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가을바람이 불어 오네요.

그대에 대한 흑백 그리움이 하늘 향해 솔솔 날아가네요.

그대 있는 곳을 대충 짐작하면서 날아가다가 둘레둘레 여기저기 살펴 보았네요.

가을이 오는 하늘가와 강가가 서러운 연인의 쉼터처럼 보여 왔네요.

그대 있을 것 같은 반가움에

영롱한 별 우수수 내려오는 듯한 세상의 꽃같은 님이 되어 보기도 하였네요.

그대 없음에 대한 아쉬움으로 길게 늘어진 내 그림자 뒤로 하고 걸어가는 일이

참 어렵더군요.

몇 발자국 가다가 곧 주저 앉을 것만 같았던 나의 흑백 걸음걸이.

영문을 모르는 사람은 참 이상하게 걸어간다고 생각하여겠지요.

그대, 나는 일어나지 못하고 그냥 그 자리에서

앉은뱅이 꽃으로 살아갈 것만 같았지요.

그래도 내가 좋아할 수 있는 이 세상의 그대 있었음에

지난 시간 돌아보며 오늘의 내 흑백사랑에 실망하지 말자고 생각도 하였지요.

나의 벗 그대여,

기운 빠지는 흑백사랑의 그림 앞에서 나는 꼼짝 못하였네요.

그대, 그대의 세상을 엿볼 수 있는 내 마음의 요술거울을 잃어버렸나 봐요.

그대,

거울 가장 자리에 총총히 박힌 별이 가을바람속의 코스모스꽃과 같이  한들한들 춤추고

싸늘한 가을밤 하늘의 둥근달님처럼 하얗게 빛나는 거울을 보거든 나에게 말해 주세요.

사르르 달아나는 흑백사랑과 함께 참을 수 없도록 울적한 가을날에

가을바람 잘 타는 가을여자가 되어 거울 앞에 서 있어 볼게요.

그대, 그대에 대해 잊을 수 없는 그리움으로 가득한 

그대 이름의 물결을 가장 잘 비추어 줄 거울을 보거든 나에게  말해 주세요.

사계절의 불꽃처럼 내 마음속에 살아있는 그대.

가을이 오면 그대,

내 사랑의 슬픈 그림이 되지 말고 잡아도 잡히지 않는 영원한 빛이 되어 주세요.

하염없이 멀어질듯 하다가 달콤한 향기에 이끌려서 가까이 다가오며 빛나는 별이 되지 말고

언제나 그 자리에서 우주세계의 위대한 전사처럼 믿음으로 빛나는 별,

나의 좋은 님이 되어 주세요.

2007년 9월 2일 일요일

바둑톡톡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