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 모든 것은 반드시 그 어떤 관계에 의해 그 존재가 부각되기도 하고

소중하게 생각며 좋은 사이가 되기도 한다.

그 누구라도 포용할 수 있는 사려깊은 사람이 정말로 아름다운 인격자라는 것을 알면서도

나는 쉽게 행동으로 실천하지 못하고 있다.

종종 사소한 것에 큰 고민을 하고 뒤틀린 나 자신의 세계를 바로잡고자 노력도 하지 않고

성난 파도같은 감정을 눈깜박이듯 보여주며 살아가도 그 부끄러움을 모르기에

내가 얼마나 이상한 사람인지 알게 된다.

별은 반짝반짝 빛나서 좋고

달은 하늘세계의 창문처럼 보여서 좋고

꽃은 향기가 있어서 좋고

낙엽은 하늘과 땅 사이에서 가장 멋진 인사를 하는 것 같아서 좋고

시냇물은 열심히 졸졸졸 흘러가서 좋고

구름은 바람따라 두리둥실 떠다니는 방랑자여서 좋고

하늘은 별과 달과 구름과 바람을 품고 있어서 좋고

책은 읽을 수 있어서 좋고

사람은 말이 통해서 좋고...

좋아하는 이유는 이렇게 다 다르다.

좋아하는 것에는 다 이유가 있다고 생각하다보니 잠못이루는 가을밤을 맞이하였다.

쉽게 감동하고 쉽게 희희락락하고 새침떼기 여자인 것처럼 행동하다가

고독한 인생의 배를 타고 정처없이 삐걱삐걱 노를 저어가는 사공이 되기도 하는데...

이런 나를 좋게 보아주는 벗을 나는 참 좋아한다.

내가 좋아하는 이유가 많을수록  숲속의 푸르름으로 빛나는 행복한 관계가 계속 유지되는 것 같다.

벼랑끝에 위태롭게 서 있는 사람으로 진실하지 못한 왜곡속에서 만들어진 

내 마음의 화살이 분명히 있었는데 어디로 날아갔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독백처럼 허공을 향해 쏘아 올린 화살이었던가?

독백이 때로는 필요하지...답답하고 우울할 때, 억울하고 화가 날 때,

넘치는 기쁨을 고요한 밤하늘의 은하수처럼 간직하고 싶을 때,

너무나 좋아서 그 기쁨을 온 세상 꽃들에게 말하고 싶을 때...하지만 이런 날이 몇 번이나 있을까?

아니면 내가 잘못생각하고 잘못보고 그 대상을 향해 표적으로 삼고  날려보낸 비수같은 말이었던가?

정말로 이렇게 내 마음의 화살을 날려보내 왔다면 나는 나쁜 사람이다.

나의 말 한마디 한마디는 사람의 마음을 다치게 하는 무기였으리라.

잊으려해도 잊을 수 없는 불쾌한 무기. 기가 막히는무기. 신경세포가 벌떡하며 일어서는 무기...

내 마음속에 숨어있는 무기와 같은 말이 있다는 것을 알게 해 준

내 생의 은총같은 님이며 벗이여...감사!

2007년 9월 16일 일요일

바둑톡톡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