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에스키모의 것은 에스키모에게 돌려주라.

알라스카의 원주민은 이누이트 에스키모인 이다.

이누이트는 북아메리카의 북극해 연안에 사는 에스키모인들 이다.

에스키모라는 이름은 '날고기를 먹는 사람들'이라는 뜻으로 붙여진 것이며,

그들 스스로가 자신을 '인간'이란 의미의 말 '이누이트'라고 부른다.

이누이트의 뿌리는 시베리아와 몽고사이의 아무르(Amur)강 주변에 살던 몽고리언 이다.

그들의 조상이 순록의 무리를 쫓아 만여년 전에 베링해를 건너 알라스카에 정착했다는 설이 지배적이다.

우리도 같은 몽고리안으로서 한 뿌리에서 나온 사람들이라 그런지 피부색, 생활양식, 문화유산 등에서 동질감을 느낀다.

또한 아무르 강 유역에서 발해 관련 고분과 유물이 다량 발견된 것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는 2007년 7월에서 8월에 걸쳐 아무르 강 유역에 있는 발해시기의 고분군(트로이츠코예 유적)과 연해주 동해안에 소재한 발해시대 유적(소콜로프카 유적) 등 2개의 유적에 대한 발굴조사 결과 발해 관련 유물을 다량 발견했다고 밝힌바 있다.

러시아과학원 시베리아 지부 고고학민족학연구소(소장 A.P. 테레뱐코)와 공동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발해주민의 기층문화를 형성했던 무덤구조와 축조방법, 매장풍습을 규명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들이 발견된 것은 역사적 사실 규명에 중요한 자료라 하겠다.

이 조사에서 확인된 바로 발해의 최북단 영역이 아무르 강 유역에 미치고 있음을 알 수 있고, 이는 이누이트와 우리가 한 뿌리라는 것을 분명히 말 해주고 있다.

[출처] 국립문화재연구소 발표 [아무르 강 유역 발해유물 발견]

아무르 강에서 건너왔다는 이누이트족의 마을입구에는 우리의 천하대장군, 지하여장군 같은 장승을 보게 된다.

이누이트족들의 이런 장승문화는 그들의 토템 숭배에서 나온 것인데 거기에 등장하는 동물로는 곰, 까마귀, 여우, 독수리, 산양, 고래 같은 것들이다.

그들은 발해의 동이족과 같이 까마귀를 신비한 영물로 보고 있다.

태초에 까마귀가 인간과 만물을 만들었다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태고 때에 까마귀가 우주를 창조한 것을 신앙의 기본으로 삼는 것은 우리 고구려의 3족오(3足烏) 신앙과도 깊은 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알래스카 웨일즈 섬에는 여러 개의 장승 기둥이 서 있는데 그 중에는 곰이 머리에 고래를 이고 있는 것과 사람의 어깨 위에 까마귀가 앉아 있는 것을 많이 볼 수 있다. 

이누이트 토템 가운데서도 가장 많이 보이는 곰은 그들이 곰을 조상이라고 믿고 있기 때문 이다.

그들에게는 웅녀(곰 어머니)에 관한 설화도 있다.

이는 우리의 단군신화 가운데 웅녀이야기와도 상당한 관계가 있다고 보여 진다.

또한 그들의 생활풍습이나 사는 모습에서도 동양적인 냄새가 많이 풍긴다.

미신이나 샤머니즘 같은 것도 우리와 흡사한 면이 많을 뿐 아니라 조상을 모시는 제사는 우리와 거의 같다.

그리고 그들의 고유한 노래 속에서 중머리 중중머리나 각설이 타령 같은 우리의 독특한 리듬이 섞여있는 것을 들을 때

그들의 고유한 노래에 더욱 친근감을 느낄 뿐 아니라 그들이 남이 아니라는 것을 몸으로 느끼게 된다. 

2007년도에 조선일보에서 취재 보도한 그들의 생활상을 보면 가구나 생활용기등도 우리의 것과 닮은 것들이 많다.

특히 온돌을 사용했던 그들의 온돌문화는 세계에서 우리와 그들만의 독특한 난방문화라는 점을 고려할 때 우리와 그들과는 분명히 한 뿌리라고 믿어진다.

이렇게 생활 속에 깊숙이 녹아있는 우리와 닮은 그들의 문화를

전문인들이 체계적으로 규명하고 설득력 있게 밝혀

우리의 아쉬움과 궁금증을 풀어주기를 기대한다.

알라스카는 야채나 과일의 조달이 쉽지 않아 이누이트들은 육류와 어류 등 동물성 먹거리를  주식으로 한다.

그래서 이누이트들은 40대만 되면 거의 치아가 빠져버린다.

평균수명도 타 종족들보다 월등히 짧다.

사람이 죽으면 치르는 장례도 매장이나 화장보다 풍장(들에서 건조시켜 육탈)이나 조장(야생동물에 의한 육탈)을 많이 하는데, 이는 날씨가 추워 매장이 쉽지 않고 또 매장하더라도 부패가 늦어 찾아낸 방법이라 한다.

이들의 주거는 통나무를 사용하여 돔 모양으로 만들었는데 한 가운데 화덕이 있고 천정 한가운데 굴뚝구멍을 뚫어 놓았다.

