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청색 꽃무늬 화분에 뿌리내린 나는 방울토마토.

촉촉한 땅의 문을 열고 처음으로 보았던 세상을

천국으로 알았다오.

하늘비가 그리워 기운 없어하면

햇살 쨍쨍한 날에도 쏴쏴 굵은 물벼락을 나는 잘도 맞았지요.

방울토마토인 내가 쑥쑥 자라나고 있는 기분 좋은 날에

갑자기 내려진 굵은 물벼락을 참 멋진 폭포라고 나는 생각했지요.

낮이면 햇살 가득한 세상 하늘 향해 푸른 줄기에 나폴거리는 초록잎새 달고 창가에서 살았지요.

밤이면 달빛 가득한 세상의 창가에서 방울토마토 향기 날리는 연습을 하며 

아무도 모르게 춤추며 놀았지요.

바람 불어 오는 날이면 내 이름의 향기가 어디까지 전해지는 지 알고 싶은 마음에

방울토마토 내 노란꽃 떨어지는 아픔도 까마득히 잊어버리고 살았지요.

사람들의 다섯 손가락보다 더 많은 열매를 대롱대롱 달고서 보란듯이 풋풋하게 살고싶어했던 나의 꿈.

속절없이 간절하기만 했던 나의 꿈 어긋나듯이 내 이름의 귀한 열매가

달랑 하나 열리고

초록빛 단장도 하지 못하고

달빛화장으로 하얗게 빛나는 얼굴이 되어버린

내 모습 방울토마토.

내 이름의 열매가 딱 하나여서 살아 숨쉬는 보석같은 대우를 받으며 살고 있는

나는 귀여운 방울토마토.

내 얼굴이 곱게 익어서 붉은 빛으로 치장하게 되었을 때

기다림이란 곱고 고운 붉은 색이라는 것을 알게 되겠지요.

방울방울 맺혀 있는 내 마음속의 그대,

그대를 나와 비슷한 방울토마토라는 생각도 하게 될 것이고

어디에서 어떻게 뿌리 내리듯 방울토마토의 삶은

우리들 생의 아름다운 풍경 중에서 으뜸이라는 것도 알게 되겠지요.

달랑 하나 열린 방울토마토를 보며...2007/9/2/일요일/바둑톡톡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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