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오로산책
 작가의 말
이 글의 저작권은 작가에게 있습니다. 저작권자와 협의하지 않은 무단전재는 금합니다.
|
|
대국 버릇, 옆자리 관전
|
|
|
|
대국시 프로들은 어떻게 휴식을 취할까. 휴식이라고? 아니, 대국에 집중해야지, 무슨 휴식? 그 말씀도 맞다. 그러나 속기에서야 없지만, 2시간 3시간 바둑이 되면 그건 다르다. 물론 대국의 비중에 따라서도 다르다.
어떤 기사들은 대국시에 조금도 한 눈 팔지 않는다. 끝까지 자세를 늦추지 않는다. 실로 좋은 자세지만 그것만을 기사다운 태도라고 강조한다면, 그건 너무 엄격한 잣대라도 말하고 싶다. 왜냐. 무엇보다도 장시간 집중한다는 것은 대단히 피곤한 것이기 때문이다. 약간의 휴식은 승부에도 좋은 것.
기사들은 보통 잠시 자리를 벗어나곤 한다. 예전 운당여관에서 대국할 때는, 상대가 생각할 동안에 정원에서 봄이면 꽃이나 싱그러운 초록, 겨울이면 잿빛 하늘과 흩날리는 눈발 등을 감상하곤 하는 기사들이 없지 않았다. 밤늦게 끝나는 대국에서 지나친 몰입은 주의력을 약화시키는 것.
예선에서의 보편적인 휴식은, 차를 가지러 일어서는 와중에 다른 대국을 물끄러미 바라본다든가 해서 자기 바둑에서 잠시 멀어지는 것. 앉아 있을 때에도 상대가 깊이 생각하고 있을 때는, 옆자리 바둑을 감상하는 것.
나는 옆자리 바둑을 자주 감상하는 편이다. 승부에 집중하지 않는 요즘엔 더욱 그러하지만, 예전에도 나는 옆자리를 힐끗 바라보곤 했다. 물론 보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내 바둑 못지않게 옆자리 바둑의 수순과 수를 추론한다. 그것으로 가볍게 주의를 흩뜨려 지친 긴장감에 다시금 힘을 주는 것이다.
며칠 전 LG배 기왕전에서도 나는 그랬다. 기보는 그날 좌우의 바둑. 먼저 좌상을 보자. 백1이 멋진 맥점이었다. 흑A는 백B 이하 백F까지 끊는다. 백1에 대해 흑F는 백A로 막는다. 그것이 실전이었는데, 백1을 A로 밀 때 흑이 1에 두지 않고 F에 두어서 백1로 막은 것이니 백으로서는 좋은 결말이다.
우하는 내 오른쪽 바둑. 흑a는 백d까지로 그만. 내 무의식 중에 감탄한 것은 백5에 단 1초도 걸리지 않았다는 것. 저 어려운 장문에 말이다. 누구냐고? 세계 정상에 올라본 기사였다. 그 옆이라 나는 휴식을 넘어 아주 유쾌했다. 프로가 되었기에 맛볼 수 있었던 그 시간. 감사!
|
|
|
|
|
|
|
|
|
|
| ┃꼬릿글 쓰기 |
|
 斯文亂賊 |
｜ 2007-05-07 오전 11:06:00 [동감0] 
|
|
 이 의견에 한마디 |
오로산책 단추를 누르면 이 글이 안 보여요, 운영자님...(자삭예정^^)
|
|
 운영자39 |
｜ 2007-05-09 오전 9:44:00 [동감0]
|
|
이 의견에 한마디 |
안녕하세요 답변이 늦어 죄송합니다. DB관련 작업중에 문제가 생겨 지금 수정중입니다.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
|
|
|
넵! 알겠습니당~^^
|
|
|
|
|
|
.png){kind=log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