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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석의 넓이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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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바둑의 하나 둘 - 下手의 하나 둘 - 모자와 한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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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반상 일기(9월 14일)
접바둑의 하나 둘 - 下手의 하나 둘 - 모자와 한칸
아침이다.
辰時의 이른 시간.
시간을 되도록이면 넉넉히 잡아보려 하는데, 어느새 나도 현대의 단선적인 시간 속에 들어가 있는 모습을 본다.
모자를 둘 수 있어야 한다.
한 칸 턱 하니 중앙으로 뛰어두는 안목을 자신해야 한다.
우선 바둑 하나 보자.
한칸과 모자
1982년.
白: 吳淸源
黑(3점): 秋本紳次
흑을 잡은 분은 여러분도 나도 모르는 아마추어. 중반 이후의 실력을 보면, 어제 보았던 슈사이 명인과 두었던 두 棋士와는 格이 다르다. 수준이야 말할 것 없고.
그러나 초반부터 중반 초입까지만 본다면, 여러분은 달리 판단할 수도 있을 것이다. 오늘 이 바둑이 더욱 폭넓은 대국관을 갖고 있지 않은가, 그리 볼 수 있을 것이다. 틀린 판단이 아니다.
초반 흑32까지의 수순을 다시 보시라. 훨씬 안목이 높다. 1925년에, 프로들이 쉽게 가지지 못했던 바로 그 안목이다. 어떤 것이냐?
한칸의 안목.
중앙의 중시.
반상의 구도를 잡아가는 넓이.
그 안목을 다시 한 번 되새기자. 만약 좀더 흑의 실력이 높았다면 - 아마추어라도 - 다음과 같이 두었을 것이다. 黑34로 다음과 같이 두었다면 더할 나위 없었을 것이다.
흑34로 이리 두었다면-1
흑34로 이리 두었다면-2
모자와 한칸.
중앙을 넓히고 반상을 넓히는 행마법이다.
한칸의 특별한 형태가 모자 帽子. 머리에 쓰는 모자. 상대의 머리를 한칸으로 누르면 - 고대 중국에서는 진 鎭이라고 부른 바로 그 행마 - 모자가 된다.
왜 두칸이 아닌가?
음, 이건 언젠가 행마법을 약간 다루게 될 때 다루자.
좌우간 한칸이 가장 강력한 행마법이다. 상대의 진출을 막고, 나의 진출을 확실하게 보장해주는 그런 의미에서의 행마법. 발도 빠르다.
반상은 격자형 格子形 선분으로 이뤄진 세계다.
한칸은 바로 그 선분 - 하나의 선분 - 위에서 이뤄진다.
선 線으로 연결되는 黑白. 그 黑白을 연결하고 단절한다.
마음 놓고 두어보시라. 반드시 힘이 되어줄 것이다.
모자는 나의 폭을 넓히고, 상대의 진지를 위축시킨다.
1936년 신포석 시대의 포석을 하나 보는 것도 모자의 힘을 잘 드러내 줄 것이다. 모자가 그리 등장하지 않더라도 반상을 넓히는 것이 얼마나 힘이 되는지를 볼 수 있을 것이다. 대국자가 더욱이나 대단한 인물들이라서, 굳이 본 내용과 맞지 않더라도 싣고 싶었다.
신포석 시대의 구도와 전투
1936년
白: 六段 吳淸源
黑(2점): 二段 坂田榮男
이거, 잘못 골랐다. 대신 접바둑이 아닌 바둑 하나 볼까.
다까가와의 모자
1952년 8월 6-7일
제7기 본인방전 도전 제4국
白: 七段 高川格
黑: 八段 本因坊昭宇
초점은 우변. 백56이 모자. 흑의 앞을 막는다.
백58이 중요하다. 흑을 가두어두어야 뒷맛 좋게 반상을 이끌 수 있다. 나중에 보듯이 귀에는 끝내기도 남아있어 보기보다 집으로도 크다.
한칸 한칸 모자를 씌워가는 장면에서 전국적으로 백 세력이 두터워지고 있음을 알겠다.
바로 그 힘으로, 좌변에도 백68 예리하게 붙여서 중앙 집을 확인한다.
그래도 이거, 접바둑에서 보고 싶었는데…. 언젠가 4점 친구가 멋진 모자를 두기도 했었는데…. 바둑 한 판 두어볼까.
辰時의 늦은 때.
어제 하루 종일 내린 비가 가을을 재촉했을 것이다. 가을. 秋夕이 다가오는구나.
秋夕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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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꼬릿글 쓰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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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ris05 |
｜ 2005-09-26 오후 3:36:00 [동감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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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의견에 한마디 |
덕분에 잘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글이 자주 올라오지 않는군요. 무슨 일이 생기셨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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