목 잡히는 거야 소원이겠죠...
이쁜바둑돌 |  2007-10-22 오전 7:33:0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근데 제가 아는 분은 단 한번만 넘치는 감정에 글을 쓰시고 절대(?)수정 안하신데요
그 느낌을 잃는것이 싫다고..ㅋㅋ 어떤 스타일이든 본인만의 개성이 중요하지요.
전 선비만석님의 소설? 콩뜨? 많이만 읽었음 좋겠습니다 선비만석님 화이팅^.~  
선비만석 초고를 수정하지 않으면 오타난 것 또는 중복되 말, 등을 바로잡지 못하고요 또는 줄거리가 전달 안되는 부분도 수정이 안되거든요...안고치는 분들은 좀 이해가 안되네..^^*
팔공선달 이쁜님의 아는분이 말하신건 시가 아닌가 합니다만....조금 다른 부분이라고 생각 합니다 시는 써놓고 수정하면 더 엉망이 될때가 많아요
선비만석 t소설과 시는 엄연히 다릅니다. 시는 압축된 언어가 표현 방법이고 소설은 설명이 필요한 장르죠...
저니 |  2007-10-22 오전 11:00:0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나라면 무슨 소원을 빌까?....엉덩이로 이름쓰기...시킬까?  
선비만석 허걱~~~~엉딩이로 이름쓰기는 제가 리크레이션 할 때 써먹는 전문적인 것인디...
꾹리가아 |  2007-10-22 오전 11:02:0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주말 일요일 잔치집 가기전에 끄적거렸습니다.

끄적거린 글이 이정도문...

믕, 본격적으로 쓰시면?

허걱!!! ^&^  
선비만석 ㅋㅋㅋ 본격적으로 쓰면 인기작가가 되겠지만 창작수업을 제대로 받아보지 못한 문외한의 잡문이니 양해 하시옵소서
이쁜바둑돌 라스베거스 최고의 스타~~ㅎㅎㅎ인기작가 화이팅!!!
선비만석 흐미~~~이쁜 바둑돌님 놀리시연 싫어용(속으론 엄청 좋으면서)~~~~ㅋㅋ
야모잠자리 |  2007-10-23 오후 6:29:0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만석님방에 좀늦게들렀습니다..꾹리가아님말씀처럼 잠깐의시간에 저런글을 놓으시다니 정말대단한문장가시네요. 앞으로자주와도 역정내시지는 않으시겠지요? 다른방에서만석님의댓글중에보니 저보다 고참이시길래 충~성 인사드렸습지요... 그럼 또~~~~  
선비만석 아이고 감사드립니다. 야모잠자리님...자주 오세용...
팔공석봉 |  2007-10-23 오후 7:35:0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다음글이 무지 기다려 지네요~~  
선비만석 팔공석봉님 감사합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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