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다시 태어날 수 있다면 >여러가지를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 되겠어요. >상상의 나라를 다스리는 여왕보다는 >어여쁘게 소박하고 단순한 텃밭의 상추와 옥수수와 감자와 >배추와 고들빼기와 쑥갓이 되어 >오손도손 살아가는 내 님의 풍성한 채소밭 그림이 되겠어요. >아름다운 말이 되어가는 내 마음의 풀잎이슬보다는 >해맑은 가을 아침의 꽃같은 별을 더 사랑하여 >아기자기한 작은 꿈만 꾸겠어요. > >가도가도 끝이 없는 내 마음의 바다. >좋은것을 아무리 좋아해도 서글픔으로 마무리하는 >이상한 나라 내 마음의 노래. >슬픈 연인들의 오솔길같은 내 마음의 길. >내 마음이 이래서 넓은 하늘이 좋았고 >두리둥실 산고개 넘어가는 흰구름이 좋았고 >올때도 갈때도 내 마음 모르게 다녀가는 동쪽하늘 바람을 참 좋아했나 봐요. >시시때로 뒤집어지고 엎어지는 내 마음이 싫어서 >언제나 어둠속의 그네같은 별빛과 달빛을 정말 좋아했나 봐요. >바둑판에 어둠속의 그네같은 별빛과 달빛이 내려오면 >난 그 빛을 잡고 아기요정처럼 놀았어요. >내 손에 잡히지 않는 빛과 잡혔다가 사르르 빠져나가는 빛이 보이면 >아~, 아앙! 하기도 하고 >잡고 있는 빛이 내 손 가득해지면 그 빛을 >밤하늘 하늘땅에 촘촘히 뿌리면서 별이 되고 달이 되어 >살게 해주었어요. >꿈속에서. > >흑백유리꽃 안에서 바라다보는 바깥세상은 >내 호기심을 쏙쏙 자극하며 >그 세상 향하여 톡톡 튀어나가고 싶은 생각을 하게 해주어요. >조물주의 오방색으로 만들어진 것처럼 보여와 >내 마음을 들뜨게 해요. >나도 오방색의 하나가 되어 바깥세상의 아름다운 존재이고 싶어요. >흑백유리꽃 안에서의 내 생활도 참 좋고 안락한데 >또 다른 세상을 바라보며 내 눈 더 동그랗게 뜨는 것을 보니 >전생에 나는 말썽쟁이 꽃천사였나 봐요. >이그그... >바람의 향기같고 달빛같은 보물찾기 경연이 늘 펼쳐지고 있는 >바둑나라 꿈속에서 난 이랗게 살아요. > > >2005년 11월 3일 목요일 >바둑톡톡이었습니다. > > >^^오방색 ; 파랑색, 붉은색, 노란색, 흰색, 검은색 >이 색들은 바로 목, 화, 토, 금, 수의 오행을 나타내고 있다. >이러한 오방색을 우리 조상들은 단청이나 옷가지에 등에 조화롭게 사용하여 왔다. > > > >

그대,

나는 기억상실증에 걸렸나 봐요.

그리고,

앞을 못 보는 소경이 되었나 봐요.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웠던 소리도

이제는 듣지 못하는 사람이 되었나 봐요.

바람불어오는 느낌만 알 수 있는 사람이 되었나 봐요.

그대 있는 세상을 최고라고 생각했었는데요.

그대와 나는 방울방울 피어있는 이슬꽃 안에서

흑백요정처럼 살고 있는 님이라고 생각했었는데요.

그대의 이름이 푸르른 풀잎처럼 빛났던 시간들이

나에게는 참 좋은 날들이였는데요.

내가 그대를 쉽게 찾을 수 없도록 먹빛 바닷물에 곧 숨을듯이 단단히 떠있는 그대의 이름.

그대의 이름을 내 마음의 별과 달로 어떻게 하면 볼 수 있을까요?

그대 있는 세상에서 내 존재는 빛없는  별이 되어 가고

흑백 세상살이의 규정이 바뀌어도 나는 특별히 할 말이 없고

그대 있는 흑백 세상의 신기한 물결들을 볼 수도 없고

고운 소리 충만했던  세상이 정없는 세상의 표본처럼 보여오고...

멍한 사람으로 맹물같은 바둑만 두다가 흰구름과 하늘 보이지 않는 벽만 바라보았네요.

불편함이 세상 곳곳에 깔려 있어도

이 상황에 맞게 적응하며 살아야 된다고 생각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은근히 야속하게 느껴지네요. 모든 상황이.

그대, 그대에 대한 내 마음은 똑같은데

꺼진불꽃처럼 내가 나를 보며 있다는 것이 참 답답하네요.

지금의 상황에 익숙해지거나 좋은 시절이 오면,

반짝반짝 빛나는 말들을 하며

예전보다 더 정결한 마음으로 그대를 생각해야 할텐데요.

새록새록 솟아나는 기쁨으로

그대 있는 세상의 창문을 열고

흑백나비의 모습으로 날아가야 할텐데요.

그대,

내가 흑백나비의 모습으로 날아갈 날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니

내 마음 뭉클해지네요.

내 마음에 아직도 흑백사랑이 남아 있어서일까요?

아니면 하늘에서 온 님 그대가 숲속의 바람처럼 다가와서

흑백 내 사랑의 깃발을 흔들어 주었기 때문일까요?

그대의 말을 들어 보고 싶군요.

그냥 아무 말이나요.

2007년 8월 21일 수요일

바둑톡톡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