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작년 구리시 유채꽃 축제에 갔을 때 직원들과 함께 (왼편에서 두번째가 필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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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배웠습니다. 감사합니다.!!"
용석은 중년의 그 사내가 들어서자 3연패를 당한 망신스런 자리를 벗어날겸 얼른 인사를 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속으로야 자신의 바둑실력이 한참 멀었다는 것을 깨닳았으나 승부에서 진것은 참으로 속상한 일이기도 하였으니 피끓는 청년의 가슴이 얼마나 답답한 일인가.
용석이 자리에서 일어나자 기다렸다는 듯이, 중년의 사내는 구석진 자리에 터를 잡고는 손짖으로 용석을 불렀다. 시간은 어느새 점심시간이 거의 된듯 싶었다.
용석이 사내에게로 다가가자 사내는 반가은 눈치인듯 입가에 미소를 띠며 말했다.
"이보게 젊은 친구, 점심 시간이 다되어가니 우선 짜장면 내기로 몸을 풀면 어떤가?"
"좋습니다.!!"
"송씨, 우리도 짜장면 얻어먹게 다섯그릇만 하시우..!!"
기원 안에서 바둑잡지를 들고 기보를 놓아보던 30대의 남자 세명이 그렇게 말을 부쳤다.
"그래도 되겠나?!"
"그러시지요 뭐....!!"
용석은 비겁한 모습을 보이기 싫어서 단숨에 찬성을 하였으나, 짜장면 다섯그릇이면 이백오십원의 거금이 아닌가, 그러나 이기면 된다는 마음을 다져먹고 바둑판을 내려다 보며 상대가 착수하길 기다렸다.
송씨는 어제와는 달리 포석부터 소목을 들고 나왔다. 향소목 포석을 처음 대하는 용석은 소목 포석의 정석을 알지 못해 고민 스러워졌으나 늘 하던대로 화점에 착점을 하였다. 하지만 상대는 소목을 둔뒤 곧바로 용석의 화점에 대해 삼삼으로 침입해 들어 오는 것이 아닌가.
늘상 날일자 걸침을 두어오는 상대를 대적하던 용석은 상대방이 삼삼으로 귀에 침입해 두어 오자 당황하기 시작했다. 삼삼에 들어오면 잡을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것을 용석은 알고는 있었으나, 막상 실전에서 상대방이 삼삼으로 두어오자 용석의 마음은 긴장으로 두근거리며 손바닥에 땀이 솟는다.
송씨는 얄미을 정도로 용석의 귀 두개를 선수로 살아간뒤 자신의 소목을 날일자로 굳힌다. 실리 위주의 반면 운영을 하는 상대방에게 용석은 전투 위주의 자신의 바둑이 지리라고는 생각치도 않으며 자신도 변을 집으로 만들려고 노력하였다.
그러다 보니 용석이 생각하는 시간이 길어진다.
"어허...바둑두는 사람 어디갔나....!!"
송씨가 슬슬 심리전을 펴는 것을 용석은 눈치채지 못한다. 상대방의 목소리가 귓속을 파고들자 용석은 덜컥수를 두기 시작했다.
결과는 뻔하게도 용석이 짜장면 값을 지불하게 되었다. 용석은 부아가 치밀기 시작했다. 짜장면이 마침 바둑이 끝나자 배달되었다. 홧김에 용석은 짜장면을 입안으로 우겨 넣으며 방내기는 반드시 이기리라 다짐한다.
점심이 끝나고 용석은 송씨와 방내기 바둑을 시작하였다. 한데 열판중에 여섯판을 용석이 이기는데도 용석이 이기는 판은 두방을 넘기지 못하였고 송씨가 이기는 판은 늘 세방이상으로 승부가 났다.
승부는 용석이 이겼으나 밤 열시가 넘도록 둔 바둑의 결과는 용석이 오백원을 잃었다. 짜장면 값까지 따진다면 어느새 칠백오십원을 잃은 셈이다. 용석은 밤 열시가 넘어서 원장이 그만하라고 하는 바람에 기원문을 나섰다. 겨울밤의 차가운 공기가 용석의 얼굴을 스치자 한기가 느껴진다.
[내일은 내가 그냥 지지는 않을것이다.]
용석은 그렇게 다짐을 하면서 밤거리를 터벅터벅 걸어서 사촌형의 집으로 향했다. 하지만 용석은 기원에서 자신의 바둑을 지켜보던 또 하나의 사내를 알지 못했다.
용석을 지켜보던 그 사내를 만나게 되는 것은 용석의 바둑에 대한 새로운 세계를 접하는 것임을 알지 못한채 겨울밤의 한기속을 걸어 가는 용석의 발걸음이 처량해 보였다.
-다음에 계속-
@ 이궁 사무실에서 퇴근시간 이후에 글을 쓰는데 공사를 한다고 나가라구 하네요......@
결국 짧은 글이 되고 말았습니다. 마지막회는 길게 쓸 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