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까마득히 앞이 안보이던 젊은날(?)''
하고싶은 공부를 못하게 된것에 대한 반발이었을까''

 그 차가웁던 겨울''
떠돌다보니 태백이었따.
가진돈은 떨어지고
선술집으로 들어 서게 되었따.
젊은 친구(물론 그당시 나보다는 형뻘) 서넛이 돼지고기 뽁음에 소주를 마시고 있었따.
다가가서''
집도나오게 되고, 돈이 없다는 설명을 했따.

합석을 하란다.
춥고 허기졌던 나는 그중 한분의 소개로 하숙집도 외상으로 얻고  같은조의 동료가 되었따.
다음날부터 말로만 듣던 막장으로 일하러 갔따.

       (잠시)

막장안의 인생들은 참으로 재미 있었따.
대부분이 여자 이야기와 먹는 이야기였었따.
스무살짜리와 쉰살짜리의 구분은 애초에 없었따.
예의와 도덕''개소리였따.
언제 닥칠지 모르는 죽음에 대한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본능이랄까''

초보자는 탄차밀기다.
다녀오는동안에 나머지 사람들은 탄을 캐어 놓는다.
다시 밀고 들어 오면 삽으로 퍼 실어서 다시 밀고 에레베이터 앞까지 간다. 위로 올라가서 또 밀고''
탄적재장에 쏟아붓고 돌아오면 다시 싣고''
일과 끝내고나면 술과 돼지고기''

참으로 힘들었따.
스무살 한창때도 힘들었썼따.
어느날 스스로 못 견디고 ''
탄가루가 잔뜩 뭇은 헬멧만 가지고 집으로 돌아왔따.

아버지는 그때도 아무 말씀없이 문만 열고 돌아 서셨따.

며칠 쉬었다가 공부 다시하라는 말씀에 재수를 시작했따.
신설동 시립 도서관을 다니기 시작했다.
쪽팔림은 둘째치고''심심해 미칠뻔했따.
엄마가 싸주는 도시락을 우동국물 한그릇 사서 말아 먹고''온종일 잡지만 뒤적이다가 돌아오곤 했다.

어느날 감시차인지 응원차인지 오신 아버지께 걸렸다.
혼자 공부하기 어려우니 진도라도 잡아주는 전문학원을 다니라신다.
종로학원,대성학원은 편입으로 들어가기에는 나에게 벅찼따.
남영동에 있는 정일 학원에 편입 시험을 보았따.
재수없게도 덜컥 붙었따.
.
.
새달이 되어 본격적으로 종합학원을 다니기 시작했다.
아마도 내평생 5일정도 전력을 쏟은듯하다.
5일정도 다니다 보니''

중학동창,국민학교동창''고등학교동창들까지 남영동으로 수업 끝날 시간에 맞춰 수도 없이 찾아 오기 시작했따.
생맥주 500cc가 500원 하던 당시 "숲새"라는 생맥주집은 450원 받았따.
열잔이면 한잔이 공짜다.
슬그머니 수업시간에도 남영동을 나가기 시작했따.

가는곳 마다 친구놈들이 불러 술은 공짜다.
당구치러 가서도 당구는 안치고 난 구석에서 깡맥주만 마셨따.
아니면"니들은 당구치고 선비촌으로 와"그러고는 술집으로 가기가 일수 였따.
마치 술에 환장한듯이''
어느날은 숙*여대 밀주집에서 막걸리에 정신을 잃기도 하였따.

그 당시에는 자신을 탓하지 못하고
친구등에 업혀 엉엉 울면서 집에 돌아 오기도 하였따.

                     (다시 잠시)
아마
로버트 프로스트의 시'
가지않은 길'마냥  못해본 학문에 대한 막연한 기대였었던거 같다.
무더웠던 여름 지나고 다시 겨울에 이르도록 아버지와의 의견은 좁혀 지지 않았다.
아니 감히 말도 끄내보지 못했따.

시험 며칠앞두고 울산으로 탈출했따.
방어진에서 높은 산을 넘자 '주전'이라는 바닷가에 이르러 주저 앉았다.

           15부 인가 끝
 닝기리 인천갈님 오지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