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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산책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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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조영의 숨은 묘수, 생동감을 주다 [2]
필자도 나이가 들어간다. 이제 이 가을만 지나면 추수처럼 한 살 더 갖겠지. 두려운 건 정신의 쇠퇴. 기억력의 감소야 각오한지 오래다. 어느 분이 말씀하셨다. 40대의 바둑모임에서는 누군가 저녁 하러 나가자고 해도, 회원 중 상당수는 반상에 몰두했다 한다. 그러나 50대에는, 그 말이 무섭게 다들 일어선다고 한다. 그렇게 즐거웠던 바둑이…. 필자라고...[2003.10.18 조회수7329 ]
바둑두고 싶은 또다른 한때 
추수가 한창인 들녘을 따라 가을이 지나간다. 조생벼를 이제야 거두다니 늦은 감도 없지 않건만 지난 여름의 빗발을 생각하니 그래도 다행이다. 오롯한 들길 따라 길고 긴 장마로 인한 짜증은 사라지고,눈 시린 푸른 하늘을 인 먼 가을 산이 마음 한쪽 불안을 거두어간다. 7주 전 필자는 ‘한 줄기 소낙비 같은 맥을 만나면’이라는 제하(題下)에서 시원한 소낙비...[2003.10.07 조회수6826 ]
시간과 소리，현실감을 주다  [8]
같은 뜻이라도 말과 글이 다른 느낌을 주듯 바둑도 그러하다. 결단의 수를 두어야할 때는 신중해서 시간도 들거니와 손끝에 힘이 들어가서 돌 소리가 무겁고,날카로운 맥점에는 이슬처럼 반짝이는 정채(精彩)가 담긴다. 멋진 착상을 하나 만났다. 필명(筆名)이 ‘나무등지고’라 하시는 분의 아이디어인데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현재의 기보 작성방법은 ...[2003.09.25 조회수6639 ]
기보의 위작 여부, 전문가는 알 수 있다 [5]
어느 날 얻은 유쾌한 사실. 물론 이 추론에는 엄격한 검증이 필요하겠지만, 솔직히 그것까지는 하기 싫다. 술 마신 늦은 밤에 일본 불교사를 읽다보니, 가마쿠라(鎌倉) 불교의 대표자로서 굴곡 많은 인생을 보낸 니치렌 쇼닌(日蓮上人, 1222-1282)이 눈에 뜨였다. 생년이 1222라고? 머리에 뭔가 퍼뜩 떠올랐다. 그와 동일한 이름을 가진 스님의 ...[2003.09.19 조회수8244 ]
순장바둑의 폐지, 그 60 여 년 후  [7]
순장바둑(巡將인지 順丈인지 그 어원은 불확실하다.)은 지난 1937년 여름 채극문(1870-1937)국수 등이 일본식 바둑(요즘 우리가 두는 바둑을 말한다.)을 채택하기로 결의하기 전까지 우리 나라에서 두어진 바둑을 말한다. 그 기원과 역사에 대해 알려진 바는 매우 적으나, 그 기본은 배치도와 같이 17개의 돌을 서로 엇갈리게 한 다음 백이 먼저 두는 것이...[2003.09.18 조회수7543 ]
중국식 포석의 연원을 찾아서 [1]
선점(先占, preemption)이라는 개념이 있다. 미리 사둔다는 뜻의 라틴어 어원을 가진 것으로 사회과학에서 아주 유용하게 사용된다. 예를 들어 A정당이 a라는 정책을 제시했다면, B정당은 정책 a를 제안할 입지가 좁아진다. 유권자에게 어필할 참신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미 노동조합이 있다면 새로운 노동운동의 발생이 제한 받는 것도 바로 선점효과 때문...[2003.09.09 조회수7356 ]
모호한 바둑의 언어에 대해서 
언제든가. 안영길 5단과 만나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가 묘수풀이를 하나 받았다. 문제는 우상귀. 텅 빈 공간이 문제라고? 그렇다. 문제는 다음과 같다. 흑 돌 3개를 사용하여 살 수 있는 모양을 만드는 것. 필자는 자랑해야겠다. 문제를 받는 즉시 답을 찾았으니까. 답은 좌상귀. 이 모양밖에 없다. 어떻게 사느냐? 좌하귀를 보자. 백1이 예리하지만 흑2...[2003.09.04 조회수6884 ]
이창호가 백을 잡을 때  [5]
바둑은 즐겁다. 내 마음이 가는대로 둘 수 있는 게 좋다. 물론 무작정 두지는 않는다. 우리는 자신도 모르게 추론한다. 그 어떤 이론에 이끌려서. 우리가 그 이론을 의식하느냐 않느냐 하는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포석이란 이론이 필요한 분야. 첫수를 화점에 두느냐 소목에 두느냐,아니면 천원에 두느냐? 그 모든 것에 이론적 희망이 들어가 있다. 그러나 ...[2003.09.01 조회수8979 ]
오늘 나의 하루는 어떤 이름인가  [6]
중국 베이징의 유리창(琉璃廠)거리 육교 아래에는 귀하디 귀하고 오래디 오랜 인장(印章)가게 인흔루(印痕樓)가 있다. 1층에는 그저 그런 싸구려를 취급하지만 2층은 다르다. 다양한 인장이 몰려 있다. 전각(篆刻)은 차치하고 인장을 감상하는 데만 하루 해가 부족할 지경. 그 뿐인가. 주인에게 계혈석(鷄血石)과 전황석(田黃石)의 감상을 부탁하면 주인의 표정...[2003.08.21 조회수7618 ]
한줄기 소낙비 같은 맥을 만나면  [3]
명말 청초 혼란기의 문인 김성탄(金聖嘆)은 인생을 평탄하게 보내지는 못했지만 삶의 여유를 꿰뚫고 살다간 사람이었다. 그가 볼 때 인생에는 서른 가지 유쾌한 한 때가 있었다. 폭우를 만나 길이 묶인 두 나그네가 깊은 산 절간에 보름동안 갇혀있으면서 무료해서 만든 거라고 하던가. 그 하나는 다음과 같다. “비는 아니 오고...[2003.08.12 조회수71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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