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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산책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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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설을 이끄는 현실의 파편들  [3]
‘중국 고전건축의 원리’(이윤화)는 읽고 싶은 책이었다. 문제는 차일피일 미루는 버릇. 그러나 동양 3국의 치석제(置石制)에 대해서 글을 쓰던 날 이제는 읽어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분명히 뭔가 들려줄 것 같았다. 흥미로운 사실을 간단한 추론과 함께 몇 개 제시하겠다. 상(商)나라의 궁전 평면도를 보면 4와 8이라는 우수(偶數)의 칸 수로...[2003.08.05 조회수6866 ]
문화의 구조，바둑의 구조  [9]
중국은 20세기 초까지 2000년 동안 돌을 먼저 배치한 사전치석제(事前置石制)를 고수했다. 조선은 그와 비슷하게 순장(巡將) 바둑(기보는 순장바둑의 돌 배치를 보여주는데 △와 ▲만을 먼저 놓고 시작하는 것은 중국 법도)을 붙잡았고…. 일본은? 자료를 보면 1253년에 사전치석제로 둔 바둑이 하나 있다. 그리고 1582년 이후는 돌의 사전 배치를 제거...[2003.07.29 조회수7408 ]
우리가 딛고 선 大地의 형상  [2]
얼마 전 소백산 1400m 고지 위에서 암각(岩刻) 바둑판이 발견되었다. 필자도 그 탁본을 받아 보았는데,17줄인지 19줄인지 불명확하지만 19줄인 것으로 보인다. 17줄은 중국 한(漢)나라 때 사용된 이후 맥이 끊긴 듯하다. 바둑판이 몇 줄이냐의 문제는 매우 중요하다. 우리가 딛고 서 있는 대지(大地)의 뜻과 바둑...[2003.07.23 조회수6878 ]
여기서부터 한 걸음씩…  
시간이란 무엇일까. 성장의 다른 표현인가. 1971년 이래 33년이 흘렀다. 어느덧 전문기사 72명의 큰 동문을 이룬 충암 바둑부. 7명의 9단을 포함하여 단위의 합계는 318단에 이르고…. 그래서 아쉬움으로,기쁨으로,재출발의 새김으로 기념집을 한 권 만들었다. ‘여기서부터 한 걸음씩…’. 72명의...[2003.07.14 조회수6940 ]
장생은 살리고 싶다  
장마 개인 후 산하가 진채(眞彩)로 빛난다. 대지를 적시는 마음 위에 부서지는 햇살이라. 만유(萬有)가 살아 숨쉬는 듯 가깝다. 반상은 어떨까. 우상귀는 실전에서 나올 법한데 흑1 이하 어떻게 될까? 흑11 다음 흑A면 백이 잡힌다. 살 수 있을까? 자신을 희생하는 좌상귀 백△이 묘수. 좌하귀 흑▲로 두점을 따면 흑도 단수가 된다. 그러면 백도 따내(...[2003.07.09 조회수7180 ]
승부는 그런 거다 !! 
왕리청이 옆을 스쳐갔다. 물수건으로 얼굴을 닦는 듯하다. 그러나 아무도 그를 보지 않았다. 눈길이 마주칠까 애써 피하고 있었다. 바둑이란 묘한 것이-아니 승부는 본래 상대적이라 그렇겠지만-자신보다 2점 정도 약한 상대를 시합에서 만나면 거북하다. 차라리 2점을 접고 두면 편한데 호선으로 두면 뭔가 잘 안 풀릴 때가...[2003.07.01 조회수7490 ]
세돌의 묘수! 두점머리 감각에 숨은 희비  [1]
가끔 삶이 참 묘하다는 생각을 한다. 내가 어떻게 바둑의 길로 들어섰는가 하고. 바둑을 안 두었으면 지금쯤 무엇을 하고 있을까. 바둑을 두었기에 바둑은 얻었지만 나의 다른 시간은 잃었다. 반상에서도 세력을 얻으면 실리를 잃는다. 발이 빠르면 두터움을 잃는다. 프로의 감각은 예민하다. 조훈현처럼 타고난 재주를 가진 기사도 있지만 그 역시 대부분의 기사...[2003.06.23 조회수8914 ]
때론 돌을 멈추어선 안된다  
모든 것엔 다 때(時)가 있다고 한다. 10대에는 소설과 시를 읽어야하고,20대에는 철학을 약간 알아야 하며,30대에는 두 발로 땅 위에 서야 한다고 한다. 10대에는 감성이 깊기에,20대에는 큰 희망 아래 서서히 세상과의 만남을 연습해야 하기에,30대에는 세상과 현실적인 끈을 이어야하기 때문이다. 바둑에도 때가 있다. 10대 이전에 바둑을 시...[2003.06.20 조회수6697 ]
왜 첫수를 우상귀에 놓는가  [1]
꿈이란 정신이 노니는 것이라는 해몽가의 말이 있다. 그러면 바둑은 우리의 정신이 노니는 것일까. 반상이란 마음이 노니는 곳일까. 문득 의문이 하나 찾아왔다. 왜 우리는 첫수를 우상귀에 놓는가. 분명히 그 어떤 심리적 균형이 사회적 관례로 정착되어 오늘날 거의 모든 대국에서 우리는 첫수를 우상귀에 놓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왜? 선인(先人)들의 ...[2003.06.10 조회수9579 ]
그물처럼 서로 의존하는 반상  
“그거 이상하지 않아?” 흑1이 놓여지는 순간 조훈현 9단이 반사적으로 물었다. 동시에 반상에서 눈을 뗀 안조영 7단이 고개를 들며 안경 너머 맑은 눈을 반짝인다. 침묵으로 질문을 대신하면서…. “A나 B 정도 아닐까? 흑1은 좀 엷잖아?” 다시 기다리는 침묵. “우변 백이 두터우므로 A나 B에 둬야 하지 않나?” 후배들에 둘러싸인 조9단은 말...[2003.06.02 조회수659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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