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월 그 화창한 날, 갈대밭에서
정성들여 싼 도시락을 열며
갈댓잎 꺽어 젓가락 만드신 님,
그대 이름은 나의 여인이었느니.

턱고여 함께 바라본 하늘
그 눈부신 햇살속으로
악세사리마냥 반짝이던 눈동자
그대 이름은 나의 여인이었느니,

세월이 흐르고도 유월은 오고
그대는 떠나도 영상은 남아
하이얀 베갯머리 적셔주는 미소
그대 이름은 나의 여인이었느니,

어느 거리에서 그대를 보고
반가운 마음으로 내달리다가
함께 손잡은 그대 가족을 보고 멈춰서던 기억
그래도 그대 이름은 나의 여인이었느니,

사랑은 마르지 않는 샘물
수많은 세월을 길러 날라도
흐르는 눈물하나 보태지 않아도 그대로인 샘물
그대 이름은 나의 여인이었느니,

이제,
지난 세월을 책꽂이에 꽂으며
덧없이 얽힌 주름사이로 주저리주저리
나의 사진을 펼쳐내고 있을 그대는,

그대 이름은 나의 여인이었느니.