온돌의 흔적도 많이 발견되고 있는데 이는 우리의 온돌문화와도 깊은 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방은 별도로 분리해 놓지 않고 한 공간에서 공동으로 거주하는 형태이다.

그들의 손님접대중의 최상의 접대는 집과 부인을 함께 빌려주는 것인데 이런 풍습이 주거 형태와도 무관하지 않다고 보인다.

지금이야 주거형태가 바뀌어서 찾아보기 힘든 풍습이지만 아내를 빌려주는 풍습은 에스키모들만의 특이한 풍습중의 하나이다.

그들의 주거 중 사냥터에서의 임시 거처인 이글루라는 얼음집이 있다.

눈을 부록으로 떠서 돔처럼 쌓아 만들고 거기에 물을 부어 얼린 집인데 사냥철 이동거리를 단축하려고 만드는 임시 거처이다.

이글루의 내부를 보면 침대나 의자 이런 것들도 얼음으로 만들고 그 위에 짐승의 털가죽을 깔아 방한 방풍을 했다.

그리고 물을 뿌려 물이 얼면서 발생하는 열과 짐승기름으로 난방을 했다.

밖의 온도가 섭씨 영하 30-40도 전후의 혹한 속에서도 이글루 안에는 섭씨 영상 10도정도의 보온이 유지된다고 한다.

이들이 추위를 이기고 살아가는 지혜가 돋보인다.

에스키모들의 삶은 사냥으로부터 출발하고 사냥으로 끝났는데, 현대의 에스키모들은 그들 조상의 본업인 사냥을 하지 않는다.

정부에서 자연보호라는 이름으로 고래사냥도 억제하고 백곰도 못 잡게 하니 마음대로 사냥을 할 수가 없다.

대신 정부에서 유전수입을 바탕으로 생활비보조와 대학졸업까지의 학비보조를 해주고 있다.

또한 의료보험과 노후 생계자금도 에스키모에게는 특별혜택을 주고 있다.

그러니 이들이 힘든 일을 할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결국 이들에게서 사냥을 뺏어버리니까 남은 것은 먹고 놀고 자는 것 밖에 할일이 없어졌다.

결과적으로 사냥대신 이들에게 돌아 온 것은 비만과 알코올과 마약중독이다.

정부의 보호정책이 그들에게서 사냥을 뺏어가 버린 대신 알코올과 마약 그리고 비만을 준 셈이 되어버렸다.

미국정부의 인디언 보호정책에서도 나타났던 부작용이 에스키모 보호정책에서도 그대로 후유증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미국정부는 에스키모인 들을 마약중독자나 알코올중독자로 만들어버리는 이런 엄청난 결과를 심각하게 검토하여, 더 늦기 전에 이들을 구할 대책을 시급히 강구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만 지금의 정책이 에스키모 말살정책이란 화살을 피할 수 있다.

에스키모들의 삶의 터전인 북극지방의 백곰과 고래의 개체수가 많이 증가하여 사냥금지정책을 다시 검토해야할 시점이라니 차제에 에스키모에게 되돌려 줄 것은 돌려주어야만 한다.

그들에게 사냥을 되돌려주고 그들이 조상들처럼 살아가게 놓아두는 것이 그들을 진정으로 보호하고 위하는 길이 아니겠는가.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 에스키모의 것은 에스키모에게 돌려주라”

미국정부의 현명한 판단과 지혜가 진정으로 필요한 때이다.

지금까지 원시가 잘 보존된 알라스카에서 생명체의 생성과 소멸 그리고 그 역사의 한 부분을 훑어보았다.

그 밖에 알라스카에서 보고 느낀 점이 많지만 주마간산으로 지나온 여행객의 눈으로 본 것을 더 길게 나열하는 것은 경솔한 짓 같아 여기서 줄인다.

그러나 꼭 한마디 남기고 싶은 말이 있다.

이누이트족의 까마귀 토템과 고구려의 삼족오(3足烏) 신앙,

그들의 곰 어머니와 우리의 단군 웅녀신화

그들의 장승문화와 우리의 천하대장군 지하여장군

그들의 온돌문화와 우리의 온돌과의 연관성

그들의 고유한 가구와 꼭 닮은 우리의 가래, 키 등

그들의 조상숭배와 우리의 제사 방식

그들의 고유문화와 발해 문화의 관계

그들의 노래 속에 녹아 있는 우리의 고유한 가락

누구인가 뜻있는 분이 이런 부분을 체계적으로 연구하여 그들과 우리의 연결고리를 좀 더 깊이 있고 설득력 있게 파헤쳐 주었으면 하는 바람과,

또 하나는 자연 개발로 인한 환경 파괴는 인류의 멸망으로까지 이어진다는 진리를 되새겨 원시의 고향 알라스카만은 인류의 마지막 보호구역으로 남아 주었으면 하는 희망을 남기며 글을 접는다.   (끝) 

(사족)

알라스카 여행기가 처음 생각보다 길어 졌습니다.

지루하고 실증이 날 턴데도 끝까지 읽어주신 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사실에 충실하려다 보니 흥미가 떨어졌습니다.

그러나 여행기는 사실의 정확성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되어 사실 쪽에 무게를 두었습니다.

저의 짧은 여행 경험과 얕은 식견 때문에 잘못과 오류가 있을 것입니다.

지적해주시면 즉시 시정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2008.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