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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산책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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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중국기원, 그 고민의 원천과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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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과 중국 바둑계 사이에 갈등이 있었다. 당장 해결되기가 쉽지 않을 듯한 정책적 갈등이 있었다. 다름 아니라, 인터넷을 통한 국제기전의 생중계에 대해서 한국기원과 중국기원의 입장이 달랐던 것이다.
서로의 입장은 이랬다. 한국기원은 바둑이 시장성과 독창성이 있는 재화이니 만큼, 중계권과 기보권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었고, 중국기원은 당분간 중계권을 행사하지 않는 것이 시장을 넓히는데 유리하다는 입장이었다.
문제의 초점은 어디에 있을까. 먼저 중국기원과 한국기원은 그 태생이 다르다는 점이 중요하다. 기사들이 자발적으로 모여서 만든 한국기원이나 일본기원과 달리 중국기원은 국가가 만든 조직이다. 그 속성은 중국의 경우, 기사들이 획득하는 세계대회 상금에서 중국기원과 국가체육위원회가 약 70%를 공제하는 것에서 잘 드러난다. 사회주의적 관행을 여전히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중국기원이 처한 사회 경제적 조건은 이미 사회주의적인 것이 아니다. 개방의 결과 현재 중국의 시장경제는 대단히 그 발전 속도가 빠르기 때문이다. 예컨대 중국 바둑계 최대 기전인 ‘갑조리그’는 기업이 후원하는 것으로 중국기원은 주관료를 받을 뿐이다. 그러한 사정은 기사들에게 과거에 주어졌던 생활비를 중국기원이 더 이상 제공하지 않는 점에서도 드러난다.
뿐만 아니다. 중국기원은 그들의 주장과 달리 ‘갑조리그’에 대해 중계권을 행사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며, 중국의 인터넷 업체는 기원보다 훨씬 빨리 시장경제에 깊숙이 들어가 있다. 당연히 자본주의적 경제 관행에 익숙하다.
그렇다면 한국기원과 중국기원의 갈등은 본질적인 것일까. 아니다. 이미 시장 경제에 그 존재와 발전이 기반하고 있는 이상, 중국기원의 정책 방향은 누가 봐도 뚜렷하다. 그것은 곧 권리를 지키면서 시장에 적응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중국기원도 한국기원과 입장을 달리 하고 있지 않다고 하겠다. 다만 체제변화의 와중에서 흔들릴 뿐이다. 그러나 이미 출발한 시장경제 체제 속에서 중국기원이 과거의 사회주의적 관행으로 돌아갈 기회와 터전은 없다.
기보는 20세기 초까지의 전통적인 사전배석제. 그러나 그들도 그 틀을 포기해서 일본의 자유포석제를 선택한지 오래다. 그들은 현실적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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