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진 역에 들어서면서 난 커다란 내 두눈을 이리저리 굴리면서 여기저기를 둘러 보았다.
그때였다.
다정히 어깨를 감싸않은 눈부신 청춘남녀가 내 레이다 망에 잡혔다.
행복한 표정의 두 남녀를 보는 순간 난 너무도 부러워 멍하니 입을 벌리고 보다가 나의 카메라에 그들을 담고 싶어졌다.
"실례해요...!!"
"네?!....."
갑자기 늙다리 배뚱뚱한 아저씨가 다가서자 그들은 흠칫했다. 허기사 내 인상이 어찌보면 형사같은 내음새가 조금 풍긴다고 하더라만..... 아마도 험상궂은 내 인상에 그들도 조금 두려움이 .....
" 두분이 너무 멋있어서 사진한장 찍어드리려고...!! 괜찮겠어요?"
그제서야 두 남녀는 안심한 표정으로 순순히 내 부탁을 들어 주었다.
결국 나는 나의 엉터리 사진술을 들먹이면서 이리저리 포즈를 잡게하고는 이런 사진을 한장 건졌다.
혹여 내가 이 다음에 내 젊었을 때라고 나도작가 님들에게 우겨도 아마 안통하겠지....내 젊었을 때는 디카도 없었고 또 칼라사진도 없었으니까......ㅋㅋ
어찌 보면 난 얼굴이 쪼매 뚜꺼운 편에 속하나 보다. 몇년전 맥석회에서 루이 사범을 초청했을 때도 난 무지 귀찮게 했으니까......넉점깔고 대마 죽는 수모를 당하면서도 끈질기게......에구......쥐구멍이 어디냐...
루이 사범님은 참 친절한 분이시다. 그때 대국이 끝나고 자상하게 복기하면서 지도해 주셨는데....저녁만찬을 닭갈비로 하면서 연신 맛있다고 천진난만하게 웃으시던 모습....담에 그분과 찍은 사진을 올려 봐야지..
그분에게 뭐 선물할게 없어서 내가 보관하고 있던 오래된 바둑잡지 몇권을 싸서 드렸더니 무척이나 기뻐하시던 어린애 같은 모습...
바둑은 인간관계를 더욱 친밀하게 만드는 촉매제인가 보다. 낯선 사람과도 바둑한판 두다가 친해지기 마련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