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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꿈
2016-11-06 오후 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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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나의 꿈은 가수가 되는 것이었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노래를 불러도 내 목소리는 성대결절이 온 것처럼
갈라져서 듣는 이로 하여금 고통을 유발할 뿐이어서 이내 포기해야만
했다. 많이 슬펐지만 그게 현실이었다. 가수가 될려면 목소리가 일단
좋아야 하고 고음처리가 매끄러워야 한다. 나는 이 고음부분에서 막혔다.
저음은 어느 정도 자신있는데 고음으로 올라가면 소리가 갈라지거나
삑사리가 났다. 그래서 포기했다.
그 다음이 바둑인데 이것은 애초에 이룰수 없는 꿈이었다.
그럼에도 나는 미련을 버리지 못했다. 그것은 일종의 집착이나 광기같은
것이었다. 이미 시기를 놓친 마당에 프로입문을 해봐야 무슨 의미가 있냐고
주위에서 충고했지만 나는 마땅히 하고 싶거나 이루어야만 할 어떤 꿈을
찾지 못했으니까. 즉, 다시말해서 딱히 할 만한 게 없었기 때문에 그 꿈을
놓지 못한 것이리라. 이것은 축구선수가 될려던 사람이 다리를 심하게
다쳐서 축구를 못하게 되자 딱히 인생에 이렇다 할 만한 것을 찾지 못해서
여기저기를 기웃거리게 되는 것과 같은 이치이리라.
어느 순간 바둑은 취미로 남았고 이제 그냥 즐기기로 했다.
나이가 들어간다는 것은 꿈에 대한 집념에서 한발짝씩 물러서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는 것인가 보다.
오래전 학교동기와 강원도 모처에 갔었는데 그때 그 친구는 집요하게
나의 꿈을 물었었다.
나는 딱히 대답할 말이 없어서 '카지노 재벌'이 내 꿈이라고 말해버리고
말았다. 그 친구의 띵한 표정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
아마 그 친구의 표정을 글자로 적으라고 한다면 이런 정도일 것이다.
'너 또라이지?'
'맛이 갔냐'
'그게 가능할 법이나 한 꿈이니?'
등등 그의 표정은 여하튼 과간이라는 듯한 그런 표정이었다.
뭐, 어차피 꿈일 뿐인데 심각할 건 없잖아. 난 그렇게 생각했다.
이루어지고자 하는 꿈이면 벌써 이루어졌겠지.
내 진짜 꿈을 지금 누가 물어온다면 이제 나는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전원에 묻혀서 매일 아침 새소리에 잠이 깨고 하루종일은 아니라도
자연과 함께하면서 아름다운 마누라의 코고는 소리를 자장가 삼아
들으면서 가끔 그 도깨비같은 친구놈과 바둑이나 한 수 하면서 인생
을 정리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꿈이라고.
그래도 나는 아직 해보지 않은 게 너무 많으므로 일단 좋은 때가 오면
가장 먼저 라스베가스를 가 보고 싶다. 아, 물론 라스베가스에 가봐야
딱히 대단할 것 까지야 없겠지만서도 아무튼 가보지 않은 사람의 입장
에서는 꼭 한 번 가보고 싶은 곳이니까.
그 외에도 하고 싶은 것은 화가, 작곡가, 작사가, 소설가, 시나리오작가,
엔터테인먼트 대표 등 많다. 나의 꿈은 이번 생에서만 끝나는 게 아니므로
난 실망하진 않겠다. 다음 생에 태어나면 꼭 한가지 꿈이라도 이루었으면
한다. 비록 이번 생에서는 가수의 꿈을 못 이뤘지만 노래는 나의 인생이다.
나만큼 노래를 좋아하는 사람이 또 있을까 싶다.
좋은 노래 한곡 올려드립니다^^
Diana Ro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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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초록별진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